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갑상선암, 어떻게 할 것인가?
미세갑상선암, 어떻게 할 것인가?
  • 박정수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외과 교수
  • 승인 2014.07.22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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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미세갑상선암에 대해 말이 많다. 미세갑상선암(microcarcinoma)은 WHO 정의에 따라 1cm보다 작은 갑상선암을 지칭하는 말로 공식적인 용어는 ‘미세갑상선유두암(papillary thyroid  microcarcinoma)’이다.

여포암, 수질암, 저분화암, 미분화암도 1cm 미만 크기가 있지만 이들 암은 작아도 예후가 나쁘기 때문에 보통 미세암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박정수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외과 교수

최근 갑상선암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일부 비갑상선 전문의사들이 과잉진단으로 작은 갑상선암을 많이 발견해 나타난 결과라고 주장하고 있다. 아예 건강검진에서 갑상선암을 발견하지 말고 치료도 하지 말자는 얘기도 한다. 정말 미세유두암은 진단도 말고 치료하지 않아도 되는 것일까?

국가 중앙암등록본부에 따르면 2010년 기준  갑상선암이 18.2%로 1위 암이 될 정도로 많아졌다. 증가율도 매년 25%씩 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미국도 우리나라만큼은 아니지만 매년 증가하고 있다. 초음파검사가 생기면서 1cm 미만의 갑상선암이 많이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초음파검사와 세침세포검사기술이 월등히 뛰어나 작은 미세유두암을 잘 발견해 낸다. 하지만 갑상선암의 가장 큰 원인은 방사선 피폭이다. 원자로사고도 없이 무슨 방사선 피폭이냐고 하겠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CT 등의 촬영을 자주하는 관행이 있다.
 
성인은 별 피해 없을지 모르지만 어린이들이 컴퓨터촬영을 너무 자주하면 방사선이 함유된 요오드조영제가 갑상선으로 들어가 방사선 피폭을 일으킬 수 있다. 또 김, 미역, 다시마 등 요오드 섭취가 많은 것도 갑상선암이 많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2년 전 일본의 한 연구는 여성이 해조류를 매일 섭취하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폐경기 이전에는 1.8배, 폐경기 이후에는 3.8배나 유두암이 많이 생긴다고 했다. 특히 갑상선암 발생원인으로 BRAF 유전자돌연변이가 관여하는데 외국에서는 이 돌연변이가 30~40%지만 우리나라는 70~80%나 발견된다.

갑상선암은 다른 종류의 암과는 달리 늦게 퍼지고 수술 후에도 늦게 재발하는 특징이 있다. 치료하지 않으면 상당수에서 재발이 일어나고, 시간이 지날수록 사망률도 올라간다.

미국갑상선학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현재 갑상선암치료에는 전절제술을 시행한다. 다만 1cm 미만 미세유두암 중 갑상선피막침범이 없고 림프절전이가 없으며 한 갑상선 안에 2개 이상의 암이 없으면 반절제가 허용된다.

미세유두암치료는 미국갑상선학회의 가이드라인을 따라왔다. 올 가을 개정될 미국갑상선학회 가이드라인은 미세갑상선암을 포함한 저위험군의 치료방침을 다소 완화할 것이라는 소식이 있다. 전절제보다 반절제를 하는 환자가 늘고 방사성요오드치료가 생략되는 환자가 많아질 것으로 기대해본다.

일부 비갑상선 전문의사들의 주장과는 달리 보다 적극적인 조기진단을 통해 피막침범이나 림프절전이가 일어나기 전단계에서 반절제보다 작은 갑상선엽만 제거하는 수술을 하면 수술침습도 작고 회복이 빠르며 수술합병증도 적어진다.

수술 후 평생  갑상선호르몬을 복용하는 불편함이 없어져 환자들의 삶의 질이 나아질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미세유두암도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조기진단, 조기치료가 중요하다.

※ 칼럼의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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