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아이에게 아토피를 일으킨다?
고양이가 아이에게 아토피를 일으킨다?
  • 헬스경향 캐비어동물메디컬센터 이소영 진료과장
  • 승인 2016.11.15 18: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임신하고 그리고 아이를 낳는 것은 당연한 인간의 섭리입니다. 하지만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면 이런 순리적인 일에서 한 번쯤은 고민하게 됩니다.

오늘은 반려동물을 키우면서 임신하게 되는 경우와 아이가 태어난 후 아토피를 앓고 있는 경우, 두 가지에 대해 흔히 알려진 루머가 아닌 과학적 접근을 해보고자 합니다.

이소영 캐비어동물메디컬센터 진료과장

임신하신 보호자 중에서는 고양이의 톡소플라스마에 대해 걱정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고양이의 톡소플라스마에 대한 내용은 조금 과장돼 알려진 부분이 있어 필자가 안타까워하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고양이가 톡소플라스마를 보유하고 있는 주요 숙주인 점은 사실이지만 보유율은 0.1~0.6% 정도로 낮습니다. 이는 길고양이와 집고양이 전체의 보유율인 만큼 집고양이가 톡소플라스마를 보유하고 있을 확률은 그보다도 훨씬 낮아집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사람이 톡소플라스마에 감염되는 주요 경로는 고양이가 아닌, 익히지 않은 음식 섭취, 흙에 노출이라고 합니다. 또 고양이에 흔히 노출되는 수의사나 동물병원 스태프들과 일반인들 사이의 발병률에서도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고 하니 고양이가 주요 감염원이 아닌 점은 분명합니다.

물론 극히 낮은 확률로 함께 사는 고양이가 톡소플라스마를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지만 몇 가지만 주의해준다면 충분히 예방 가능합니다. 우선 고양이를 될 수 있는 대로 집안에서 기르고 익히지 않은 고기류는 주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정기적으로 고양이 화장실을 60도 이상의 물로 닦아주는 것도 예방에 큰 도움이 됩니다. 또 고양이가 배변 후 털에 변이 묻지 않도록 엉덩이 부위의 털을 관리해주는 것도 좋습니다.

임신기간이 끝나고 이제 건강한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잘 자라다 아토피가 심해지면서 친정이나 시댁 부모님의 잔소리가 심해집니다. 키우는 반려동물 때문에 아이의 아토피가 심해지니 그 원인을 반려동물에게서 찾는 것이지요.

사회가 발전하고 다양한 물질들에 노출되면서 아이들의 아토피 발병률도 10~20%까지 증가했습니다. 아토피는 아직도 원인이나 기전이 정확히 알려지지 않은 질병이지만 아이들이 엄마 배 속에 있을 시기부터 유아기에 노출되는 물질들과 연관성이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2000년대 이후 반려동물, 특히 개와 고양이의 노출과 아이들의 알레르기 발생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가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3살 이전에 개에 노출됐던 아이들일수록 아토피 발병률이 감소하며 아토피 발병률은 개에 노출된 빈도와 비례해 줄어든다고 보고됐습니다. 태아기부터 만 1살까지의 유아기 동안 반려동물에 노출될수록 알레르기 발생률은 감소한다고 하며 감소율은 개의 경우 30%, 고양이의 경우는 6% 정도라고 합니다. 오히려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것이 아토피가 줄어든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루머로 인해 사랑하는 반려동물과의 이별을 고민하지 마시고 과학적인 결과에 대한 믿음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