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염도 고치는 화장품
피부염도 고치는 화장품
  • 김방순 | 압구정 에스앤유피부과 원장
  • 승인 2011.02.24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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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가을 스테로이드 성분이 함유된 화장품을 제조해 인터넷에서 판매한 업체들이 당국에 적발됐다. 이들은 스테로이드 성분이 포함된 사실을 속이고 유아들에게도 사용할 수 있다고 홍보했기에 구매자들의 가슴을 아프게 만들었다. 최근에도 스테로이드 성분이 함유된 제품을 판매한 한의원이 적발됐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스테로이드 제품 관련 사건은 환자들을 종종 혼란스럽게 한다. 인터넷에는 “스테로이드는 독과 같아 절대 사용하면 안된다”는 근거 없는 정보가 나돌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정보가 있는 사이트를 보면 스테로이드는 좋지 않으므로 대신 우리 제품을 사용하라는 상업적인 내용이 있다. 이 때문인지 스테로이드 성분에 대한 일반인들의 반응은 매우 극단적이어서 막무가내로 이 성분이 함유된 피부연고를 바르지 않겠다고 하기도 한다.

과연 스테로이드는 우리 몸에 해로운 것이고 사용하면 좋지 않은 것일까. 스테로이드는 원래 몸에서 생성되는 부신피질호르몬의 일종으로, 우리 몸에 꼭 필요한 것이다. 스테로이드는 약으로 개발된 후 백혈병을 비롯한 여러 중증질환에 사용되어 무수히 많은 사람의 생명을 구했다. 피부과에서도 아토피나 습진, 건선 등과 같은 피부질환 치료에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 즉 스테로이드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 오·남용이 문제인 것이다. 이 때문에 스테로이드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으로 이 성분이 함유된 치료약을 겁내거나 불신하기보다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치료가 필요한 곳에 적정량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테로이드 성분은 잘 쓰면 약이 되지만 잘못 쓰면 여러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의사 처방을 받아야 사용할 수 있는 전문 의약품이다. 이런 스테로이드를 누구나 사용하는 화장품에 넣어 판매하는 것은 당연히 법으로 엄격하게 금지되고 있다.

이번에 적발된 스테로이드 함유 화장품은 얼굴에 바를 경우 피부염도 좋아지고 피부결이 고와지면서 화장도 잘 받는 성질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런 효과는 일시적인 것이어서 바르다가 중단하면 금단현상이 생겨 피부 상태가 더 나빠진다. 그래서 자꾸 바르게 된다. 마약에 중독되듯이 중독이 되는 것이다.

화장품은 화장품일 뿐 치료제일 수 없다. 어떤 화장품을 마치 ‘신비의 묘약’인 것처럼 광고하는 제품이 있다면 성분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화장품에 성분 표시를 하도록 하는 규정이 있지만 일부 비양심적인 사람은 이런 성분 표시제를 악용한다. 피부 질환은 피부과 전문의를 찾는 것은 기본이다.

<김방순 | 압구정 에스앤유피부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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