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 약사의 셀프메디케이션(Self-medication)] 복통에 효과적인 일반약의 종류
[배현 약사의 셀프메디케이션(Self-medication)] 복통에 효과적인 일반약의 종류
  • 헬스경향 배현 밝은미소약국(분당) 약국장
  • 승인 2017.06.09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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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이 있다. 평소 위장질환이 있는 것도 아니고 과식한 것도 아닌데 신경을 쓰는 것만으로도 나타날 수 있는 통증. 복통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불편한 증상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복통에 시달리고 있을까? 2009년 베링거인겔하임에서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상자 10명 중 4명이 연 1회 이상 복통 및 복부불쾌감을 경험했다고 한다.

배현 밝은미소약국(분당) 약국장

2015년 존슨엔존슨이 성인은 물론 13세 이하 소아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명 중 한 명은 3개월 내에 복통을 경험했던 적이 있다고 한다. 많은 아이들이 복통증상을 호소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통증은 감각신경의 일종인 통증수용체의 반응이다. 복부에서 근육의 수축운동이 통증수용체에 영향을 주면 복통이 일어난다. 이 증상은 위장관 확장으로 더 심해진다. 또 위장관운동은 자율신경의 지배를 받고 있기 때문에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사촌이 땅을 사 부러움을 느낄 때 배가 아픈 것은 바로 스트레스 때문인 것이다.

근육수운동뿐 아니라 세균이나 바이러스감염, 위궤양이나 위염 같은 점막염증, 장관혈관의 순환 장애, 폐색, 중금속 등 독성물질 섭취 등도 복통의 원인이 된다.

복통은 내장통과 체성통, 관련통으로 나뉜다.

내장통은 복부장기에서 일어나며 보통 우지끈하게 아프거나 졸라 맨 듯한 통증을 느낀다. 대부분 복부 가운데서 느껴진다. 체성통은 복막이나 복부영역의 체벽에서 일어나며 움직이면 더 아프고 날카로운 통증을 느낀다. 관련통은 심근경색이나 폐렴, 폐경색 등 질환이 있을 때 일어나며 질환 부위와 복부가 같은 신경영역에 속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복통은 나타나는 부위에 따라 어떤 질환 때문에 발생했는지 예측해 볼 수 있다. 간문맥과 담낭이 있는 부위인 오른쪽 상복부에 통증이 있다면 담낭염, 간질환 등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위, 십이지장, 식도가 있는 부위인 명치부위에 통증이 있다면 위염이나, 십이지장궤양, 식도염 등을 의심해 볼 수 있으며 간혹 심근경색에서도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위와 췌장이 있는 왼쪽 상복부에 통증이 있다면 위궤양이나 췌장염 등을, 오른쪽 하복부의 통증은 충수염을, 아랫배에서 느껴지는 통증은 방광염이나 요로결석을 각각 의심해 볼 수 있다. 왼쪽 하복부는 하행결장이 있어 대장염이나 과민성대장증후군 등이 있을 때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생리통이나 난소질환 등 여성생식기질환이 있는 경우 하복부에 통증이 나타난다. 배꼽부위를 포함한 복부전체의 통증은 변비, 과민성대장증후군, 위장염, 복막염 등 다양한 증상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

만일 복통이 있으면서 ▲물조차 삼키기 힘들 만틈 식이섭취가 어려운 경우 ▲구토가 동반되는 경우 ▲위장관 출혈이 의심되는 경우 ▲실신 ▲임신 ▲최근 수술한 이력이 있는 경우 ▲열이 날 경우 지체하지 말고 신속하게 의료기관을 방문해야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복통은 장관근육의 경련이나 가벼운 위장자극 등으로 인한 것이 많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발생한 복통의 경우 일반의약품을 사용해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

환자: 배가 아파서 그러는데 복용할 수 있는 약이 있을까요?
약사: 안색이 좋지 않네요. 혹시 전에도 이렇게 아픈 적이 있었나요?
환자: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배가 아픈 적이 있었어요.
약사: 구토나 열은 없었나요?
환자: 네. 그냥 배가 쥐어 짜듯이 아픈 느낌만 있어요. 지난번 건강검진에서 위염이 약간 있다고 했는데 점심에 매운 것을 먹어서 그런지 배가 아프네요.
약사: 보통 위장점막이 자극되면 경련을 일으켜 배가 아플 수 있는데요. 증상에 맞는 약을 설명해 드릴께요.

■배가 쥐어 짜듯 아플 때는 ‘진경제’(브롬화스코폴라민, 파파베린)

흔히 배가 아프면 통증을 완화시켜야 한다는 생각에 진통제를 복용하려 한다. 하지만 이 때 복용해야하는 약은 진경제다. 진경은 경련을 완화시켜 준다는 뜻으로 경련성 복통에 사용한다.

장관근육은 부교감신경의 자극을 받아 수축하게 되며 지나친 수축은 경련으로 이어지는데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다. 진경제는 장관신경의 부교감신경수용체를 차단함으로써 수축을 억제한다. 즉 경련을 멎게 해 복통을 완화시키는 것이다. 부스코판정 등의 성분인 브롬화스코폴라민, 이지정 등의 디싸이클로민은 대표적인 부교감신경차단제다.

부교감신경차단제는 대부분 장관근육에 작용하지만 일부는 전신작용이 있어 사용 시 주의해야한다. 전립선비대증, 녹내장, 심장질환, 고혈압, 갑상선기능항진, 근무력증환자는 물론 장 운동능력이 떨어진 환자에게도 투여하지 않는다.

약을 복용하면 입이 마르거나 눈이 부시고 가슴 두근거림, 두통, 어지러움, 소변이 불편해지는 등 자율신경실조로 인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만약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면 바로 투약을 중단해야한다.

파이런스캡슐, 파파민액처럼 파파베린과 스코폴라민이 복합된 진경제도 있다. 파파베린은 부교감신경 차단과 다른 기전으로 장관근육을 이완시킨다. 또 혈관확장작용도 있어 복통완화에 효과적이다.

■속 쓰리면서 아프다면 ‘제산제’(라니티딘, 라니티딘복합제, 겔 타입 제제)

지나친 위산분비나 자극적인 음식물 섭취로 인해 위장점막이 자극을 받으면 위장점막 손상으로 인한 복통이 유발될 수 있다. 위산분비가 일어나면 이런 증상이 더욱 심해지는데 위산분비억제제나 제산제가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일반의약품 위산분비억제제는 히스타민수용체에 작용해 위산분비를 억제하는 히스타민2수용체 길항제다. 라니티딘과 시메티딘, 자니티딘이 허가돼 있는데 약물상호작용과 부작용이 적은 라니티딘이 가장 많이 사용된다.

라니티딘성분의 일반의약품은 큐란75mg이나 잔탁75mg이 대표적이다. 잔트락틴, 라니원 등 라니티닌, 산화마그네슘, 규산알루민산마그네슘, 수산화알루민산마그네슘 복합제는 31.5mg의 라니티닌 염산염으로 산 분비를 차단하고 제산제로 위산을 중화해주기 때문에 널리 사용된다.

라니티닌이 함유된 약을 복용하면 졸릴 수 있어 운전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 간혹 두통이나 변비 등이 생길 수 있다. 위산농도에 따라 흡수가 결정되는 철분제, 항진균제 등을 복용하고 있다면 위산분비억제제에 의해 흡수가 떨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한다.

제산제 알루미늄염이나 마그네슘염을 함유하고 있는 제제를 먹을 때는 변비나 설사가 나타날 수 있다. 또 신장기능이 좋지 않은 사람은 복용해서는 안 된다. 알루미늄 함유 제산제의 경우 오렌지 주스와 함께 복용하면 알루미늄 흡수가 증가될 수 있어 주의해야한다.

겔 형태의 제산제는 알루미늄이나 마그네슘 같은 금속성 제산제인 알마겔에프나 겔포스엠이 있다. 겔 형태의 제산제는 위장벽까지 신속하게 이동하기 때문에 증상을 빠르게 완화시킨다. 알마겔에프와 겔포스엠은 다른 약의 흡수를 방해할 수 있어 식전복용을 원칙으로 하며 지속시간이 짧아 1일 4회까지 복용한다. 겔포스엠의 경우 가스를 제거하는 효능을 갖추고 있어 팽만감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약제제

증상에 따른 한약제제 사용은 다른 일반의약품과 병용해 사용할 수 있어 증상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체력이 약하고 배가 차며 만성경련성복통을 호소하는 경우 안중산을, 복부가 무력하며 장 경련으로 인해 복통이 심한 경우 대건중탕을, 배와 손발이 차고 안색이 좋지 못하며 복통, 구토, 설사가 수반되면 이중탕을, 하복부에 가스가 차며 배가 아프고 과민성대장증상을 보이면 계지가작약탕을, 스트레스가 심하고 메스꺼우며 명치부위가 답답하고 아픈 경우 대시호탕을, 발작적인 경련성 복통이 수반되면 작약감초탕을, 후중감 있는 설사와 배꼽근처를 만지면 통증이 심한 경우 황금탕을, 변비가 있으며 복통이 심하다면 조위승기탕 등을 증상에 맞춰 사용할 수 있다.

약사 : 복통이 있는 경우 배를 따뜻하게 하면 도움이 됩니다. 쥐어 짜는 듯한 경련성 복통의 경우 음식물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지만 속이 쓰리면서 아프다면 음식물 섭취가 도움이 됩니다. 기름진 음식, 찬 음식, 탄산음료나 카페인 섭취, 흡연은 복통을 악화시킬 수 있어 피해야합니다.

참고자료
2015. 12. 15 헬스경향 보도자료 “자주 열나는 우리아이, 해열제 제대로 먹이고 있나요?”
근거중심의 외래진료 매뉴얼(대한의학서적, 2011)
비 처방약 핸드북17판(조윤커뮤니케이션, 2013)
인체생리학 제7판(라이프사이언스, 2011)
원색최신의료대백과사전(신태양사, 1992)
증후에 의한 한방치료의 실제(의방출판사,2006)
현대한방강좌(금강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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