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장애 동반하는 ‘두부외상(頭部外傷)’
시력장애 동반하는 ‘두부외상(頭部外傷)’
  • 무지개성모안과 동은영 원장
  • 승인 2016.04.19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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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에서 매년 140만명이 정상적인 뇌기능에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두부외상(頭部外傷)’을 입는다고 한다. 통계의 대부분은 가벼운 뇌진탕으로 특별한 합병증 없이 시간경과에 따라 회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심각한 두부외상은 시력장애를 동반하기도 한다. 심지어 가벼운 교통사고로 목뼈가 손상돼도 시력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동은영 원장

두부외상으로 인한 시력장애의 증상은 다양하다. 원거리와 근거리 시선을 교대로 전환할 때 초점을 맞추기 어려워지고 시선을 주위로 이동할 때 메슥거려 구토하는 경우도 있다.

상대적으로 가벼운 두부외상의 경우 복시(겹쳐보임)나 두통을 호소하거나 눈부심으로 불편해하는 경우도 있다. 또 시력이 변하거나 책 속의 단어들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특히 머리에 강한 충격으로 두부외상을 입은 후에는 다음과 같은 심각한 시력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먼저 망막박리다. 망막은 안구내벽을 덮고 있는 얇은 막으로 무수한 시각세포와 시신경이 밀집돼 있어 카메라필름과 같은 역할을 한다. 또 눈으로 들어온 빛이 상을 맺으면 이를 전기신호로 전환해 시신경을 통해 대뇌시각중추로 보내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심한 두부외상을 입으면 망막으로 피가 흐르거나 망막이 내벽에서 떨어지는 망막박리가 나타날 수 있다. 망막박리로 인해 망막이 내벽에서 분리되면 혈액과 영양분 공급이 차단돼 긴급수술을 받아야한다. 이를 방치할 경우 영구적인 실명에 이를 수도 있다.

또 다른 시력장애요인으로 초자체출혈을 들 수 있다. 안구 가운데에는 젤리처럼 투명한 초자체라는 물질이 채워져 있다. 각막으로 들어온 빛은 동공과 수정체, 초자체를 통과해 망막에 맺힌다. 두부외상에 의한 충격으로 안구 속 혈관이 터지면 혈액이 초자체 안으로 유입된다.

초자체출혈은 시간이 지나면서 흡수돼 심하지 않으면 특별히 치료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초자체출혈의 원인이 망막찢김에 의한 혈관파열이면 응급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머리에 심한 충격을 받아 외상을 입으면 두개골 내부의 압력이 높아진다. 이때 높아진 압력이 시신경에 압박을 가하면 혈액순환을 단절시켜 시신경이 손상될 수 있다. 시신경은 망막에 맺힌 형상을 대뇌시각중추로 전달하는 역할을 해 시신경손상은 실명을 일으킬 수 있을 만큼 심각한 결과를 가져온다.

대뇌의 후두엽은 머리 뒷부분에 있는데 시각중추가 있어 시각피질이라고도 부른다. 두 눈에 들어온 시각정보는 시각피질에서 형상을 결합하거나 종합·재구성해 사물의 입체적 모양, 위치, 운동상태를 분석한다. 따라서 두부외상으로 인해 시각피질이 직접적으로 손상되면 안구나 시각세포, 시신경 등 시각경로에 이상이 없어도 실명에 이르게 된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우리의 시각체계는 눈과 대뇌 또는 이를 연결시켜주는 시신경이 유기적으로 작용하도록 구성돼 어느 한 부분이라도 손상되면 시력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두부외상 후 시력에 이상을 느꼈다면 다소 가벼운 증상이라도 속히 치료받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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