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영의 ‘고령사회 리포트’] ⑯시니어여행 트렌드(上) - “액티브 시니어는 자유여행 덕후”
[이나영의 ‘고령사회 리포트’] ⑯시니어여행 트렌드(上) - “액티브 시니어는 자유여행 덕후”
  • 이나영 객원기자 (senioryoung@k-health.com)
  • 승인 2017.06.26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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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영 객원기자

여름휴가시즌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한 빅데이터 전문기업에 따르면 기온이 오를 때마다 인터넷상에서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휴가언급량도 함께 늘어난다.

최근 시간적, 경제적 여유를 지닌 시니어들의 여행이 늘면서 여행업계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인구 3명 중 1명(약36%)이 50세 이상 시니어다. 우리나라 시니어여행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해외 고령화선진국의 시니어여행 트렌드를 2회에 걸쳐 소개한다.

# 김모 씨(78세)는 이번 여름에도 특별한 휴가계획이 없다. 집에서 TV를 보거나 운동 겸 동네산책이 하루 일과다. 무더위에 마음은 어디라도 가고 싶지만 무릎이 아파 오래 걷지 못한다. 게다가 요실금증세까지 있어 장거리여행이 두렵기만 하다. 그나마 TV가 있어 위안이 된다. 

# 얼마 전 퇴직한 이모 씨(62세)는 성수기 전에 여행을 다녀올 생각이다. 젊어서는 아이들 학원과 직장휴가기간을 맞추다 보니 비싼 줄 알면서도 극성수기에 떠나야만 했다. 하지만 이 씨는 퇴직 후 시간이 많아진 덕에 아내와 유럽배낭여행을 계획 중이다. 그는 인터넷 배낭여행카페에서 정보를 모으고 딸에게 스마트폰 지도앱으로 길찾기도 배웠다.

고령화로 기대여명이 크게 늘었다. 기대여명이란 특정연령대에 속한 사람이 향후 생존할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생존연수를 말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60세를 기준으로 기대여명은 남•녀 각각 82세와 87세였다. 법적 은퇴연령을 60세로 본다면 은퇴 후 여가시간이 20여년 이상인 셈이다. 최근 한 설문조사결과처럼 50대 초반을 체감은퇴연령으로 보고 100세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가정하면 심하게는 은퇴 후 50년을 생활해야한다.

그렇다면 길어진 여가시간을 노인들은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2016년 통계청이 조사한 65세 이상 ‘고령자통계’에 따르면 주말이나 휴일에 대부분 TV(83%)를 보거나 휴식(51%)을 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가장 하고 싶은 활동은 ‘관광’으로 절반인 51%가 여행에 대한 바람이 있었다.

한편 노인들의 해외여행경험은 어떨까? 같은 통계에서 지난 1년간 노인 10명 중 1명(10.2%)만이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노인이 장거리 여행을 하지 못하는 데는 신체적 제약이 큰 이유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국민여행실태조사’에 따르면 해외여행을 하지 못하는 이유로 60대 이상 4명 중 1명(26.1%)이 ‘건강문제’를 꼽았다. 이는 50대(3.6%)보다 7배 이상 높은 수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액티브 시니어를 중심으로 여행트렌드가 달라지고 있다. 50대 이상 해외여행 출국자는 2011년 311만명에서 2016년 575만명으로 약 85% 증가했다. 기존 65세 이상 노인과는 여러 면에서 차이를 보이는 5060 액티브 시니어들은 여유 있는 시간과 경제력으로 여행업계의 비수기조차 없애고 있다. 
 

tvN 여행예능프로그램 ‘꽃보다 할배’. 출처 tvN 

액티브 시니어의 여행패턴도 기존세대와는 차이를 보인다. 단체여행 위주였던 기존 시니어세대와는 달리 액티브 시니어는 자유여행을 선호한다. 국내 한 여행사에 따르면 자유여행상품(항공권과 숙소만 예약)을 이용한 60대 이상 여행객은 2014년 9000명에서 2016년 1만8000명으로 2배 늘었다. 대표적인 시니어 배낭여행 커뮤니티는 최근 회원수가 3000명에 육박한다. 

시니어들의 장거리여행에서 주의해야할 사항은 무엇일까? 우선 스마트폰 활용은 필수다. 숙박이나 음식점을 찾고 번역을 하거나, 환율을 계산하는 등 스마트폰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해결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다음으로 질환이 있다면 출발 전 의사와 꼭 상담해야한다. 병력에 따라 주의사항을 숙지하고 적시에 복용해야 하는 약도 잘 챙겨야한다. 현지에서 필요한 예방접종도 잊어서는 안 된다. 노안이 왔다면 분실을 대비해 여벌의 안경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한 종편채널의 여행예능프로그램은 시니어의 최근 여행트렌드를 대변한다. ‘꽃보다 할배’가 시니어의 배낭여행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면 ‘윤식당’은 장기간 해외에 살아보는 롱스테이(long-stay)를 꿈꾸게 만들었다. 또 최근 방송중인 ‘알쓸신잡’은 지식자유여행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왜 이렇게 시니어에게 여행이 인기일까? 평균수명이 늘수록 건강하고 활동적인 시니어 역시 폭발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앞으로는 여행트렌드도 상당 부분 시니어들이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주목해야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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