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잠 설치게 하는 하지불안증후군…사실 뇌질환이었다고?
밤잠 설치게 하는 하지불안증후군…사실 뇌질환이었다고?
  • 안훈영 기자 (h0ahn@k-health.com)
  • 승인 2024.03.29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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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신간] 하지불안증후군, 참을 수 없는 다리의 불편함
정기영 지음/에이도스/212쪽/1만7000원

밤에 자려고 누웠는데 기분 나쁜 느낌이 들거나 벌레가 기어 다니는 듯한 느낌, 시리고 화끈거림, 가렵고 압박하는 느낌이 들어 잠을 설치는 일이 잦다면 ‘하지불안증후군’을 의심해야 한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주로 잠들기 전 다리에 심한 불편감이 느껴져 수면장애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낮보다 밤에 잘 발생하고 다리를 움직이지 않으면 증상이 심해지는데 움직이면 정상으로 돌아온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하지불안증후군은 일반인은 물론 의사들에게도 생소한 질환이었다. 환자들은 체질 때문이라고 생각해 치료받지 못해 증상이 악화되거나 하지불안증후군과 유사한 질환으로 진단받기도 했다.

현재는 많이 알려졌지만 여전히 진단과 치료와 관련해 잘못된 정보나 오해가 많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정기영 교수(대한수면연구학회 회장)가 이 책을 쓴 것도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다. 특히 자신도 초등학교 2~3학년부터 하지불안증후군으로 고생해왔기 때문에 더욱 관심을 쏟았다고. 

정기영 교수는 수많은 환자를 만나며 축적한 임상 노하우와 미국·일본·중국·유럽 등 각국의 하지불안증후군 연구자들의 최신 연구결과를 한 데 모아 정리했다. 책에서는 하지불안증후군이 왜 발생하는지, 치료방법은 무엇인지 등 환자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

가랑비에 옷 젖는 듯 시작되는 증상

하지불안증후군은 처음엔 경미하면서도 애매모호한 증상이 특징이다. 정확히 진단만 내리면 초기치료가 비교적 수월한데도 치료시기를 놓치는 것도 바로 이 때문. 시간이 지나면서 증상이 악화되고 약물부작용이 동반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때 적절히 관리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방향을 잘못 잡거나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다리 혈액순환장애 아닌 뇌 감각·운동조절 영역의 이상

하지불안증후군은 다리에 일차적인 증상을 초래하는 질병이다. 이에 일부는 다리의 혈액순환장애라고 생각해 마그네슘을 복용하기도 한다다. 하지만 핵심원인은 뇌의 감각 및 운동조절 영역의 이상이다. 정기영 교수는 “결코 다리 혈액순환장애로 발생하는 질환이 아니다”라며 “말초혈류를 증가시키는 약제나 영양제는 하지불안증후군의 증상 조절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Tip. 하지불안증후군에 대한 오해와 진실

■다리에 증상 나타나기 때문에 다리혈관의 문제?(X)

혈관문제와는 상관이 없다. 다리에 증상이 나타나지만 뇌에 문제가 있어 발생하는 뇌질환이다. 하지불안증후군환자에게 하지정맥류 소견이 있더라도 하지불안증후군의 원인은 아니다. 따라서 이 경우 별도로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철분주사를 맞으면 치료된다?(△)

철분제제가 치료에 많이 쓰이지만 철분주사치료만이 능사는 아니다. 철분주사는 치료법 중 하나이며 환자에 따라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개인상황과 증상에 맞게 치료해야 한다.

■다리 외에도 증상 나타난다?(O)

초기 하지불안증후군은 대부분 다리에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증상이 악화하면서 다른 곳에도 증상이 나타난다. ▲팔 ▲어깨 ▲머리 ▲복부 ▲성기 등에 나타나는 특수한 형태의 하지불안증후군도 있다.

■철분제제·도파민제제 외의 새로운 치료법은 없다?(X)

현재의 치료법은 대체로 증상조절이 잘 이뤄지고 부작용도 거의 없다. 아직 연구 중이지만 비타민D 치료, 항발작제, 디피리다몰(아데노신 재흡수 차단제), 신경조절요법 등이 거론되고 있다.

■완치 가능하다?(X)

아직까지 하지불안증후군을 완치하는 치료제는 없고 증상을 조절할 수 있는 약제만 있다. 따라서 고혈압이나 당뇨 등 만성질환처럼 꾸준하게 관리하고 증상을 조절해야 한다. 약물로 증상을 잘 조절하지 않으면 수면문제로 인한 이차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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