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하 원장의 웰빙의 역설] 쥐가 자주 나면 심장마비나 중풍을 조심해야한다
[한동하 원장의 웰빙의 역설] 쥐가 자주 나면 심장마비나 중풍을 조심해야한다
  •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 승인 2018.01.23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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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한 번쯤 쥐가 나보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흔히 경험하는 증상이다 보니 으레 그러려니 한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쥐가 심각한 질환의 전초전일 수 있다. 간혹 쥐는 심장마비나 중풍을 알리는 위험신호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쥐의 발음이 동물 쥐와 같아서 밤에만 나타난다고도 하고 우스갯말로 고양이를 키워야 한다는 말도 있다. 하지만 ‘쥐’의 어원은 동물 쥐에서 온 것이 아니라 ‘주리켜다’의 ‘주리’에서 왔다. 주리켜다는 ‘쭈그리다’의 옛말로 팔다리를 우그려서 작게 움츠려 있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 형벌 중 하나인 주리(周牢)와는 발음만 같을 뿐 무관하다.

쥐가 나는 것은 근육이 뒤틀리며 경련이 일어난 것을 말한다. 한의학에서는 전근(轉筋)이라고 했다. 가장 흔한 원인은 혈액순환장애다. 활동량이 적은 야간에는 상대적으로 혈액순환이 잘 안 되기 때문에 하지근육의 혈액공급에 문제가 생긴다. 이 경우 해당 근육에 온도가 낮아지고 산소공급이 부족해지면서 경련이 발생한다. 수면 중에 쥐가 잘 나는 이유다.

간혹 설사나 땀을 많이 흘려도 쥐가 자주 난다. 혈액 속에 나트륨, 칼륨, 칼슘, 마그네슘이 부족해지면서 근육경련이 일어나는 것이다. 저혈당이 원인이 되기도 하며 운동을 많이 한 날에는 근육 내 쌓인 젖산이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문제는 쥐가 단순히 근육문제만이 아니라 심각한 전신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동맥경화증 같은 말초동맥질환을 앓고 있다면 쥐는 가장 흔한 증상 중 하나다.

만일 수면 중 다리에 쥐가 난다면 하지동맥의 혈액순환장애를 의미하며 심장의 관상동맥이나 뇌혈관도 같은 컨디션일 가능성이 높다. 결국 뇌경색 또는 심장마비 발병위험도 높아진다.

쥐보다 더 복잡한 양상의 다리 불편함을 호소하는 질환이 있다. 바로 ‘하지불안증후군’이다. 근육경련은 아니지만 하지근육에 뭐라고 표현하기 어려운 불편한 감각으로 인해 밤새도록 다리를 흔들거나 주물러야 비로소 편해진다. 만일 배우자가 하지불안증후군이 있다면 다리를 밤새 주물러줘야 하는 수고도 감내해야 할지 모른다.

하지불안증후군의 원인은 명확하지 않지만 철분결핍이나 뇌의 도파민 부족, 자율신경장애나 심혈관문제로 생각된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와 관련성이 있는 것을 봐서 신경정신과적 원인도 있는 것 같다.

유전성도 있다. 주로 밤에 심하지만 낮에도 나타나기 때문에 버스나 비행기에 장시간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한다면 하지불안증후군일 가능성도 있다.

하지불안증후군을 자주 경험할수록 중풍이나 심장병의 발병위험도 높아진다. 증상이 나타날 때 심장박동수가 빨라지고 혈압이 상승하면서 심혈관에 부담을 주기 때문. 미국신경학회지에 따르면 평균 연령 68세의 남녀 3433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 여성의 경우 7%, 남성의 경우 3%에서 하지불안증후군을 앓고 있었고 이들의 경우 중풍과 심장병의 발병위험이 2배 높게 나타났다.

가벼운 쥐남이나 하지불안증후군에는 작약감초탕이 도움 된다. 작약감초탕은 골격근과 평활근의 경련성 통증을 줄여주는 효과가 크다. 결과적으로 야간 수면상태도 개선시킨다. 여기에 근육뭉침이나 근육통에 도움이 되는 모과와 신경안정작용이 있는 대추를 추가해도 좋다.

만일 혈자리 자극을 준다면 이쑤시개 등으로 네 번째 발가락 발톱뿌리 외측 모서리(규음혈)를 자극하면 도움이 된다. 규음혈은 신경안정작용이 있으면서 동시에 하지 근육경련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자기 전 가볍게 걷거나 반신욕을 하는 것도 좋다.

무엇보다 밤사이 다리에 쥐가 자주 나거나 불편함이 빈번하게 찾아온다면 정확한 원인을 찾을 필요가 있다. 쥐는 특정 질환의 결과로 나타날 수도 있지만 간혹 심각한 질환의 경고신호일 수도 있다. 쥐는 그냥 방치해선 안 된다. 정리 장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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