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동물병원에서 반려동물의 병 낫게 하는 또 다른 힘은?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동물병원에서 반려동물의 병 낫게 하는 또 다른 힘은?
  • 양승화 24시 일산닥터독(Dr.DOG)동물병원 대표원장
  • 승인 2017.09.26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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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수의사로서 일한 지 2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반려동물을 보면 많은 생각이 든다. 하루에도 수많은 노령의 반려견과 반려묘가 구토, 설사, 식욕부진, 보행장애, 피부질환, 신경증상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다양한 증상을 보이며 동물병원을 찾는다.

양승화 24시 일산닥터독(Dr.DOG) 동물병원 대표원장

매번 보호자와 충분한 상담과 협조과정을 거쳐 질환을 객관적으로 진단·치료하지만 다른 동물병원 수의사와 마찬가지로 필자 역시 치료에 있어 항상 고민을 한다. 과연 이번 치료가 반려동물의 통증을 어느 정도 개선해주었는지, 향후 발생하는 만성질환은 어떻게 통증관리를 할 것인지 등을 말이다.

통증은 신체를 보호하기 위한 일종의 방어수단으로 신체의 경고라고 보면 된다. 수의사는 반려동물 보호자와의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질환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통해 질병을 치료함으로써 통증을 개선할 수 있다.

필자는 외과 전공 수의사로서 수많은 동물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상당한 통증을 유발하는 사지골절 및 슬개골탈구, 고관절탈구 등 정형외과 분야의 비중이 크다. 수술 또는 다양한 약물(오피오이드계 약물, NSAID-비스테로이드성 진통소염제 등)을 통해 질환과 통증, 그리고 반려동물의 삶의 질을 개선한다.

의학에서 특히 소아과는 부모의 간호 및 환경적인 안정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수의학 역시 마찬가지다. 통증이 있는 반려동물에게 두려움, 스트레스, 긴장은 과도한 신체반응을 더욱 예민하게 한다.

특히 입원치료를 필요로 하는 내과질환 및 수술이 필요한 외과질환이 있는 반려동물은 빛, 소리, 과도한 소음 등이 회복을 저해할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24시간 동물병원 운영체계 등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충분한 시설이나 입원장의 산소공급환경, 푹신하고 편안한 담요 등을 갖춰야 한다.

만일 반려동물이 입원할 경우 손발톱 정리, 발바닥 털의 제거 등 원내 스태프들의 다양한 노력이 요구되며 퇴원 후에도 물리치료(레이저치료, 침·뜸치료, 저주파치료) 및 다양한 재활관리가 필요하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동물병원에서 반려동물의 통증을 개선하는 수의학적인 절차이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만으로 반려동물의 통증이 적절히 관리될 수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필자의 주관적인 생각을 피력해보자면 이렇다. 필자와 16년간을 함께한 시츄도 노령견이 되면서 만성질환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다. 필자는 수의사로서 일반 보호자보다는 좀 더 의학적인 접근이 가능했을지 모르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반려동물 치료에 가장 도움을 줬던 것은 꼭 의학적인 것만이 아니었던 것 같다.

어릴 적 필자가 아플 때마다 “엄마 손은 약손”이라며 어머니가 몸을 만져주셨을 때 편안함을 느꼈듯 필자 역시 반려견을 수시로 안아주고 쓰다듬으며 사랑한다고 수없이 말했다. 이런 말과 표현이 반려동물에게도 전달돼 치료에 도움이 됐을 것이라 확신한다.

진심은 통하는 법이다. 반려동물을 진심으로 아껴주고 사랑한다면 질병은 물론, 그로 인한 통증까지 모두 나아질 수 있을 것이다. 정리 장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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