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이 타고 먹는 것이 고통스러운 ‘쇼그렌증후군’
입이 타고 먹는 것이 고통스러운 ‘쇼그렌증후군’
  • 승인 2013.01.21 15: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성인구 1만명 당 8명 꼴···면역계 이상으로 발병

# 몇 해 전부터 서서히 입이 마르기 시작해 얼마 전부터는 혀가 아파 음식도 제대로 못 먹는 장모(71) 씨는 오랜만에 자식들이 찾아와 외식을 하자고 해도 통 신나지가 않는다. 혀가 아파 먹는 것이 고통스럽고 삼키는 것조차 힘들기 때문이다. 동네 병원을 찾아가 봐도 딱히 병명을 모른다고 하니 답답하기만 하다. 자식들의 권유로 큰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고나서야 쇼그렌증후군이라는 이름도 생소한 진단을 받았다.
 
희귀난치성질환인 쇼그렌증후군은 자가면역질환으로 면역계에 이상이 생겨 침샘이나 눈물샘에 만성염증이 생겨 눈물과 침의 생성이 줄어드는 질환이다. 구강건조증과 안구건조증이 3개월이상 지속되는 경우 의심해볼 수 있다. 1933년 쇼그렌이라는 스웨덴 의사가 류마티스관절염환자에게 이 같은 증상이 동반된다는 것을 처음 학회에 보고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 질환은 크게 1차성 쇼그렌증후군과 2차성 쇼그렌증후군으로 분류된다. 1차성 쇼그렌증후군은 특정한 류마티스질환 없이 쇼그렌증후군의 여러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를 말한다. 2차성 쇼그렌증후군은 류마티스관절염, 전신성홍반성루푸스, 진행성전신성경화증, 피부근염 등의 다른 류마티스질환과 동반돼 나타난다.

환자의 90%가 여성으로 주로 중년여성에서게 발생하며 남성에게는 드문 질환이다. 발생비율은 여성인구 1만명 당 8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한양대류마티스병원 류마티스내과 배상철 교수는 “쇼그렌증후군의 원인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환자의 혈액에서 항핵 항체나 류마티스인자와 같은 자가항체들이 높은 농도로 발견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침샘과 눈물샘 조직을 검사해 보면 백혈구가 많이 침투돼 만성적인 염증 소견을 보인다”고 덧붙였다.

일시적으로 입이나 눈이 마르는 증상은 흔하기 때문에 입이 마르거나 눈이 건조하다고 해서 쇼그렌증후군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단 구강건조증과 안구건조증상이 2~3개월 이상 지속되고 점점 심해질 때 입이나 눈이 마르는 원인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원인을 찾을 때는 먼저 당뇨, 간염, 고혈압, 우울증 등 자신이 앓고 있는 질환의 상태와 현재 먹고 있는 약물을 확인해봐야한다.

구강건조증을 일으킬 수 있는 약물로는 ▲콧물감기약 ▲고혈압약 ▲우울증약 ▲마약성진통제 등이 있다. 또 목 부위의 방사선치료를 받은 환자들 중 침샘기능이 저하돼 구강건조증이 생길 수 있다.

쇼그렌증후군은 서서히 발병해 장기간 지속되는 질환으로 꾸준히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이 질환을 완치하는 방법은 없으며 치료의 주목적은 증상완화와 합병증 방지에 두고 있다.

1차성 쇼그렌증후군의 경우 눈에 인공눈물을 정기적으로 넣고 식사 때는 물론 평상시에도 물을 자주 마시는 등 보존적인 치료를 한다. 2차성 쇼그렌증후군의 경우 그 원인질환을 치료하면서 보존적인 치료를 병행한다. 감기약과 항우울제를 비롯한 일부 약물들은 이 질환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반드시 의사와 상의 후 복용해야 한다.

강남세브란스 류마티스내과 송정식 교수는 “쇼그렌증후군환자는 침이 부족해지면서 충치가 쉽게 생겨 하루 3번 양치질로 충치를 예방하고 정기적인 치과검진으로 조기에 치료해야한다”며 “입에 침을 만들기 위해 먹는 사탕은 되도록 무설탕으로 먹는 것이 좋으며 떡처럼 끈적한 음식이나 물기 없는 음식은 삼키기 어렵고 목에 걸릴 수 있어 주의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