한림대동탄성심병원, 고난도 복강경 간절제술로 남매에 ‘희망’ 선물
한림대동탄성심병원, 고난도 복강경 간절제술로 남매에 ‘희망’ 선물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4.03.11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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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문맥·간담관 변이 있는 공여자 복강경으로 간절제 후 이식 성공
한림대동탄성심병원 간이식팀이 혈관과 담도에 변이가 있는 공여자를 대상으로 고난도 생체 복강경 간절제술에 성공, 무사히 간이식수술을 마쳤다. (왼쪽부터) 이정민·조원태·유태석 교수.

한림대동탄성심병원 간이식팀이 간문맥과 간담관에 변이가 있는 공여자(기증자)를 대상으로 고난도 생체 복강경 간절제술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보통 간이식수술은 담도와 혈관 등을 정밀하게 박리해야 이식 후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다. 해부학적 변이가 있으면 출혈위험이 높아 개복수술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번 수술은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복강경수술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23살 A씨는 간경화로 인한 전신부종과 연부조직 감염, 위장관출혈로 한림대동탄성심병원에서 치료받았다. 하지만 심각한 간기능 저하로 인해 상태가 점점 악화돼 결국 간이식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됐고 A씨의 오빠인 29살 B씨가 간기증을 결정했다.

하지만 검사결과 B씨는 간과 연결된 혈관인 간문맥과 간담관에 심한 변이가 있었다. 변이가 있는 경우 출혈위험을 고려해 개복수술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간이식팀인 외과 조원태 이정민 유태석 교수는 그간 쌓아온 풍부한 임상경험과 노하우로 본래 계획대로 복강경 간절제술을 진행할 수 있다고 판단, 1월 25일 수술을 진행하기로 했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간이식팀이 복강경 간절제술을 시행하고 있다. 복강경기구를 이용한 간이식수술은 외과에서 가장 복잡하고 어려운 수술로 꼽힌다. 

간이식팀은 A씨의 복부에 1cm가량의 구멍 4개를 뚫어 복강경기구를 삽입, 간 우엽을 절제했다. 먼저 형광염료를 몸에 주입하는 ‘인도시아닌 그린(Indocyanine Green, ICG) 형광검사’를 통해 간담관의 변이 상태를 정밀하게 확인한 뒤 박리 및 결찰을 했다. 변이로 인해 절제 부위가 모호했던 간문맥의 경우 간의 좀 더 깊은 부분까지 개별 박리 후 확인하는 작업을 수차례 반복했다. 이처럼 조심스럽게 절제한 간은 1kg 가량의 큰 크기였고 하복부에 팬티라인을 추가로 절개해 간을 몸 밖으로 적출했다. 이후 조원태 교수는 적출한 간을 신속하게 여동생인 B씨에게 이식했다.

병원 측은 간을 기증한 A씨는 수술 후 합병증 없이 7일 만에 퇴원했고 A씨의 여동생도 빠르게 회복해 2월 25일에 퇴원했다고 전했다.

유태석 교수는 “이번 생체 간이식수술은 혈관과 담도구조에 변화가 있는 공여자를 대상으로 이뤄진 고난도 복강경수술로 한림대동탄성심병원의 뛰어난 이식수술 술기를 보여준 사례”라며 “특히 타인의 혈액이나 혈액제제를 사용하지 않고 무수혈수술로 이뤄졌는데 간이식팀의 정교한 술기로 출혈을 최소화하며 빠른 시간 안에 시행됐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조원태 교수는 “간을 이식받은 환자의 혈관과 담도의 문합부위가 누출 없이 정교하게 연결됐으며 추가검사에서도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번 고난도 간이식수술처럼 이식수술의 적응증을 넓히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이식을 기다리는 많은 환자에게 희망을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사회사업팀은 이들의 어려운 형편을 알게 돼 의료비와 간병비 지원을 연계, 무사히 이식수술을 받을 수 있게 도왔다.

한편 간은 우측 상복부 안쪽에 있어 수술 시 접근이 어렵고 혈관이 많아 출혈이나 담즙 유출의 위험이 크다. 또 공여자의 간을 너무 많이 자르면 공여자에게 간부전이 발생할 위험도 있다. 이러한 합병증 위험으로 복강경기구를 이용한 간이식수술은 외과에서 가장 복잡하고 어려운 수술로 여겨지며 국내에서도 소수의 병원만이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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