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냄새관리의 시작 ‘귀청소’
반려동물 냄새관리의 시작 ‘귀청소’
  • 방배한강동물병원 유경근 원장
  • 승인 2015.07.27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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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적인 개의 피부에도 세균과 효모균이 살고 있어 특유의 냄새가 날 수 있지만 자주 목욕시킬 정도로 심각한 냄새는 아니다. 하지만 알레르기, 아토피 등 여러 가지 이유로 피부질환에 걸리면 상황이 달라진다. 세균이나 효모균 또는 곰팡이가 대량증식하면 매우 불쾌한 냄새가 난다. 매일 목욕해도 냄새가 사라지지 않으며 잦은 목욕으로 인해 피부는 더 나빠지게 된다.

귀에 생기는 병도 피부병처럼 심한 냄새를 일으킬 수 있다. 중요한 점은 귓병이 보호자들의 잘못된 관리로 인해 생긴다는 사실이다. 목욕할 때 귀에 물이 들어가면 귓속을 습하게 만들어 세균, 효모균 등이 증식하기 쉽다. 미생물이 번식하는 데는 일정 이상의 온도, 습도, 영양분이 필요한데 귓속에는 ‘귀지’라는 영양분이 있다. 또 체온 덕분에 항상 일정온도가 유지되는데 여기에 물이 들어가 습도까지 유지되면 미생물이 번식하기에 최적의 조건이 되는 것이다.

 

면봉을 이용해 귀를 청소하는 것도 잘못된 관리법이다. 귓속 피부는 매우 연약해 면봉만으로도 상처가 생길 수 있으며 이는 이차감염의 원인이 된다. 또 사람과 달리 개의 외이도(귓구멍 입구에서 고막까지의 길)는 수직부분(수직외이도)과 수평부분(수평외이도)이 합쳐져 ‘L’자모양으로 꺾여 있다. 따라서 면봉을 사용하면 수직외이도의 귓속분비물이 점점 안쪽으로 밀려들어가 제거하기 힘든 수평외이도에 쌓인다. 결국 이렇게 쌓인 분비물은 세균과 효모균의 좋은 먹잇감이 되는 것이다.

슈나우저나 푸들처럼 귀털이 많은 품종은 통풍을 위해 귀털을 많이 제거하는데 귓속피부를 손상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한다. 귀 양끝 털을 동물의 머리 뒤로 넘겨 고무줄로 묶는 방법도 매우 위험하다. 동물이 움직이면서 고무줄이 흘러내려가 귀를 조이고 심하면 귀가 썩어 결국 절단해야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가장 안전한 방법은 정기적으로 귀를 청소해주는 것이다. 귀청소약을 미리 준비하고 간식으로 동물의 관심을 끌어 긴장을 완화시킨다. 귀에 넘칠 만큼 귀청소약을 충분히 붓고 솜으로 살짝 막은 후 귀 겉쪽 연골을 가볍게 마사지해준다. 귀지를 무리하게 닦아내는 것이 아니라 녹이는 것이다. 너무 강하게 마사지하면 오히려 귓속피부를 상하게 만들 수 있어 주의해야한다. 마사지하기 어려우면 귀 입구를 막은 상태에서 흔들어도 된다. 귀청소액이 위아래로 움직이면서 귓속 분비물을 녹인다. 끝으로 솜으로 가볍게 닦은 후 간식으로 보상한다.

잦은 목욕은 반려견에게 오히려 해롭다. 목욕횟수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평소 피부와 귀를 잘 관리하고 정기적으로 항문낭을 짜줘야한다. 반려견의 건강을 고려한 냄새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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