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 만성신장병 바로알기 ①강제적 수분공급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 만성신장병 바로알기 ①강제적 수분공급
  • 헬스경향 이진수동물병원 이진수 원장
  • 승인 2017.08.0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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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만성신장병은 특히 노령의 고양이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질환이다. 하지만 정확하지 않은 정보에 현혹돼 있는 보호자들이 많아 앞으로 수회에 걸쳐 고양이 만성신장병과 관련한 정보의 옳고그름을 짚어주고자 한다. 먼저 첫 번째로 강제적 수분공급에 관해 알아보자.  

고양이는 육식 동물로서 작은 설치류를 주로 잡아 먹었다. 설치류 자체로 충분한 수분공급이 이뤄질 수 있으며 신장의 요농축 능력도 뛰어나 스스로 물을 먹는 경우는 개에 비해 적을 수밖에 없다. 

이진수 이진수동물병원 원장

하지만 집에서 키우는 반려묘의 경우 얘기가 달라진다. 집안에서 상용화 된 건사료를 주로 먹는 상황에서는 자연적으로 어느 정도의 수분을 섭취하게 된다.

만일 충분한 수분섭취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탈수가 초래되고 이로 인해 신장이 손상될 수 있다. 따라서 고양이는 영양학적으로 충분한 수분공급을 고려해 건사료보다는 캔사료를 급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신장병을 예방한다는 목적으로 수분공급에 집착할 경우 문제가 된다. ▲늘 밥에 물을 말아주거나 잘 먹는 간식을 물로 희석해서 주거나 주사기로 강제 급여하거나 심지어는 불필요한 피하수액을 집에서 직접 투여하는 경우가 대표적인 예다.

물론 이러한 조치는 만성신장병으로 진단받은 경우 필요한 사항이다. 특히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식욕을 유지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하지만 정확한 진단 없이 단지 고양이가 신장병이 잘 발생한다는 이유로 강제적으로 수분을 공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필요 이상의 수분을 공급한다고 해서 신장병이 예방되는 것도 아니다.  물론 강제 급수를 통해 물에 대한 혐오감이 생기거나 피하수액을 잘못 놔서 피부 육아종(피부에 수포와 같은 붉은색 모양의 원형발진이 나타남)이 생기는 경우를 제외하면 이러한 행위는 문제되지 않는다. 하지만 탈수 예방 등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스스로 물을 먹는 상황이라면 고양이보다는 특히 보호자에게 번거로울 수 있다.

따라서 강제음수를 계획하고 있다면 동물병원에서 먼저 신장병 여부를 평가받아야 하고 그전에 탈수 상태인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만성신장병이 없더라도 수분섭취가 불충분해 탈수가 발생한다면 어느 정도 강제적인 수분공급은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리해보면 충분한 수분공급은 신장 건강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자발적인 수분공급을 넘어 ‘강제성’을 띨 경우 그전에 반드시 탈수 및 신장병 여부를 확인해야한다. 추후 신장병으로 진단되면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근거 없는 노력에 미리 시간을 낭비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정리 장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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