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8살은 사람 나이 50살?
고양이 8살은 사람 나이 50살?
  • 헬스경향 캐비어동물메디컬센터 이소영 진료과장
  • 승인 2016.11.01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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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키우는 보호자들은 고양이가 마냥 어리고 따뜻한 존재일 것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고양이는 사람보다 상대적으로 빨리 나이를 먹고 있습니다. 사람도 나이 들면 질병이 생기는데 고양이라고 다르지는 않겠죠? 오늘은 흔히 노령묘라고 하는 나이 든 고양이의 질병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이소영 캐비어동물메디컬센터 진료과장

고양이는 수천년 전부터 사람과 함께 살아왔는데도 독립적인 행동습성으로 인해 보호자는 반려묘의 질병을 초기에 알아차리기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반려묘가 평소와는 다른 행동양상을 보인다면 여러 가지 질병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평소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는 노령묘의 질병을 ADR(Ain’t Doing Right)이라고 통칭하기도 합니다.

노령묘의 ADR 원인은 크게 5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먼저 구강질병(구내염, 치아흡수병변, 치주염, 구강종양)입니다. 구강질병이 있는 경우 통증에 의해 식욕부진, 체중감소증상을 보입니다.

이 때는 마취를 통한 수술이 우선시됩니다. 따라서 이러한 증상을 보이면 수술과 원인교정 시 반드시 수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두 번째는 만성신장질환입니다. 7살 이상 고양이는 53%, 10살 이상의 고양이는 69~81%가 앓고 있을 정도로 나이에 비례합니다. 초기 신장질환인 경우 식욕저하, 체중감소, 다음·다뇨 등의 증상을 보이며 점차 진행되면 피모가 거칠어지고 근육량이 감소하면서 움직임이 어려워지며 구토 등 소화기증상을 보입니다.

최근에는 SDMA라는 신장질환을 예측할 수 있는 검사법이 개발됐습니다. 고양이가 이상증상을 보인다면 수의사와 상담을 통해 필요한 신장기능검사 및 SDMA검사를 추천해 드립니다. 특히 저단백질, 저인사료를 먹인 고양이의 경우 수명이 60~70% 정도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는 만큼 신장질환으로 진단되면 반드시 식이조절을 해야 합니다.

세 번째는 퇴행성관절질환입니다. 12살 이상의 고양이 중 90%가 앓고 있을 만큼 노령묘에게 매우 흔한 질병입니다. 가장 흔하게 오는 부위는 팔꿈치이며 퇴행성관절질환을 가진 고양이는 움직임저하, 식욕저하, 체중감소, 배뇨실수, 변비, 예민함 등의 증상을 보입니다.

이례적으로 다리를 절뚝거리거나 점프를 어려워하며 통증에 의해 아픈 다리를 과하게 구르밍(고양이 스스로 털을 핥거나 쓰다듬는 행위)하는 행동학적 이상증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 때는 진통제, 소염제, 관절보조제 등의 처방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네 번째는 호르몬질환으로 갑상샘항진증과 당뇨가 있습니다. 두 질병은 체중감소, 다음·다뇨, 식욕증가 등 유사한 증상을 보입니다. 일부 당뇨가 있는 고양이는 발바닥으로 걷는 척행보행이라는 특이한 보행행동을 보이기도 합니다. 호르몬질환은 다른 장기부전을 유발할 수 있어 이상증상 확인 후 즉시 병원에서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합니다.

다섯 번째는 악성종양으로 림프육종, 유선종양 등이 있으며 나이에 비례해 자주 생깁니다. 악성종양은 다른 장기부전을 유발해 다양한 증상이 나타납니다. 진단을 위해서는 여러 가지 검사가 필요할 수 있으며 종양상태에 따라 수술이나 약물교정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통증과 식사를 관리하면서 최대한 안락하게 유지하는 방향으로 치료가 진행되기도 합니다.

사람보다 시간이 빠르게 지나는 반려묘. 지금 다시 한 번 세심히 건강을 관찰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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