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령묘 보호자들이 꼭 알아야 할 심장질환
노령묘 보호자들이 꼭 알아야 할 심장질환
  • 헬스경향 부산 다솜고양이메디컬센터 김성언 대표원장
  • 승인 2017.01.06 1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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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국회에 생긴 고양이급식소부터 다른 사람의 고양이를 키우려고 면접을 보는 탁묘족의 등장까지. 고양이에 대한 사랑이 더욱 커지는 것 같습니다.

필자가 2013년도에 단순히 고양이가 좋아서 국내 최초로 고양이만을 진료하는 고양이병원을 만들었을 때 많은 사람이 걱정했습니다. 그때만 해도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고양이만으로 병원 진료가 되겠냐는 의견이 많았지만 필자는 우직하게 고양이가 스트레스 받지 않고 진료받는 동물병원을 만들어보자 생각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의 뚝심이 고양이진료를 더 잘 알게 해준 원동력이 된 것 같습니다.

김성언 부산 다솜고양이메디컬센터 대표원장

고양이 진료를 보면서 보호자가 조금만 일찍 동물병원에 왔으면 치료가 되는데 그냥 떠나보내야 하는 안타까운 경우가 꽤 있습니다. 그중 많은 경우가 심장질환 때문입니다. 사람에게도 ‘심장’이 중요하듯 모든 동물에게도 그 어떤 장기보다 ‘심장’은 중요합니다.

그중 오늘 소개해 드리는 심장질환은 고양이 보호자들이 꼭 알아야 할 질환입니다. 사실 고양이는 강아지보다 심장질환에 걸리는 비율이 높지 않습니다.

하지만 HCM이라고 불리는 비대성심근증(hypertrophic cardiomyopathy)만은 예외입니다. 고양이의 20~30%가 이 질환을 앓을 정도로 흔하게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증상도 치명적인 데다 발병원인도 알 수 없어 보호자들의 주의 깊은 관심이 필요합니다. 단지 일부 품종의 고양이에서 유전자 이상으로 발생한다는 것이 알려져 있을 뿐입니다.

왼쪽 심장의 심실이 비정상적으로 커지는 비대성심근증은 폐에 물이 차거나 붓게 만들다가 심부전증, 전신동맥혈전 등으로 이어져 결국 고양이를 사망에 이르게 합니다.

이 질병이 더욱 무서운 것은 병의 초기와 중간 단계에서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건강검진을 받을 때 심장잡음, 부정맥 등이 확인되거나 전신혈전색전과 같이 심각한 증상으로 발견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비대성심근증에 대처하는 가장 현명한 방법은 조기진단입니다. 진단을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임상증상 확인, 방사선, 청진, 초음파 등이 이용되지만 ‘심장초음파진단’을 통해 예후를 판정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연구에 의하면 비대성심근증은 어린 연령에서도 발생하지만 평균적으로 6.5살 정도의 나이에 발병하고 발병 고양이의 75%가 수컷이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또 랙돌 고양이(Ragdoll), 메인쿤 오양이(Maine Coon), 페르시안 고양이(Persian), 아메리칸 쇼트헤어 고양이(American Shorthair), 브리티시 쇼트헤어 고양이(British Shorthair) 등의 품종에서 많이 발병하므로 위에 해당하는 고양이를 키우는 보호자들은 특히 주의할 것을 당부드립니다.

사람에게도 건강검진은 중요하지만 말 못하는 동물인 경우는 더욱 그 중요성이 높습니다. 나이가 6살이 넘은 고양이가 있다면 별다른 이상이 없어도 조기진단을 위해 동물병원에 방문하시는 것을 권해 드립니다.

비대성심근증은 무서운 질환이지만 조기에 진단된다면 적절한 약물투여와 체중관리 등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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