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하 원장의 웰빙의 역설] 가을철 면역력 높이려면 밤사이 체온을 잡아라
[한동하 원장의 웰빙의 역설] 가을철 면역력 높이려면 밤사이 체온을 잡아라
  •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 승인 2017.09.12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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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되면서 일교차가 심해졌다. 제법 가을을 티내는 양 새벽녘에는 쌀쌀하기까지 하다. 이맘때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온도변화다. 온도변화에 몸의 잘 적응하지 못하면 면역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가을철 저녁부터 밤사이가 문제다.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가을에는 숙살지기(肅殺之氣)가 강해 모든 기운을 아래로 끌어 내린다. ‘황제내경’에는 ‘하루에도 사계절의 구분이 있으니..... 저녁은 가을에 해당하고 밤은 겨울에 해당한다’고 했다. 또 ‘저녁에는 사람의 기운이 비로소 쇠해지고 반면에 사기(邪氣)는 심해지면서 병이 심해지게 된다’고 했다.

아니나 다를까. 가을철 저녁은 온도변화가 심해 면역력이 더욱 쉽게 약화된다. 계절별로도 가을에 접어들면서 유독 부고소식이 많이 들린다. 하루 중 특히 저녁이나 밤사이 사망률이 높은 이유도 바로 면역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하지만 저녁보다 새벽이 더 문제다.

일반적으로 수면 중에는 체온이 점차 낮아지는데 새벽 4시경이 되면 가장 낮아진다. 최근 며칠 동안의 온도변화를 살펴보면 밤 11시는 20℃이고 새벽 2시부터 일출 직전까지는 대략 18℃ 정도로 약 2℃ 차이가 났다. 수면 중 체온은 낮아지는 데다 설상가상 방안으로 찬 공기까지 유입된다면 체감온도는 더욱 춥게 느껴질 것이다.

가을철 새벽녘에는 온도가 더욱 서늘해지면서 체온유지가 어렵고 혈관건강에도 문제가 생긴다. 따라서 노인이나 만성질환자는 밤사이 심혈관이나 뇌혈관질환의 발병률이 높아진다. 또 감기뿐 아니라 찬 자극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비염이나 천식환자도 증상이 재발하거나 악화된다.

가을철 환절기에 따뜻하게 옷을 입고 잔 경우와 아주 가볍게 입고 시원하게 잤을 때의 수면다원검사 결과를 비교한 연구에서는 시원하게 입고 잠을 잔 경우의 수면효율은 약 9% 떨어지고 잠을 깨는 횟수는 34%나 증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원하게 잠이 들었지만 새벽녘에 추워지는 체온이 문제가 된 결과다.

가을철 수면 중 체온을 떨어뜨리는 원인 중 한 가지는 바로 음주다. 물을 충분히 마시고 자면 갈증으로 인해 깨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또 수면 중 신진대사를 원활히 해 노폐물을 제거하면서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따뜻한 우유를 한잔 마시고 자는 것도 좋다. 단 과음한 후 잠들면 말초혈관의 충혈을 유발, 확장된 말초혈관을 통해 체열을 빼앗겨 체온까지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 따라서 과음한 다음 날 아침에는 몸이 더 춥게 느껴지는 것이다.

가을철 수면 중 체온손실을 막기 위해서는 상하의 옷은 적당한 두께의 긴 옷을 입는 것이 좋다. 가볍고 신축성이 있으면서 보온성과 통풍성까지 좋은 순면소재로 만든 니트도 괜찮다. 

목의 경동맥을 통한 체온손실을 막기 위해서는 목을 감쌀 수 있는 간단한 스카프도 도움이 된다. 스카프는 감기 예방효과도 있다. 하지만 땀이 날 정도로 보온하면 땀이 마르면서 체온을 빼앗기 때문에 너무 덥게 할 필요는 없다.

평소 수족냉증이 있다면 수면양말을 신고 비염이나 천식이 있다면 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자도 좋겠다. 면 마스크는 찬 공기의 직접적인 유입을 막아주고 코막힘을 예방한다. 자체 호흡으로 폐기관지 보습도 된다.

반대로 배꼽티, 레깅스나 코르셋과 같은 조이는 의복은 피한다. 배꼽티는 복부냉증을 유발하고 레깅스 등은 물리적인 혈압상승의 원인이 된다. 꽉 조이는 속옷이나 코르셋은 밤사이의 면역활동을 방해한다. 브래지어 같은 속옷은 입지 않고 자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가을철 면역력을 높이려면 밤사이 따뜻하고 편안한 숙면을 취하는 것이 최고다. 정리 장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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