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질환 ②] 꽃 피는 봄이면 콧물…혹 ‘알레르기비염’?
[환절기질환 ②] 꽃 피는 봄이면 콧물…혹 ‘알레르기비염’?
  • 이보람 기자
  • 승인 2014.03.27 0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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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연한 봄이다. 길가엔 개나리와 목련이 활짝 피었고 나무들에는 파릇파릇 새 잎이 돋아나고 있다. 이맘때면 콧물을 훌쩍이거나 재채기로 괴로워하는 이들이 많아진다. 이들 대다수는 “아~ 봄만 되면 이렇게 감기가 찾아오네요”라고 말한다. 정말 이들은 단순감기를 앓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환절기에 잦은 콧물과 재채기 등 감기증상이 있다면 ‘알레르기비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 하나이비인후과병원이 지난 2011~2013년 3~5월 중 내원한 계절성알레르기비염환자 1만368명의 증상을 분석한 결과 ‘콧물+재채기’로 불편을 호소한 환자가 48%(4977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콧물+재채기+코막힘’의 증상이 모두 나타나는 복합형 환자가 32%(3318명), 코막힘이 심한 ‘코막힘형’ 알레르기비염이 20%(2073명) 순이었다.


알레르기(allergy)는 변형된 면역반응을 뜻한다. 알레르기반응이 주로 코에서 일어나면 알레르기비염, 기관지에서 일어나면 천식, 피부에서 일어나면 아토피피부염이 된다. 알레르기비염은 특정한 항원(알레르겐)이 호흡 중 콧속으로 들어가 점막을 자극하면서 일어나는 면역반응이다. 특정계절에만 존재하는 항원에 의해 생기는 비염과 계절에 관계없이 발생하는 비염으로 구분한다.
 




꽃가루, 오리·자작나무 등에 의해 발병


삼성서울병원 알레르기내과 이병재 교수는 “봄만 되면 감기를 달고 산다고 말하지만 결코 감기 때문은 아니다”라며 “꽃가루에 의한 알레르기비염이 원인이며 봄철에 주로 날리는 오리나무, 자작나무, 단풍나무와 같은 나무꽃가루(수목화분)는 보통사람들에게는 아무 해를 끼치지 않지만 꽃가루에 과민한 체질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계절성알레르기비염을 유발한다”고 말했다.


심한 경우 꽃가루에 의해 눈에 염증이 생기는 알레르기결막염, 기침과 호흡곤란을 일으키는 천식이 유발된다. 꽃과 나무가 많은 미국이나 유럽에는 꽃가루알레르기를 앓고 있는 사람이 우리나라에 비해 많다.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이비인후과 이주형 교수는 “봄철 알레르기성비염은 특히 환절기로 인해 낮과 밤의 기온차가 크고 황사 등의 영향으로 먼지가 많아지면서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알레르기비염은 소아 때부터 발병하는 경우가 흔하다.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코가 항상 막히고 만성축농증, 물혹, 중이염, 기관지천식, 주의집중력 저하로 인한 기억력감퇴, 학습능력 저하를 가져오며 잦은 비출혈(鼻出血) 등 합병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재채기와 맑은 콧물, 코막힘, 가려움증 등이다.


맑은 콧물과 재채기, 가려움 주 증상


건국대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김진국 교수는 “알레르기비염이 있는 경우 콧속 점막이 곪거나 부어있고 창백하며 분비물이 맑거나 끈적거린다”며 “농성분비물이 있으면 이차감염으로 인한 부비동염(축농증)도 생길 수 있으며 함께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단 알레르기비염이 의심되면 일반적으로 흔한 원인항원(알레르겐)인 집먼지진드기, 집먼지, 꽃가루, 곰팡이, 개, 고양이 털과 비듬 등에 대한 단자시험을 시행한다. 15분이 지나면 원인물질에 부풀어 오르는 반응을 보이게 된다. 판정은 피부에 발생하는 두드러기와 주위 홍반크기로 측정한다.


최근에는 주로 혈액검사로 특정항원에 대한 과민항체량을 측정할 수 있게 돼 피부검사와 함께 많이 실시하고 있다. 이는 알레르기비염의 정도에 대한 객관적 기준이 된다. 알레르기비염의 치료원칙은 원인항원(알레르겐) 노출을 줄이는 환경요법과 약물요법, 면역요법 등으로 크게 구분할 수 있다.


알레르기반응 보이는 것과 접촉 최대한 자제


특히 꽃가루에 의한 알레르기비염환자는 꽃가루가 날리는 계절에는 외출을 자제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날리는 꽃가루를 근본적으로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기 때문에 대부분 약물치료가 필요한데 최근에 나온 항히스타민제나 국소스테로이드는 효과가 좋고 부작용이 적어 도움이 된다.


환경조절이나 약물치료로 잘 조절되지 않는 일부 꽃가루알레르기비염환자에게는 면역요법(immunotherapy)을 시도해 볼 수 있다. 원인이 되는 꽃가루를 잘 정제해 일정간격으로 주사하면 꽃가루에 대한 코점막의 알레르기반응이 억제되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하지만 부작용과 비용이 만만치 않고 모든 사람에게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문가와의 상담이 꼭 필요하다.


이주형 교수는 “알레르기성비염은 오랜 기간에 걸쳐 환자의 일상생활에 불편을 끼치는 질환으로 여러 가지 치료와 조절방법이 있는 만큼 전문의와 상의해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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