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우리 반려견이 가장 좋아하는 건 삼겹살? ‘췌장염’ 주의보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우리 반려견이 가장 좋아하는 건 삼겹살? ‘췌장염’ 주의보
  • 양승화 24시 일산 닥터독 동물병원 대표원장
  • 승인 2018.01.16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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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릇노릇 불판 위에서 맛있게 익어가는 삼겹살. 한 점 집어 입에 쏙 넣으려는 순간 간절한 눈빛을 보내는 강아지가 눈에 들어온다. 이 눈빛을 냉정하게 외면할 수 있는 보호자가 얼마나 있으랴. 젓가락은 방향을 틀어 강아지의 입으로 향하고 유혹에 성공한 강아지는 넙죽 받아먹는다. 이상은 강아지가 췌장염에 걸리게 되는 시나리오로 실생활에서 흔하게 일어난다.

양승화 24시 일산 닥터독 동물병원 대표원장

삼겹살은 강아지가 소화하기 힘든 음식이다. 지방함량이 많아 강아지가 잘 먹더라도 실은 몸속에서 굉장히 힘들게 처리해야 한다.

돼지고기 자체가 소화하기 힘든 음식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돼지고기로 만든 사료가 거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돼지고기는 트러블을 많이 일으키기 때문에 콜라겐 섭취용을 제외하고는 사료 재료로 쓰지 않는다.

강아지가 삼겹살이나 족발 등 고지방식을 먹으면 췌장염에 걸릴 확률이 상당히 높다. 췌장염은 통증을 심하게 일으키며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강아지가 죽을 수도 있다. 췌장은 소화효소를 분비해 소화를 돕는데 췌장염이 발생하면 소화효소가 췌장 자신과 주변 조직을 녹인다. 이게 바로 췌장염의 통증이 매우 심한 이유다.

췌장염의 주요 증상은 구토한 뒤 음식을 거부하는 것이다. 이밖에 탈수, 쇠약, 복통, 설사, 황달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반려견의 췌장염은 주로 급성으로 나타나지만 만성일 경우 특별한 증상이 없을 수도 있다. 반려견이 췌장염의 증상을 보이면 되도록 빨리 24시간 동물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게 해야 한다.

동물병원에서는 구토를 유발하는 다른 질병을 하나씩 배제하기 위해 혈액·초음파·방사선 등 검사를 진행한다. 췌장염으로 확진되면 췌장을 쉬게 하려고 단기간 금식시킨다. 금식 후에는 당연히 쌀죽 등 저지방 음식을 처방한다.

췌장염은 수액치료가 필수적이다. 따라서 최소한 2박 3일간 입원해 수액을 계속 맞아야 한다. 치료가 잘 돼 반려견이 구토하지 않고 활력이 좋아지면 퇴원시기를 고려한다.

췌장염 예방요령을 알아보자. 우선 반려견이 비만하지 않도록 관리해줘야 한다. 비만은 췌장염뿐 아니라 당뇨, 관절질환, 심혈관질환 등 만병의 근원이다. 기름기가 많은 삼겹살, 부침개, 튀김 등은 절대 주지 말아야하며 반려견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곳에 둬야 한다. 고지혈증이 있어도 췌장염에 걸릴 위험이 높기 때문에 동물병원에서 정기적으로 혈액검사를 받아야 한다.

췌장염에 취약한 품종으로는 미니어처 슈나우저, 요크셔테리어가 있다. 나이로 따지면 대부분 중년령에서 췌장염이 잘 발생한다. 무엇보다 반려견이 무분별한 식습관을 갖고 있다면 늘 췌장염에 경각심을 갖고 신경 써서 관리해야 할 것이다. 정리 장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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