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외이염, 그 참을 수 없는 가려움에 대하여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외이염, 그 참을 수 없는 가려움에 대하여
  • 양승화 24시 일산 닥터독 동물병원 대표원장
  • 승인 2017.11.14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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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가려움이 심하면 앞에 ’미치도록‘이라는 말을 붙인다. 그만큼 가려움증은 커다란 스트레스다. 이는 반려동물에게도 마찬가지다.

양승화 24시 일산 닥터독 동물병원 대표원장

특히 개의 외이도(귓바퀴에서 고막에 이르는 통로)에 염증이 생겨 발생하는 외이염은 견디기 힘든 가려움증을 일으킨다. 오늘은 반려견에게 흔한 질환인 외이염에 대해 알아보자.

외이염을 이해하려면 먼저 개의 귀 구조를 알 필요가 있다. 개의 귀는 안쪽 구멍이 일자가 아니라 ‘L'자로 꺾여있다. 개의 귀는 점액분비가 활발해 습도가 높지만 환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특히 귀가 크고 덮여있거나 귓속에 털이 많은 경우 세균이나 곰팡이에게 그야말로 천국 같은 환경을 제공한다. 외이염에 잘 걸리는 견종으로 코카스파니엘, 슈나우저, 시츄, 몰티즈 등이 꼽히는 이유다.

외이염을 앓는 개는 머리를 흔들어 귀를 털거나 땅에 비비거나 뒷발로 귀를 마구 긁는다. 가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자구책이지만 이로 인해 이차적인 상처나 세균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

외이염에 걸린 반려견의 귓속을 들여다보면 피부가 빨갛게 달아오른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지독한 냄새도 난다. 귀 청소를 해주면 노란색 귀지가 아닌 갈색이나 검은색 귀지가 나온다.

외이염이 흔하다고 해서 절대 가볍게 넘겨선 안 된다. 외이염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중이염, 내이염으로 진행되며 안면마비 등 신경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심지어 염증이 뇌로 옮겨가면 청력이 상실되거나 위독한 상태에 처해 24시간 동물병원에서 응급처치를 받아야 할 수도 있다.

반려견이 외이염 의심증상을 보이면 보호자는 주저 말고 동물병원을 방문해야한다. 외이염의 원인은 세균, 효모, 곰팡이, 기생충, 귀진드기, 알레르기 등 다양하다. 동물병원에서는 원인에 따라 먹는 약과 연고 등으로 적절한 약물치료를 한다.

외이염이 만성적이라면 외측이도절제술을 시행한다. ‘L'자로 꺾인 외이도를 사람의 외이도처럼 ‘일(一)자’로 펴주는 것으로 수술 후에는 외이도의 통풍이 무려 20배나 잘 된다.

외이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주기적으로 반려견의 귀를 청소해야한다. 이때 면봉을 이용해 박박 닦으면 오히려 귓병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하자. 귀 청소는 보통 목욕 후에 하는 것이 좋다. 귀 세정제를 넣은 후 귀를 부드럽게 마사지하면 된다. 귀 세정제는 부드러운 솜으로 살살 닦아도 되지만 반려견이 스스로 귀를 털면 저절로 빠진다.

가끔 반려견의 귀를 환기하기 위해 두 귀를 함께 묶어놓는 보호자를 볼 수 있다. 외이염 예방을 위한 노력은 높이 평가하지만 귀 끝에 피가 통하지 않아 괴사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목욕을 너무 자주 하는 것도 외이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피부보호층이 얇아져 외부 자극에 민감해지기 때문이다. 목욕 후에는 드라이기의 찬바람을 이용해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두고 말려준다. 모쪼록 보호자의 세심한 관리로 반려견이 외이염의 고통에 시달리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란다. 정리 장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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