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마셔도 낮잠엔 문제 없어
커피 마셔도 낮잠엔 문제 없어
  •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 승인 2016.01.14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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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커피 마시면 낮잠을 더 잘 잔다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모두들 이 말에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일반적으로 커피에는 각성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기 때문이다. 정말 커피 마시고 낮잠 자면 더 효과가 있을까.

실제로 커피 마시고 낮잠 자는 것을 커피냅(coffeenap)이라고 한다. 커피냅은 커피(coffee)와 낮잠을 뜻하는 냅(nap)의 합성어로 커피를 마신 직후 20분 정도 낮잠을 자면 숙면을 취해 맑은 정신으로 잠을 깬다는 것이다. 어리둥절하겠지만 커피냅은 카페인이 효과를 나타내는 시간과 관련 있다.

하지만 시간과 관련해서는 약간의 차이가 날 수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대학에서는 22세 대학생 668명에게 커피를 마시게 한 후 혈중카페인농도와 각성효과를 비교했다. 혈중카페인농도는 커피를 마신 후 45분 만에 최고치에 도달했지만 각성효과는 10분 만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10분 만에 잠이 깰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시간은 카페인섭취량과 카페인이 카페인민감성에 따라 차이가 날 것이다. 많은 양을 마시거나 카페인민감성이 높은 경우 각성효과가 보다 확실하게 나타날 수 있다. 카페인민감성이 높으면 적은 양의 커피에도 쉽게 각성되지만 낮으면 커피를 많이 마셔도 각성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점심 먹은 후 졸음도 쏟아지기고 커피도 마시고 싶다면 커피를 마신 후 낮잠을 청하면 된다. 커피를 마셨다고 해서 바로 각성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단 잠들 수 있고 수면 중 각성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잘 깰 수 있으며 머리는 더 맑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카페인반감기(최고치의 농도에서 몸에서 배출되면서 1/2로 줄어드는 시간)는 건강한 성인의 경우 약 5.7시간이다. 만약 점심 후 커피 한잔을 마셨다면 마신 카페인의 절반정도가 저녁까지 혈중에 남아 있다는 말이다.

카페인은 간에서 분해되기 때문에 간기능에 문제가 있는 경우 반감기가 길어진다. 만일 효과적으로 각성됐다면 오후 내내 맑은 정신을 유지할 수 있다. 이때 지켜야 할 것이 몇 가지 있다.

커피는 어느 정도 식힌 것을 단숨에 마셔야한다. 커피를 홀짝홀짝 오래 마시면 이미 흡수되기 시작하면서 10분정도면 각성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커피를 마시면 낮잠을 길게 잘 수 없다. 각성효과가 10분 만에 나타나기 시작해 45분이면 최고조에 달하기 때문에 카페인민감성에 따라 20~30분 만에 잠에서 깨기 때문이다.

 

카페인민감도가 낮은 경우 각성효과가 없어 낮잠에서 깨어나기 어려울 수 있다. 언뜻 생각하기에는 냉커피보다 따뜻한 커피가 카페인을 빨리 흡수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별 차이가 없다. 둘 다 위장에서 빠르게 체온과 열적평형을 이루기 때문에 시간차이를 두기는 어렵다.

카페인민감성이 높은 사람은 커피 대신 녹차를 마시면 좋다. 녹차에도 카페인이 있기 때문이다. 일명 ‘녹차낮잠’인 셈이다. 녹차에도 꽤 많은 카페인이 들어있지만 녹차카페인은 60% 정도만 용출된다. 또 카페인과 함께 녹차 속의 카테킨(폴리페놀)이나 데아닌(아미노산)이 카페인의 활성을 떨어뜨린다. 따라서 커피만큼 강한 각성작용은 나타나지 않는다.

커피의 카페인은 각성작용이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어린이나 공부하는 청소년에게는 적은 양도 부담을 줄 수 있다. 태아에게도 문제가 되기 때문에 임산부도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나른한 점심, 커피 한 잔과 한 숨의 낮잠으로 상쾌한 오후를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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