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건강관리 시작은 몸만지기부터
반려견 건강관리 시작은 몸만지기부터
  • 방배한강동물병원 유경근 원장
  • 승인 2015.06.29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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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이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우선 기본건강을 잘 관리해야한다. 보호자들이 해야 할 일은 털손질, 발톱깎기, 양치질, 항문낭(강아지 항문 옆에 냄새나는 액체가 들어있는 두 개의 주머니)짜기, 귀청소, 목욕 등이 있다. 이런 관리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동물은 사실 그다지 원치 않는 일일 수 있다.

보호자는 동물이 싫어해도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억지로라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만일 동물이 싫어하면 힘으로 제압해 강압적으로 건강을 관리하는 경우가 있다. 결국 이럴 때마다 동물은 도망다니고 보호자는 잡으러 다니기 일쑤다. 또 몇 번 시도하다가 아예 포기하는 보호자도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여러 번 강조했지만 동물이 원치 않는 일을 할 때는 스트레스를 덜 받게 교육해야한다.

 

우선 건강관리는 반려견의 몸을 만져야만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동물들의 인사법’ 편에서도 소개한 것처럼 반려동물은 몸을 만지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그 과정에서 나쁜 경험을 겪으면 이후에는 몸을 만지는 것 자체가 큰 스트레스가 된다. 따라서 반려동물이 몸 만지기에 익숙해지는 것이 모든 건강관리의 기본이다.

또 몸만지기는 몸의 이상을 조기에 발견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처음에는 손을 이용해 푸드퍼즐(먹을 것을 넣어 꺼내 먹게 하는 장난감)처럼 만들어 동물이 그곳에 집중할 때 몸을 만진다.

우선 동물이 좋아하는 사료나 간식을 조금 준비한 후 손바닥에 놓고 살짝 주먹을 쥔다. 보상에 사용되는 모든 간식은 작은 크기로 잘라 준비하는 것이 좋다. 간식이 목적이 아니라 동물에게 좋은 기억을 심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적은 양으로도 충분하다. 오히려 너무 커 몇 개 먹은 후 더 이상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 이를 계속 진행하기 어렵다. 또 간식을 너무 많이 주면 칼로리가 과잉공급돼 살찔 수도 있다.

느슨하게 주먹을 쥔 상태에서 음식을 보여주면 반려견은 냄새를 맡고 머리를 손안에 밀어넣을 것이다. 이때 손 입구를 아주 조금씩 열어 동물이 음식에 계속 집중하게 한다. 이 때 보호자는 다른 손을 이용해 다리와 귀, 몸 구석구석을 만진다. 혼자 하기 힘든 경우 한사람은 손으로 푸드퍼즐을 만들어 동물을 음식에 집중시키고 다른 사람은 차근차근 몸을 만져나간다. 만일 동물이 조금이라도 불편해하면 일단 중단하고 간식만 조금씩 먹게 한다.

처음에는 가볍게 만지고 동물이 이를 허용하면 좀 더 적극적으로 몸을 만져 익숙해지게 한다. 이 과정에서의 보상은 보다 쉽게 반려견의 몸을 만지는데 도움이 된다. 먹을 것이 모두 떨어지면 몸만지기를 멈추고 다시 간식을 준비한 후 계속한다. 마지막으로 칭찬과 함께 남은 간식을 다 준 후 끝낸다.

충분히 동물이 익숙해지면 칭찬만 하면서 몸을 만지기 시작한 후 끝날 때 간식을 제공한다. 이 모든 것에 익숙해지기 전까지 발톱깎기, 귀청소 등 다른 건강관리는 절대 시작하지 않는 것이 좋다.

처음에는 음식보상이라는 좋은 경험을 통해 동물이 불편함을 견딜 수 있게 한다. 이후 익숙해지면 마지막에 음식을 주는 방법으로 이 과정을 스스로 견딜 수 있게 해야한다. 동물이 불편해하는 것들을 반복할수록 반려동물과 보호자사이의 신뢰관계는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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