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의 건치이야기] 치아를 살리는 수술 ‘치근단절제술’
[김현종의 건치이야기] 치아를 살리는 수술 ‘치근단절제술’
  • 헬스경향 김현종 서울탑치과병원 원장
  • 승인 2017.05.31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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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가 갑자기 붓거나 아프고 흔들려 치과에서 방사선사진을 찍으면 치아뿌리 끝에 염증이 있다는 말을 듣는 경우가 많다.

방사선사진에 검게 보이는 염증소견은 물혹이나 고름덩어리, 아니면 염증조직일 수도 있다. 전문의학용어로는 물혹은 낭종, 고름은 농양, 염증조직은 육아종이라고 한다. 치아뿌리 끝에 위치한다고 해서 치근단낭종, 치근단농양, 치근단육아종이라고 부른다.

김현종 서울탑치과병원 원장

진단명은 이처럼 세 가지로 구분하지만 이는 조직학적인 차이로서만 의미가 있고 일반적인 치료법으로 신경치료가 있다. 즉 치아를 뚫고 들어가 신경관 내의 염증을 제거함으로써 뿌리 끝의 염증도 함께 제거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신경치료를 했는데도 붓거나 아프면서 증상이 계속 남아 있다면 결국 이를 빼야한다는 진단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데 이때 마지막으로 시도해 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치근단절제술’이라는 치료법이다.

말 그대로 치아의 뿌리 끝부분에 수술적으로 접근해 치아뿌리 끝 낭종이나 물혹 또는 육아종조직을 긁어내고 치아뿌리 끝을 잘라내고 잘라낸 뿌리 끝에 무기물 트리옥사이드( MTA;Mineral Trioxide Aggregate)라는 인공물질을 채워 넣는 치료법이다.

치아뿌리를 잘라내는 것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는데 첫째, 치아감염이 진행된 신경관 안에 세균이 계속 자랄 수 있는 빈 공간을 잘라냄으로써 염증이 없어지게 하는 것과 둘째, 치아뿌리 끝에서 신경관이 여러 갈래로 갈라지는데 이곳에 세균이 존재하면 아무리 좋은 치료를 해도 근본치료가 되지 않고 염증이 다시 생겨 붓고 아픈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또 일부 치아뿌리 끝에 염증이 많이 진행돼 치조골의 빈공간이 넓다면 여기에 뼈를 이식하기도 한다. 이미 신경치료 후 보철치료까지 끝났어도 잇몸주위가 붓고 아프면 재신경치료를 하는데 이때 신경치료의 위험성과 보철물제작비용 때문에 재신경치료 대신 치근단절제술을 시행할 수도 있다.

치근단절제술은 주로 앞니와 작은 어금니 사이에서까지 쉽게 진행할 수 있으며 큰 어금니( 구치)는 한 개라도 뿌리가 여러 갈래이고 주위에 수술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조심스럽게 접근해야한다.

치근단절제술은 매우 미세한 영역을 다루는 수술이기 때문에 주로 현미경이나 고배율확대경을 이용해 수술한다. 수술이라고는 해도 치아 하나인 경우 전체적으로 약 1cm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진행돼 수술 후 출혈이 많지 않고 붓기도 심하지 않다.

하지만 치근단절제술은 이미 치아가 전체적으로 많이 흔들리는 경우, 치아뿌리가 짧아 치아를 자르면 치조골에 남는 부분이 적은 경우, 치아가 수직적으로 균열이 간 경우에는 아무리 좋은 치료법이라고 해도 시행할 수 없고 결국 발치진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

치아치료 시 환자와 의사 모두가 정확한 진단 아래 치아를 살리는 방법을 선택하기 위해 노력한다. 치근단절제술은 치아를 살리는 여러 가지 수술방법 중 하나로 의사와의 적극적인 상담 후 실시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정리 유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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