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탈출 첫번째 성공 열쇠는 ‘동기부여’
비만 탈출 첫번째 성공 열쇠는 ‘동기부여’
  • 김용진 순천향대 서울병원 교수
  • 승인 2014.05.21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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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중순쯤 페이스북을 보니 고맙다는 말과 함께 사진 하나가 첨부돼 있었다. 사진은 본인이 옆모습을 촬영한 것으로 아랫배가 약간 부른 모양새였다. 임신 22주라고 했다.

2010년 가을 한국의료관광공사에서 환자정보를 알려주면서 수술가능 여부를 물었다. 환자의 현 상태에 대해 뉴질랜드 주치의로부터 전달받았다. 25세 여성환자, 쟈스민은 체중 220kg로 심각한 당뇨와 수면무호흡증을 앓고 있는 상태였다. 뉴질랜드 의료진 역시 보편적인 방법으로는 체중감량이 어려워 수술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수술자체의 위험성과 의료보험체계 문제가 겹쳐 자국 내에서는 수술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쟈스민은 2011년 2월 필자를 찾았고 수술이 이뤄졌다. 비행기에 몸을 실은 것, 낯선 나라에서 수술대에 올라야 했던 일, 건강을 되찾을 정도의 충분한 체중감량, 극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모든 것은 본인이 체중감량을 통해 아이를 갖고 싶다는 뚜렷한 동기부여가 있어 가능했던 것이다.

다른 환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33살에 160kg이 넘는 초고도비만, 체중에 대한 스트레스는 있었지만 절실하진 않았다. 하지만 지하철로 출퇴근을 하면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 보편적인 출퇴근시간, 즉 러시아워에는 지하철이용에 큰 제약이 생긴 것이다. 단순한 불편을 넘어 따가운 주변시선에 본인의 감정을 추스르기가 매우 어려웠다. 결국 새벽과 밤늦은 시간을 이용해 출퇴근해야 했다. 절실함이 생겼고 동기부여가 돼 결국 80kg 가까이 체중을 줄였다.
 

아이를 갖고 싶은 마음, 대중교통 이용하기, 평범한 옷 고르기, 당뇨합병증에 대한 두려움 등 단순한 일상에서 건강에 대한 염려까지…. 수술을 결정하고 비만을 벗어던지기 위한 동기부여는 다양하다. 비만탈출, 사실 금연보다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모든 치료가 그렇듯 성공의 열쇠는 강한 동기부여에 달렸다.

<김용진 순천향대 서울병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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