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기생충 예방, 어렵지 않다
반려동물 기생충 예방, 어렵지 않다
  • 방배한강동물병원 유경근 원장
  • 승인 2015.05.11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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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시골마다 돌아다니며 일명 ‘애들은 가라’를 외치던 약장수들이 팔던 약이 바로 구충제였다. 시범으로 어린아이 한 명에게 구충제를 먹이면 바로 그 자리에서 회충이 나오곤 했다. 당시 기생충 감염이 얼마나 일상적이었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2007년 대한의사협회지에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사람의 회충감염률은 1948년 82.4%, 1969년 77%였다가 식생활개선·예방 등의 효과로 1995년 0.02%로 거의 소멸됐다. 반려동물의 기생충감염도 실내위주 생활환경과 사료위주의 식습관, 예방률 증가로 인해 눈에 띄게 낮아졌다.

 

앞선 칼럼에서도 밝혔지만 반려동물은 사람 기생충감염의 주범이 아니다. 반려동물의 기생충감염률 자체도 낮을 뿐 아니라 감염된 기생충이 사람에게 전파되는 경우도 많지 않다. 사람에게 종종 문제가 되는 기생충감염은 주로 날생선, 날고기, 채소, 오염된 물 등에서 온다. 그런데도 마치 반려동물이 감염의 주범인양 보도되는 현실은 대단히 유감스럽다.

감염률이 현저히 줄긴 했지만 기생충은 아직 존재하며 앞으로도 존재할 것이다. 반려동물의 기생충감염은 주로 일명 강아지공장(퍼피밀)에서 발생한다. 비위생적인 곳에서 집단으로 사육되다 보니 어미로부터 감염돼 오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반려동물 입양 시 반드시 동물병원에 방문해 기본검진, 기생충검사를 해야한다. 일부 기생충은 사람에게 전파될 수 있어 검사와 예방·치료는 필수적이다.

회충과 원충, 귀 진드기가 발견됐다면 99% 강아지공장 출신일 것이다. 고양이도 집단사육장이나 일명 ‘길냥이(길거리 고양이)’ 출신이면 회충, 귀진드기, 원충 등의 감염을 반드시 확인해봐야한다.

일상감염사례는 많지 않지만 안전을 위해 1~3개월에 한 번 정도 종합구충제 복용을 권장한다. 특히 실외생활을 하거나 자주 산책하는 경우 진드기, 옴, 벼룩, 이, 안충 등 외부기생충 감염가능성도 높아 반드시 정기적으로 확인해야한다.

특히 벼룩은 조충을 옮기고 진드기는 여러 바이러스나 주혈흡충 등을 옮길 수 있어 각별히 신경 써야한다. 혹시 개가 진드기에 감염됐다면 함부로 떼어내지 않는 것이 좋다. 진드기를 숙주 몸에서 떼어내는 과정에서 침을 통해 바이러스나 주혈흡충 등이 침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물병원에서 수의사가 안전하게 제거해야한다.

반려동물의 눈에 기생하는 안충은 초파리가 옮긴다. 산책이 잦거나 실외생활하는 반려동물이 눈을 자주 깜빡이거나 하늘을 쳐다보고 갑자기 눈곱이 끼면서 눈이 충혈되면 눈 검사를 해볼 필요가 있다.

기생충은 자신이 살기 위해서라도 동물이나 사람에게 치명상을 입히지 않는다. 하지만 기생충이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것은 분명하다. 전파경로를 차단하고 좋은 예방약을 이용, 정기적으로 구충하면 보호자와 반려동물이 보다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을 것이다.

※ 칼럼의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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