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알고 지낸지 10년이 넘은 친구를 만나 저녁을 먹었습니다. 식사 후 화장을 고치기 위해 함께 파우더룸에 갔는데 그 친구 파우치에서 낯익은 로션을 봤습니다. 10년 전 고등학생 때도 그 친구가 사용하던 로션이었습니다.
다른 제품을 쓰면 피부에 뾰루지가 나고 화끈거려 계속 그 제품만 쓰고 있답니다. 그 친구는 다른 제품도 써보고 싶어 몇 번이나 주변에서 좋다는 화장품을 추천받아 바꿔봤지만 그때마다 피부에 붉은 반점이 올라와 포기했다는 겁니다.
그렇습니다. 화장품을 사용한 후 알레르기나 피부자극 등의 문제가 생기면 일단은 사용을 중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몇몇 여성들은 이러한 이상반응에 대해 ‘에이, 처음 바르는 화장품이니 며칠 이러다 말겠지’ 또는 ‘오~ 피부가 화장품을 받아들이고 있나보다’ 등의 생각을 갖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위험합니다.
알레르기나 피부자극을 무시한 채 계속 제품을 사용하다가는 피부에 손상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주로 나타나는 증상은 피부발진과 가려움, 통증, 접촉성피부염, 붉어짐, 기존피부질환의 악화, 부어오름, 화상, 피부탈변색, 물집 등입니다.
만약 사용을 중지했는데도 이상반응이 계속되면 피부과를 찾는 것이 좋습니다. 전문가를 만나 본인이 어떤 제품을 썼고 어떤 성분이 들어있었는지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만약 제품으로 인해 피부에 큰 손상을 입었다면 보상을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 이때 관건은 '제품과의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상반응 발생 직후 의사진단서와 소견서, 패치테스트 결과 등 객관적인 자료를 구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실제 최근 일본 화장품 가네보는 자사 미백화장품을 썼다가 백반증에 걸린 피해자 4000명에게 우선 보상을 해주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사실 화장품에 의한 피부자극은 사용자의 민감성과 관련이 깊습니다. 그렇다보니 사람마다 제품에 대한 자극편차가 큰 편입니다. 따라서 알레르기체질이거나 화장품 사용 후 이상반응을 겪은 적이 있다면 화장품 선택 전 귀밑 이나 팔 안쪽 등에 적은 양의 화장품을 발라 테스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후 아무 이상이 없을 때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특히 그동안 문제가 잇따랐던 두발용염색제품이나 눈 주변에 사용하는 화장품을 선택할 때는 주의를 더 기울이는 게 좋습니다. 팁 하나 드리자면 화장품과 관련돼 부작용 등이 나타나는 경우 먼저 해당 업체에 연락하신 후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상담센터 등에 문의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