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견 눈이 충혈되고 눈곱이 많다면?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견 눈이 충혈되고 눈곱이 많다면?
  • 이동현 VIP동물의료센터 원장
  • 승인 2017.10.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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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필자는 눈이 아파서 안과진료를 받았다. 눈이 뻑뻑하고 잘 충혈되며 눈에 뭔가 들어간 것처럼 아프고 가려웠다. 진단명은 안구건조증. 인공눈물 등 안약을 처방받아 며칠 넣으니 한결 좋아졌다.

이동현 VIP동물의료센터 원장

안과치료를 받는 내내 머릿속에 한 달 전 필자가 진료했던 토토의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토토는 14살 된 시츄였다. 보호자는 토토가 눈에 노란 눈곱이 너무 많이 끼고 자주 눈을 비비며 특히 요즘에는 잘 보이지도 않는 것 같다며 병원에 데려왔다.

시력검사 등 기본적인 안과검사를 진행한 결과 토토 역시 안구건조증이었다. 안약과 안연고를 처방하고 일주일 후 다시 확인했을 때 너무나 예쁘게 눈을 잘 뜨고 필자를 쳐다보는 토토를 보며 커다란 보람을 느꼈다. 보호자는 평소 토토의 눈곱을 하루 2~3번이나 닦아줘도 눈 주변이 늘 지저분했었는데 이제는 눈곱도 거의 끼지 않고 무엇보다 토토가 아주 편안해한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하지만 필자가 안약만으로 눈이 금세 편안해진 것과 달리 토토는 병원 방문 당시 안구건조증이 오래돼 결막염과 각막염이 매우 심한 상태였다. 각막에 혈관이 자라나 있었으며 검게 착색돼 시야가 많이 가려질 것으로 의심됐다. 물론 보호자가 만족한 것처럼 치료 이후에는 눈의 상태가 많이 좋아졌지만 토토는 몇 가지 안약과 안연고를 평생 넣어야 현재 눈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상태다.

안구건조증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동물에게도 흔한 질환이다. 안구건조증이 있는 동물은 눈곱이 매우 많이 끼거나 각막에 색소가 침착돼 있고 혈관이 자라나 있는 경우가 많다. 또 각막궤양이 주기적으로 발생하고 제3안검(윗눈꺼풀과 아랫눈꺼풀 외의 눈꺼풀)이 튀어나와 있는 경우도 흔하다. 이 증상이 있는 경우 반드시 안구건조증을 의심하고 동물병원에서 정확하게 검사 받아야한다.

반려견의 안구건조증 원인에는 선천성, 노령성, 질병, 면역 매개성, 특발성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선천적으로 안구건조증에 취약한 품종은 시츄, 페키니즈, 요크셔테리어, 퍼그, 치와와, 코카스파니엘 등이다.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친숙한 품종이기에 우리나라에서 많이 키우는 종들은 대부분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나이가 들면 눈물량이 줄어드는 경우도 많다. 한 연구에 의하면 눈물량검사의 값은 매년 0.4mm씩 줄어든다고 한다. 눈물량검사는 1분 동안 동물의 눈에서 분비되는 눈물량을 검사하며 정상적인 반려견은 검사 값이 15mm/min 이상 돼야 한다.

또 눈물샘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으로 인해 눈물량이 줄어드는 경우도 있다. 개 홍역바이러스나 고양이의 헤르페스바이러스 감염이 대표적이다. 이밖에 눈물샘의 세포가 파괴돼 안구건조증이 오는 경우도 매우 흔하다.

반려견의 안구건조증은 기본적으로 안약으로 치료한다. 보통 두 가지 이상의 안약과 안연고를 넣는데 필자는 항상 적절한 시간차를 두고 잘 넣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귀찮다는 이유로 약을 잘 넣지 않는 것은 안구건조증 치료에 실패하는 가장 큰 원인이다. 안약은 눈이 자연적으로 눈물을 생산할 수 있도록 돕고 안구 표면의 염증을 감소시키면서 감염을 막는다.

특히 안구건조증은 눈곱이 많이 끼기 때문에 가능한 눈곱을 잘 떼고 안약을 넣어야한다. 눈에 눈곱이 많거나 굳어서 달라붙은 경우 안약을 넣어도 거의 효과가 없다. 안구와 눈 주변을 닦아줄 때는 멸균 생리식염수나 눈 세정제를 이용한다. 부드러운 솜이나 티슈로 각막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조심해서 닦아야한다.

이러한 방법으로 호전되지 않는다면 수술을 고려할 수도 있다. 침샘의 관을 눈 쪽으로 연결해 윤활작용을 돕는 수술이다. 하지만 수술했다고 해서 안약을 아예 안 넣어도 되는 것은 아니다. 눈이나 그 주변에 타액분비물의 결정이 쌓이거나 오히려 눈물과다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수술 후에도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정리 장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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