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조림 음식’ 무조건 안심하지 마세요
‘통조림 음식’ 무조건 안심하지 마세요
  • 안훈영 기자 (h0ahn@k-health.com)
  • 승인 2024.03.28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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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먹으면 ‘보툴리눔중독’
섭취 12~36시간 후 증상발현
10분 정도 가열 후 섭취권장
살균처리가 제대로 안 된 통조림을 섭취하면 보툴리눔중독 증상이 발현될 수 있어 10분 정도 익힌 후 먹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캔과 병 등에 밀봉한 통·병조림이나 진공포장제품은 장기간 음식을 보존하기 위해 만들어지다 보니 많은 전처리과정을 거친다. 단 이 과정에서 살균처리가 제대로 안 되면 세균이 증식하면서 독소가 생성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를 모르고 섭취할 경우 심각한 신경손상이 발생하는 ‘식품 매개 보툴리눔중독(이하 보툴리눔중독)’에 걸릴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보툴리눔중독은 독소를 분비하는 ‘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즘’이라는 세균 때문에 나타나는 질환이다. 이 균은 공기가 없어도 독소를 생성하며 섭취 후 12~36시간 후에 증상이 발생한다.

감염 시 ▲삼키기 힘들거나 ▲말하기 힘들어지고 ▲입이 마르며 ▲얼굴 양쪽이 마비되고 ▲시야가 흐려지며 ▲눈꺼풀이 내려앉고 ▲숨쉬기 힘들며 ▲메슥거림 ▲구토 ▲상복부 통증 및 마비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보툴리눔중독의 가장 큰 문제는 체내에 들어온 독소가 신체근육을 마비시키면서 증상이 발현된다는 것. 특히 호흡근육이 마비되면 숨을 쉴 수 없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따라서 캔에 든 음식도 10분 정도 끓인 후 먹는 것이 안전하다. 만일 캔 뚜껑이 부풀어 있거나 음식냄새가 평소와 다르다면 섭취하지 않아야 한다.

아주대병원 가정의학과 김규남 교수는 “일부 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즘균은 냄새나 맛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상한 맛이나 냄새가 안 난다고 그냥 먹지 말고 가열 후 섭취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세균이 증식한 음식을 먹은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 구토유발약물로 게워낸다. 이미 혈액 안에 독소가 침입했다면 항독소제인 보툴리즘 면역글로불린을 투여해 제거하는데 이미 독소가 신경손상을 일으켰다면 항독소제로는 회복이 어렵다.

김규남 교수는 “신경은 자가회복능력이 있어 대부분 완전히 회복된다”면서도 “단 사람에 따라 회복기간이 수개월 걸릴 수도 있어 이 경우 재활치료를 권장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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