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 약사의 셀프메디케이션(Self-medication)] 견디기 힘든 두통, 어떤 약을 선택할까
[배현 약사의 셀프메디케이션(Self-medication)] 견디기 힘든 두통, 어떤 약을 선택할까
  • 헬스경향 배현 밝은미소약국(분당) 약국장
  • 승인 2017.04.03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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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머리를 찌르는 듯한 통증에 정신을 못 차린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두통의 무서움을 잘알고 있을 것이다. 정말 두통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그 고통을 이해하기 어렵다.

얼마나 많은 환자가 두통을 호소하고 있을까? 대한두통학회, 잡코리아가 직장인 9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결과 응답자의 29.3%가 주 1~3회 두통에 시달린다고 답변했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두통환자가 2010년 67만여명에서 2015년 79만여명으로 5년 새 20% 정도 증가했다.

이에 발맞춰 진통제시장도 연일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강세를 보이는 게보린(삼진제약)과 이지엔6(대웅제약)의 경우 각각 2016년 14억여원, 4억여원으로 2015년에 비해 17%, 34% 정도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두통은 크게 일차두통과 이차두통으로 나뉜다. 일차두통은 두통자체가 원인이며 이차두통은 다른 원인질환에서 유발된 두통이다. 일반적으로 일차두통이 전체의 90%를 차지하는데 편두통과 긴장형두통, 군발성두통이 대표적이다. 이중 일반의약품으로 증상완화가 가능한 것은 편두통과 긴장형두통이다.

■편두통

배현 밝은미소약국(분당) 약국장

편두통은 한쪽 머리에서 박동성 통증이 4~72시간 지속되며 통증강도도 강해 삶의 질 저하를 가져온다. 주로 시각장애(섬광, 물결모양 등이 보임), 얼굴이나 머리 양쪽의 감각저하, 언어장애, 현기증 등의 전조증상을 보인 후 본격적인 두통이 발생하는데 무조건 한쪽만이 아니라 양쪽 다 아프거나 옮겨 다니기도 하며 소리와 빛에 민감해지기도 하고 속이 메스껍거나 구토 등 위장관증상을 유발하기도 한다.

■긴장형두통

긴장형두통은 스트레스성두통으로 불리며 누르거나 조이는 듯한, 또는 머리가 맑지 않고 무거운 두통을 호소하며 일시적인 경우와 만성이 있다. 일시적인 경우 한 달에 15회 미만 발생하며 만성인 경우 3개월에 걸쳐 한 달에 15회 이상 두통이 발생한다. 대부분 목이나 뒤통수, 어깨 등의 통증을 호소하지만 이마나 머리전체의 두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두통의 강도는 그리 세지 않지만 만성인 경우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군발성두통의 경우 일반의약품으로 완화하기 어렵기 때문에 바로 병원에 가야한다. 특징적 증상은 ▲반드시 편측에만 참을 수 없는 통증이 오며 안절부절 못하고 초조해한다 ▲수십 분에서 수시간 눈을 쑤시는 듯한 두통이 하루에도 여러 차례 반복되며 잘 때에도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두통은 반드시 의사의 진료가 필수다. 하지만 일시적인 두통은 일반의약품으로 어느 정도 관리 가능하다. 단 만일 두통이 ▲참을 수 없는 급격하고 심각한 두통 ▲10일 이상 지속되는 두통 ▲임신 3기의 임산부(28주 이상)의 두통 ▲8세 이하의 어린이환자 ▲고열이나 심각한 감염증후가 있을 때 ▲간질환병력이 있거나 1일 3잔 이상 술을 마시는 환자라면 즉시 병원에 가야한다(비처방약 핸드북에서 발췌).

얼마 전 약국을 방문한 환자도 두통 때문에 불편함을 호소하는 환자였다.
  
환자: 머리가 아파서요.
약사: 어떻게 아프세요? 갑자기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아픈가요? 약국 방문 전 두통약을 복용하진 않았나요?
환자: 약은 먹지 않았고요. 가끔 두통으로 인해 좀 불편해요. 통증이 아주 심하지는 않은데 신경을 많이 썼는지 뒷목이 뻣뻣하면서 머리가 무겁고 아픈 듯 해요.
약사: 네. 그렇다면 일반의약품으로도 어느 정도 조절 가능할 것 같습니다. 두통약이라도 몸 상태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종류가 다양합니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 단일제제(캡슐, 정제형)

이부프로펜(부루펜-삼일), 덱시부프로펜(이지엔6프로-대웅), 나프록센(탁센-녹십자)으로 대표되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는 통증완화에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NSAIDs제제는 위장관에서 신속하게 흡수되며 30분 정도 지나면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부프로펜의 지속시간은 6~8시간으로 1일 3~4회, 성인은 최대 3200mg까지 복용이 가능하다. 부루펜정400mg의 경우 8정까지 복용할 수 있다. 덱시부프로펜도 1일 3~4회 복용 가능하며 성인은 최대 1200mg까지 복용 가능해 이지엔6프로는 4캡슐까지 먹을 수 있다.

나프록센은 지속시간이 12시간으로 1일 2회, 하루 1250mg까지 복용 가능하다. 편두통에 사용할 경우 처음 750mg으로 시작해 12시간 후 250~500mg을 더 복용할 수 있게 돼 있다. 탁센은 최초 3캡슐 복용 후 12시간 경과 후 1~2캡슐 추가복용이 가능하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는 효과가 빠르고 지속시간이 길다는 장점이 있지만 위장관장애, 어지러움이나 현기증, 피로 등의 중추신경증상, 수분배출 저해로 인한 부종발생에 주의해야한다. 특히 부작용으로 소화불량, 속쓰림, 메스꺼움 등이 생길 수 있고 심하면 위장관궤양이나 천공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자주 음주하거나 위장관이 약한 사람, 신장기능이 떨어진 경우 사용하지 않는다. 나프록센의 경우 12세 미만은 복용을 피한다.

■아세트아미노펜 단일제제(속효형, 서방형)

타이레놀로 유명한 아세트아미노펜은 위장관에서 빠르게 흡수되며 30분내에 효과를 나타내고 지속시간은 4시간 정도다. 서방형제제(타이레놀이알)는 8시간 정도 지속된다. 아세트아미노펜은 4~6시간(서방형은 6~8시간) 간격으로 최대 4000mg까지 복용 가능하다.

아세트아미노펜은 NSAIDs가 가지고 있는 위장관부작용이 없어 공복에도 먹을 수 있고 영아에게도 사용할 수 있어 많이 쓰인다. 단 간독성을 나타낸다는 중대한 단점이 있다. 따라서 1일 3잔이상 음주하거나 간독성 유발약물을 복용하는 경우, 영양결핍이 있는 경우 되도록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처방의약품과 일반의약품에 포함된 경우가 많아 복용 시 총량에 주의해야한다.

■아세트아미노펜 + 카페인 복합제

펜잘큐정(종근당)처럼 카페인과 아세트아미노펜 복합제제는 단일제제보다 효과가 좋을 때가 많다. 단 카페인에 민감한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 다른 주의사항은 아세트아미노펜과 같다.

■아세트아미노펜 + 이소프로필안티피린 + 카페인 복합제

게보린(삼진제약)으로 유명한 3가지 복합처방은 두통완화제로 오랜 기간 사랑 받았다. 그만큼 효과적이라는 말이다. 단 이소프로필안티피린은 피린계알레르기가 있는 경우 생명에 위해를 가할 수 있어 주의해야한다. 나머지 주의사항은 아세트아미노펜과 같다.

■아세트아미노펜 + 디클로랄페나존 + 이소메텝텐뮤케이트

미가펜캡슐(우리들제약), 마이드린캡슐(녹십자)로 대표되는 두통치료제다. 진통효과를 주는 아세트아미노펜에 진정효과를 주는 디클로랄페나존과 교감신경에 작용해 혈관을 수축시키는 이소메텝텐뮤케이트가 복합돼 긴장성·혈관성두통을 완화시켜 준다. 단 부작용으로 일시적 혈압상승이나 녹내장이 악화될 수 있고 진정작용으로 인해 어지러움이나 현기증 등이 있을 수 있어 운전 및 기계조작 시 주의해야한다. 나머지 주의사항은 아세트아미노펜과 같다.

■한약제제
한약제제는 다른 일반의약품과 병용이 가능해 증상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상역감이 강하고 두통이 있다면 거풍지보단을, 손발의 냉감과 찌르는 듯한 두통·구토감이 수반되면 오수유탕을, 위장이 약한 사람에게 어지럼증과 두통이 수반된다면 반하백출천마탕을,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입맛이 없고 메스꺼우며 편두통이 있다면 소시호탕을, 감기기운이 있으면서 어깨가 결리고 두통이 있다면 갈근탕을, 변비경향이 있으며 찌르는 듯한 두통을 호소하면 도핵승기탕 등을 증상에 맞춰 사용할 수 있다.

약사: 스트레스, 피로, 카페인, 음주, 흡연, 과도한 수면 등도 두통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생활요법을 잘 지켜야합니다. 특히 편두통의 경우 초콜릿이나 감미제(아스파탐), 치즈, 포도주, 콜라 등 음식물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식생활도 중요합니다. 또 만일 약을 먹었을 때만 증상이 완화되고 주 3일 이상 두통약을 복용해야한다면 즉시 의료기관에 방문해야합니다.

※참고자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 통계자료
비처방약핸드북. Rosemary R. Berardi 외 공저. 조윤커뮤미케이션
24시약사 두통관리. 수지 코헨. 조윤커뮤니케이션
근거중심의 외래진료 매뉴얼. 이상봉/정세영. 대한의학서적
한방약의 약능과 약리. 타니 타다또. 전파과학사
양한방 병용처방 매뉴얼. 아키바 테쯔오. 군자출판사
질환별 한방치료의 실제. 반도쇼조. 군자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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