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달걀 오래 먹으면 탈모 생길 수 있다
날달걀 오래 먹으면 탈모 생길 수 있다
  • 한동하 한의학 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 승인 2016.03.02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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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은 과거부터 대표적인 건강식품으로 몸을 보하는 보양식으로도 즐겼다. 오늘날에도 달걀찜, 계란말이, 달걀프라이 등 다양한 방법으로 섭취하고 있다. 이밖에도 찌거나 날로 먹기도 하는데 날달걀을 오랜 시간 많이 먹으면 탈모가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한다.

달걀에는 여러 가지 영양소가 있다. 그 중 노른자에는 뇌세포 구성성분인 레시틴이 함유돼 지능과 기억력을 향상시키고 혈관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이 영양소 덕분에 콜레스테롤 덩어리인 노른자가 혈중 콜레스테롤을 높이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성인은 하루 1~2개 정도 먹어도 혈관건강에 문제가 없다고 알려져 있다.

한의서에서 달걀은 ‘음(陰)적인 기운을 보하고 몸을 윤택하게 한다. 혈(血)을 기르고 태아를 편안하게 한다. 마른기침으로 목이 쉰 증상, 안구충혈, 설사, 화상 등에 효과가 있다’고 기록돼 있다. 따라서 과거에는 해장할 때나 목이 아플 때 날달걀에 들기름이나 참기름을 넣어 후루룩 마시기도 했다.

하지만 달걀을 날로 먹으면 영양소를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는 만큼 건강한 섭취법이라고는 할 수 없다. 달걀 흰자에는 ‘아비딘’이라는 당단백이 있고 노른자에는 ‘비오틴’이라는 비타민성분이 있다. 비오틴은 ‘비타민H’라고도 부르는데 황이 포함돼 있다. 이 성분은 달걀이 썩을 때 생기는 독특한 냄새의 원인 중 하나다.

한동하 원장

비오틴은 우리 몸에서 남성호르몬 분비와 비타민, 미네랄 대사에도 관여하고 혈구를 만들어낸다. 특히 피부와 모발에 좋은 영양성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날달걀을 먹으면 흰자의 아비딘이 노른자의 비오틴과 결합해 비오틴의 소화흡수를 방해한다.

일반적으로 비오틴은 달걀뿐 아니라 호두, 땅콩 같은 견과류나 정어리, 귀리, 양송이에도 함량이 높고 장내미생물들에 의해서도 만들어진다. 따라서 일상적으로 비오틴결핍은 잘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유산균 같은 정상세균총에 문제가 있는 경우 요구량이 늘어나기도 한다.

비오틴이 많은 음식을 먹어도 날달걀을 오래 먹으면 비오틴결핍이 일어나기도 한다. 날달걀 속 아비딘은 다른 경로로 들어오는 비오틴의 소화흡수도 방해한다. 결국 날달걀을 너무 래 섭취하면 탈모가 유발될 수 있는 것이다.

날달걀을 주의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식중독이다. 달걀껍질에는 식중독을 일으키는 살모넬라균이 있다. 특히 씻지 않은 달걀을 손으로 쪼개거나 한쪽에 구멍을 뚫어 입에 대고 먹는 행동은 절대 삼가야한다. 씻지 않은 달걀은 베이킹소다를 녹인 물이나 희석한 식초물로 씻어 식중독균을 어느 정도 제거할 수 있다. 시중의 세척란은 달걀 자체의 천연보호막인 큐티클층이 파괴돼 있어 쉽게 상하기 때문에 냉장보관해야 한다.

영양성분 소화흡수를 위해 달걀을 약간 익혀 먹어야 한다. 열이 가해지면 흰자위 속 비오딘이 비활성화돼 비오틴 소화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소화에 문제가 없다면 완전하게 익혀 먹는 것도 좋다.

한 가지 식품에 길항작용을 하는 성분이 포함된 것은 비효율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달걀은 종족번식을 위해 존재하는 만큼 생물학적으로 이상할 것은 없다. 특정영양결핍을 일으킬 가능성은 한 가지 식품이라도 너무 오래 먹지 말라는 경고일 수 있다. 요즘 부쩍 머리카락이 빠진다면 날달걀을 즐기고 있지 않은 지 의심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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