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만성신장병 바로알기② ‘크레아티닌’ ‘요비중’이 뭐죠?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만성신장병 바로알기② ‘크레아티닌’ ‘요비중’이 뭐죠?
  • 헬스경향 이진수 이진수동물병원 원장
  • 승인 2017.09.04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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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칼럼에서 만성신장병은 종합적인 평가를 통해 진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칼럼에서는 여러 평가항목 중 대중들이 잘 모르거나 잘못 알고 있는 ‘요비중’과 ‘크레아티닌’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그전에 만성신장병이 어떤 질환인지부터 짚고 넘어가자. 신장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혈액여과를 통해 몸의 노폐물을 배출하는 것이다.  하지만 신장병으로 인해 신장기능이 떨어지면 여과율이 감소해 노폐물이 배출되지 못하고 쌓이면서  다양한 증상을 일으킨다. 즉 신장기능저하는 곧 여과율 감소로 생각하면 된다.

이진수 이진수동물병원 원장

하지만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여과율을 측정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대신 여과율을 대변할 수 있는 신장수치를 신장기능을 판별하는 척도로 활용한다. 이때 활용되는 것이 바로 근육유래물질인 ‘크레아티닌’이다.

신장기능이 떨어져 여과율이 감소하면 신장을 통해 배출돼야 하는 크레아티닌의 혈중농도가 높아진다. 크레아티닌 농도가 높아질수록 신장기능은 이에 비례해 감소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또 하나 더 알아둬야 할 신장의 기능은 바로 요농축이다. 사람이건 동물이건 생명유지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물’이다. 신장도 노폐물은 버리지만 몸에 필요한 수분은 최대한 흡수한다. 이를 검사에서는 요비중으로 측정하는데 요농축이 잘 돼 진한 오줌일수록 요비중은 높아지게 된다.

지금까지 만성신장병 관련해 여과율, 크레아티닌, 요비중에 대해 정리해봤다. 이제는 순서만 기억하면 된다. 일반적으로 신장기능이 떨어져 여과율이 감소하면 이후 신장의 농축력이 떨어져 요비중이 낮아지고 신장기능이 더  떨어지면 크레아티닌 농도가 높아진다. 즉 실제 검사에서 요비중 저하, 크레아티닌 농도 상승 순으로 나타나면 신장기능이 저하됐다는 의미다.

특히 필자가 첫째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요비중이다. 만성신장병에서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신장수치의 상승보다 요비중 저하가 먼저 나타나기 때문이다. 신장기능평가, 만성신장병 진단에 있어 요검사가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따라서 요검사는 진단과정에 꼭 포함돼야 한다.

크레아티닌 농도 역시 빼놓을 수 없다. 고양이를 진료하다 보면 크레아티닌 농도가 0.1 증감해도 일희일비하는 보호자를 자주 접한다. 이전에 비해 농도수치가 조금이라도 감소하면 ‘좋아졌구나’ ‘다행이다’ 등의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알아야 할 것은 신장기능이 한 번 저하되기 시작하면 다시 회복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수액처치와 약물복용을 통해 크레아티닌 농도가 0.1 감소할 순 있지만 이것은 신장기능이 회복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저 고양이가 불편함을 덜 느끼는 정도밖에 기대할 수 없다.

만성신장병 치료목표는 최대한 질병의 진행속도를 늦추면서 고양이의 삶의 질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수의사와 긴밀한 상담을 통해 고양이에게 맞는 최적의 치료법을 찾아야 한다. 0.1 수치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인내심을 갖고 고양이의 상태변화를 꼼꼼히 살피도록 하자. 정리 장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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