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이 불안할 때 보내는 신호들
반려견이 불안할 때 보내는 신호들
  • 방배한강동물병원 유경근 원장
  • 승인 2015.12.28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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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둡고 좁은 골목길에서 강도를 만나면 교감신경이 자극되고 부신피질호르몬이 분비된다. 그 결과 우리는 몇 가지 행동 중 하나를 하게 된다. 강도보다 잘 달릴 수 있다고 판단되면 본능적으로 도망 갈 것이고 힘으로 제압할 자신이 있다면 싸우려 할 것이다. 이는 조금이라도 희망이 있는 경우다. 하지만 자신이 없을 때는 어떤 행동도 못 하고 그 자리에서 얼어버리고 만다.

 

동물도 마찬가지다. 극도의 불안과 스트레스상황에 놓이면 사람처럼 위의 세 가지 행동 중 하나를 한다. 싸우거나 달아나거나 아니면 얼어버린다. 특히 몸이 얼어버렸다면 완전히 자신감을 상실한 것으로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여야한다.

또 배를 보인 채 누워 꼬리를 완전히 감싸고 다리를 모아 몸을 웅크리는 자세는 복종의 뜻이 아니라고 누차 강조했다. 이는 완전한 패닉상태로 최대한 빨리 그 상황에서 벗어나야한다.

이처럼 극단적인 상황에서 보이는 행동이 아니더라도 불안을 표현하는 다양한 신호가 있다. 이를 보호자가 조기발견해야 반려견도 불안감에서 빨리 벗어난다.

우선 동물은 불안하면 입술을 핥기 시작한다. 신경자극에 의해 침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심할 때는 침을 뚝뚝 흘리고 심박수와 호흡수가 증가하면서 운동하지 않았는데도 헐떡인다.

이마를 찡그리면서 귀를 옆으로 펴는 것도 불안감의 표현이다. 졸리지 않은 상태에서의 하품을 심심해하거나 지겨워하는 것으로 잘못 받아들이면 안 된다. 이는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의미다. 움직임이 둔해지면서 천천히 움직이고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것도 호기심이 아니라 안절부절못하는 것이다.

동물이 지금 불안한지 아닌지 알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다. 평소 좋아하는 음식을 줘보는 것이다. 만일 배가 고파도 음식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면 매우 불안하다는 것을 뜻한다. 사람이 흥분하거나 불안할 때 식욕을 잃는 것과 같은 이치다.

흔한 예로 동물병원에 왔을 때 맛있는 것을 줘도 잘 먹지 못하는 동물들은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어려서부터 동물병원에 올 때마다 맛있는 것을 먹게 하면 개와 고양이는 병원이라는 공간에서 훨씬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 마치 소아과에서 어린이들에게 사탕을 주는 것처럼 말이다.

말하지는 못해도 동물은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여러 가지 신호를 끊임없이 보내고 있다. 이를 잘만 이해한다면 우리는 동물과 더욱 원만하게 소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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