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겨울철 체중증가, 꼭 날씨 탓만은 아니다?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겨울철 체중증가, 꼭 날씨 탓만은 아니다?
  • 김석완 VIP동물의료센터 원장
  • 승인 2018.01.03 1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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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이 붙기 쉬운 겨울. 추운 날씨 탓에 활동량이 확 줄기 때문이다. 이는 반려견에게도 해당하는 문제다. 요즘에는 집에서만 지내는 반려견을 거의 보기 힘들어졌지만 아무래도 추운 겨울에는 산책을 덜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꼭 날씨 탓만은 아니다.  겨울철 반려견이 게을러지고 체중이 증가하는 이유는 질병 때문일 수 있어 반드시 정확한 원인을 짚고 넘어가야한다.

김석완 VIP동물의료센터 원장

이때 의심할 만한 질병은 ‘갑상선기능저하증’이다. 이 질환은 갑상선이라고 하는 내분비기관의 기능이 떨어지는 질병이다. 갑상선은 목 양쪽에 위치해 신체 여러 장기에 영향을 끼치는 호르몬을 생산한다. 따라서 갑상선호르몬이 부족하면 신체 곳곳에서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당뇨병, 쿠싱병(부신피질기능항진증)과 더불어 개에게 가장 흔하게 발병하는 내분비질환이다. 예전에는 주로 4세~10세 성견, 품종으로는 골든래트리버, 도베르만핀셔, 코카스파니엘이 잘 걸린다는 통계가 있었지만 필자가 동물병원에서 경험해본 바 지금은 나이나 품종과 관계없이 흔하게 발생한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의 주요 증상은 ▲체중증가 ▲추위를 심하게 타는 증상 ▲기력저하 ▲과도한 수면시간 ▲탈모 ▲푸석푸석한 피부 ▲각질 ▲색소침착 등 다양한 피부 질환 ▲심장박동수 저하 ▲중성화되지 않은 반려견의 성욕감퇴 ▲심한 경우 전신발작 등이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혈중 갑상선호르몬의 농도를 측정해 진단한다. 갑상선호르몬 농도가 낮다면 정말 갑상선 문제 때문인지, 다른 질병이나 약물 때문인지 추가검사가 필요하다. 어떤 경우에는 갑상선기능저하증 진단을 위해 갑상선 호르몬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의 원인은 대부분 갑상선의 염증이나 위축이다. 드물게 요오드 결핍증으로 발생할 수도 있다. 또 당뇨병이나 쿠싱병(부신이라는 내분비기관에서 특정 호르몬이 과잉생산되는 질환) 등 다른 내분비질환의 영향으로 갑상선호르몬 기능에 이상이 생겨 나타날 수 있다.

원인은 달라도 갑상선기능저하증의 치료법은 같다. 보통 갑상선호르몬제를 복용하는데 다른 내분비질환과 마찬가지로 호르몬수치를 관찰하면서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 치료 1~2주 후면 활동성이 높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피부증상은 개선되는 데 6~8주 이상 걸릴 수도 있다.

일부 보호자는 갑상선호르몬제를 고농도로 투약해 치료기간을 줄이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하지만 갑상선 호르몬제를 지나치게 투약하면 신경질적인 태도 유발, 지나친 체중감소, 다음·다뇨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적절한 용량으로 꾸준하게 투약해야한다. 투약 정량을 알기 위해서는 치료 1~2달 후에 갑상선호르몬 농도를 측정해야한다. 이후 환자에 따라 주기적으로 혈중 갑상선호르몬 수치를 모니터링 해야한다.

다행히 어떤 경우든 갑상선기능저하증과 관련한 모든 증상은 갑상선호르몬제를 투약하면 4~6주 안에 눈에 띄게 좋아진다는 것이다. 평생 투약해야 하지만 관리만 잘하면 생활하는 데도 지장이 없으니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부디 웅크려있지만 말고 보호자와 반려견 모두 가벼운 운동으로 겨울을 이겨내길 바란다. 정리 장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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