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임신, 산전관리도 2배 힘써야
쌍둥이 임신, 산전관리도 2배 힘써야
  • 최신혜 기자 (mystar0528@k-health.com)
  • 승인 2014.09.23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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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단태임신보다 2.5배 건강위협…조산·유산 확률도 높아
ㆍ초음파 자주해 태아건강·태반이상 등 각별히 신경써야

최근 각종 게시판을 점령한 키워드는 ‘쌍둥이’다. TV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 중인 탤런트 송일국과 방송인 이휘재의 귀여운 쌍둥이자녀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또 슈, 이영애, 박은혜, 이동국 등 유명인들도 쌍둥이를 출산해 대중의 관심을 끌었다.

쌍둥이임신은 의학용어로 ‘다태임신’이라고 부른다. 확실히 다태임신은 증가추세에 있다. 통계청조사에 따르면 최근 10년 동안 쌍둥이출생이 1.5배 이상 증가했다. 현재 국내 출생아의 3.16% 정도는 다태아다. 원인은 고령임신 증가와 난임 등의 문제로 시험관아기 등 생식보조술을 사용하는 경우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시험관수정의 경우 1/4 정도가 다태임신이다. 채취한 난자와 정자를 수정시켜 만든 배아를 자궁에 착상시키는 과정에서 실패를 막기 위해 한 번에 2개 이상 이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부부에게 쌍둥이 자녀는 두배의 행복이자 기쁨이다. 그만큼 두배의 관리와 노력이 필요하다.


문제는 다태임신이 산모와 태아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제일병원 산부인과 정진훈 교수에 따르면 다태임산부는 단태임산부보다 2.5배 정도 건강위협을 받는다. 임신중독증에 걸릴 확률이 높으며 분만 후 출혈, 합병증 등에 시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태아가 커지면서 심장, 폐 등에 압박을 받기도 한다.

37세의 늦은 나이에 쌍둥이를 임신했던 박수진 씨는 “쌍둥이가 커져 자궁경부가 2cm 정도로 얇아지는 바람에 임신 5개월부터 출산 때까지 누워 지내야했다”며 “임신성당뇨와 갑상선질환까지 찾아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괴로웠다”고 말했다. 또 차정은 씨 역시 “임신 중 태아무게가 2배라 다리가 많이 붓고 골반이 움직이지 않았다”며 “혼자 발톱을 깎기도 어렵고 신발, 양말도 못 신을 정도로 일상생활이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특히 다태임산부는 조산확률이 50% 정도로 매우 높고 자연유산확률도 높다. 고려대학교안암병원 산부인과 박현태 교수는 “생활습관 등으로 조산을 예방할 수는 없지만 최근 자궁경부길이를 재거나 자궁경부에서 나오는 특이한 물질을 통해 조산여부를 예측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또 정진훈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조산을 막기 위해 자궁입구를 묶어두는 맥도날드수술에 관심을 갖지만 이 수술은 자궁경부무력증이 진단됐을 때나 자궁경부길이가 짧아진 경우, 임신 중간에 자궁문이 열렸을 때 응급으로 실시해야하며 예방차원으로는 위험하다”고 말했다.

단태아를 출산한 산모에 비해 회복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도 한다. 자궁이 크게 늘어나 제자리로 돌아오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박수진 씨는 “출산 후 1년 반 정도 지나 당시 복부탈장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체구가 작은데 쌍둥이를 임신하는 바람에 지나치게 늘어난 복부근육이 찢어져 벌어진 상태로 살아왔던 것”이라고 말했다. 박 씨는 봉합수술에 실패, 재수술이 어렵다는 진단을 받고 몇 년간 복대를 착용한 채 살고 있다.

태아건강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일반적인 경우는 출산 직전 태아 머리가 아래로 향하지만 다태아는 비좁은 공간 때문에 69, 99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자연분만이 어렵고 신체손상을 입을 가능성도 있다. 40주를 채우지 못하고 탄생하는 경우가 많아 저체중아가 많고 체중 2.5kg 미만의 미숙아도 많아 건강상태를 정확히 진단해야한다.

또 선천성기형을 갖고 태어날 확률이 높으며 결합쌍둥이, 쌍태아수혈증후군, 쌍둥이소실(쌍둥이 중 한 명이 뱃속에서 소멸되는 것) 등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중 쌍태아수혈증후군은 주로 일란성쌍둥이에게 발병하는 임신합병증으로 한쪽 태아에게 다른 태아의 혈액이 들어가는 상태를 말한다. 지난 6월 한 방송에서는 쌍태아수혈증후군으로 인해 세쌍둥이가 모두 유산되고 산모마저 사망한 사례가 보도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다태아를 임신했을 경우 산전관리에 철저해야한다고 강조한다. 조산위험성, 임신중독증, 임신성당뇨, 전치태반이상 등이 발생하는지 잘 살펴야하며 임신 후기에는 두 태아의 성장이 적절한지 초음파를 통해 자주 점검하는 것이 좋다. 또 단태임신 때보다 열량, 엽산, 철분 등이 훨씬 많이 필요해 영양관리에 각별히 신경써야한다. 정진훈 교수는 “쌍둥이 출산 후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는 등 산모가 여러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가족들이 곁에서 많이 배려하고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헬스경향 최신혜 기자 mystar0528@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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