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주부들이 음식재료를 고를 때 원산지를 살펴보는 것이 일상화됐다. 일본 원전사태, 중국산 농산물의 중금속 오염 등과 같은 문제들이 이슈화되고 나면 더
요즘은 주부들이 음식재료를 고를 때 원산지를 살펴보는 것이 일상화됐다. 일본 원전사태, 중국산 농산물의 중금속 오염 등과 같은 문제들이 이슈화되고 나면 더
  • 승인 2012.12.25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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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건복지부는 최근 연구 중심 병원사업에서 별도의 예산 지원이 없을 것임을 발표했다. 예산 지원을 기대하고 다소 무리하게나마 선정을 준비해오던 병원들로서는 당혹스러운 결과다. 
 
과도한 경쟁과 늘 여유롭지 못한 경영으로 시달리는 병원들에게 연구 중심 병원은 또 하나의 버거운 도전과제이기는 하지만 일정 부분 경영개선효과도 기대했을 것 같은데 뚜껑을 열고 보니 기대와 달리 먹을거리가 없었던 것이다.

고려대 의과대학 박종훈 교수
복지부는 관련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이런 상황이 발생했다고 하지만 병원들로서는 그야말로 허탈한 상황이다. 각 병원이 연구 중심 병원에서 탈락하는 경우 자존심 문제는 물론 이 결과가 곧 병원의 평판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나오기도 전에 사실 막연한 상태에서 남들이 하니까 마지못해 준비해 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니 이제 연구 중심 병원 선정준비를 해 오던 병원들로서는 몇몇 병원을 제외하고는 아마도 속된 말로 멘붕상태일 것이다. 그동안 없는 형편에 비싼 돈 들여 컨설팅도 받고 컨설턴트의 조언에 따라 조직기구도 변경하고 어설프게나마 생돈을 써가면서 연구환경을 만든다고 꽃단장하고 있었는데 말이다.
 
진정 대학 병원들이 미래지향적인 연구 중심 병원을 지향한다면 사실 정부의 연구비지원 여부와는 무관하게 준비가 됐어야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대학 병원의 실태를 놓고 봤을 때 정부지원과 무관하게 연구 중심 병원을 구축하고 자체 운영이 가능한 병원은 글쎄, 아마 소수의 몇 개 병원을 제외하고는 불가능할 것이다.
 
의료진들이 진료에만 죽어라 매진해도 잘된다고 하는 곳이 고작 3~4% 정도 순수익이 발생하는 대학병원에서 정부지원 없이 진료는 하지 않고 연구만 전담하는 교수를 두고 거기에다 관련 연구인력을 지원하는 연구 중심 병원은 그야말로 모험이고 무리한 도전이 아닐 수 없다.
 
결국 어느 정도까지는 정부지원이 필수적일 수밖에 없는데 문제는 또 있다. 바로 지원되는 연구비도 자립할 수 있을 만한 거대병원에 돌아가는 것이 현실이라는 점이다. 연구비라는 것이 원칙상 연구역량이 뛰어난 곳으로 가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러나 저저나 고만고만한 대학병원으로서는 뭘 해도 연구 중심 병원으로의 전환은 현재로서는 무리가 아닐까 싶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고 싶은 점은 이제 우리 대학병원들이 자신들의 병원에 맞는 특성화된 병원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남이 하니까 따라 하는 행태는 이제 그만 지양해야 하는데 모든 컨설턴트들이 이런 점을 주지시키기보다는 그저 잘나가는 병원을 모델로 베끼기 식의 컨설팅을 해주는 것도 문제다. 하기야 고객이 바라는 것이 그것이니 당당하게 중심을 잡으라고 외칠 수 있는 컨설턴트가 되라고 하기도 어렵다.
 
연구 중심 병원, 막상 까보니 별 것 없어 졌으니 이제 잔뜩 기대하고 준비하던 병원들은 어찌해야 할지 고민이다. 이대로 접자니 스타일 구기는 셈이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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