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우울증 증가 뚜렷…마음에도 ‘봄’ 찾아오려면
2030 우울증 증가 뚜렷…마음에도 ‘봄’ 찾아오려면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4.03.26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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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의외로 정신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기 쉬운 시기이다. 2030대 젊은층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기존에 갖고 있던 우울감이 심화돼 정신건강에 더욱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이제 봄이다. 꽃들도 기지개를 켜고 낮에는 따뜻한 봄기운이 물씬 느껴진다. 하지만 우리 마음에는 완연한 봄이 찾아오지 않는 듯하다. 의외로 전 세계 공통적으로 봄에 자살률이 증가하는 ‘스프링피크(Spring Peak)’ 경향을 보이기 때문. 국가통계포털에서도 최근 3년간 매해 자살률이 가장 높았던 시기는 2021년 3월, 2022년 4월, 2023년 5월이었다.

일반적으로 겨울은 해가 빨리 지고 바깥활동이 적어 더 우울하고 자살률이 높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봄철 자살률이 겨울철보다 20~30% 높게 나타난다. 정확한 원인은 연구 중이지만 의학계에서는 일조량 증가와 새 학기, 졸업, 인사이동 등 사회적으로 큰 변화, 봄을 만끽하는 사람들에 비해 그렇지 못하다는 상대적 박탈감 등이 우울감을 가중시키는 것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20~30대 우울증이 심각한 상황이다. 심평원 통계에 따르면 전체 우울증환자 중 2030대는 2018년 26%에서 2022년 36%로 증가했다.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장진구 교수는 “청년들은 극심한 취업 스트레스와 상대적 박탈감 등으로 우울감이 큰데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우울감이 더욱 심화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봄은 새로운 시작과 맞물리면서 상대적으로 위축되거나 박탈감을 느끼기 쉬워 더 적극적으로 정신건강을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울증은 조기진단과 치료로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는 질환이다. 특히 성인에서는 무기력증, 수면문제(불면 또는 과수면), 식욕 몸무게 변화, 집중력 저하 등도 나타나 우울감 외 다른 증상은 없는지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대전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윤지애 교수는 “젊은층에게 발생하기 쉬운 불안장애와도 구분해야 한다”며 “불안장애는 마음을 불안하게 하는 요인이 일시적이지 않고 지속돼 일상을 방해하는 수준일 때 진단한다”고 설명했다.

우울증은 조기진단·치료로 극복할 수 있는 질환이다. 치료방법 또한 약물치료, 심리치료, 경두개자기자극술 등으로 다양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성인 우울증은 대부분 약물로 치료를 시작한다. 항우울제, 항불안제를 사용해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 등 뇌 화학물질 수치를 조절, 우울·불안감을 줄이는 원리이다. 단 우울증약은 약효가 작용하는 속도가 매우 느려 꽃에 물을 주듯 꾸준히 복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인지행동치료를 통한 심리치료방법도 있다. 이는 환자의 부정적인 사고패턴을 인식하고 수정하면서 건강한 행동으로 변화를 촉진해 증상을 개선하는 것이다.

약물치료가 어렵거나 거부감을 보이는 환자는 뇌 국소자극기기를 이용한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대표적인 치료방법은 ‘경두개자기자극술(Transcranial Magnetic Stimulator, TMS).’ 이 방법은 자기장을 발신하는 헬멧을 착용해 뇌의 신경활동, 특히 전전두엽 피질을 활성화하고 도파민과 세로토닌 등의 분비를 증가시키는 원리이다.

장진구 교수는 “최근에는 더 넓고 깊은 뇌 영역에 직접 도달할 수 있는 Deep TMS장비로 부작용 없이 더 빠른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며 “임신부나 성별·연령에 관계없이 치료받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개인의 노력도 뒷받침돼야 한다. 단 전문가들은 갑자기 변화를 주기보다 단계적으로 서서히 변화를 시도할 것을 권장한다. 윤지애 교수는 “6~8시간의 수면, 규칙적인 식사와 운동 등 평소 생활습관을 바로잡는 것부터 시작해볼 것”을 권장했다.

마음 따라 몸이 움직인다는 말도 있다. 일부러 감사할 만한 일을 찾아 적어보는 등 마음가짐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노력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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