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가 거위 울음소리와 비슷하게 기침을 한다면?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가 거위 울음소리와 비슷하게 기침을 한다면?
  • 고예린 울산 강일웅 동물병원 내과과장
  • 승인 2018.04.12 17: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예린 울산 강일웅 동물병원 내과과장

강아지가 만성으로 기침하는 경우가 있다. 여러 원인이 있지만 기침을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인 ‘기관허탈’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한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보호자라면 동물병원에서 진료 중 수의사에게 ‘기관허탈’에 대해서 들어 본 경우가 있을 것이다. 기관허탈은 개에서 기도 막힘의 흔한 원인 중 하나다. 기관허탈이라는 용어는 기관을 이루고 있는 구조가 약화돼 좁아진 질병을 말한다. 정상적인 기관은 단면이 원형이지만 기관허탈이 발생하면 원형 단면을 유지 못하고 무너져 납작해진다.

이러한 기관허탈은 주로 중년 이상의 소형견종에게서 발생한다. 왜 발생하는지는 정확히 밝혀진 바는 없지만 여러 연구에서 기관허탈을 가진 견종에서 기관연골의 초미세구조가 정상기관과 다르다는 보고가 있다. 이를 통해 선천적인 이상으로 추정된다.

증상은 급성으로 나타났다가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된다. 가장 큰 특징으로는 마치 거위처럼 울음소리를 내며 운동을 힘들어한다던가 노력성 호흡, 청색증 같은 증상을 보인다. 이러한 증상들은 흥분하거나 목을 압박했을 때, 덥고 습한 날씨에 심해질 수 있다. 따라서 호흡곤란이 발생할 수도 있다.

기관허탈의 진단은 대부분 임상증상과 경부, 흉부 방사선 영상을 기반으로 진단한다. 추가적으로 다른 질병이 기관허탈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질병이 있는지 꼭 확인해야한다.

기관허탈을 지닌 개에서는 관리도 중요하다. 비만이라면 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날 수 있어 체중감량이 필요하며 목을 압박할 때 기침이 심해지기 때문에 목줄보다는 가슴줄을 착용해야한다. 또 덥고 습한 날씨도 증상 악화를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하며 이때는 산책도 삼가야한다. 지나친 흥분도 주의해야한다.

대부분 내과적 치료로 효과를 볼 수 있으며 증상정도와 병발질환 유무에 따라 투약이 달라진다. 병발질환 치료와 함께 주로 기관지확장제, 기침억제제, 소염제 등이 도움될 수 있다.

적절한 내과적 치료에도 더 이상 반응하지 않고 심한 임상증상으로 발전된다면 예후는 장담할 수 없는 질병이다. 이러한 경우 반려동물환자에게는 호흡곤란을 완화시키는 목적하에 수술적 교정방법이나 기관 내에 스텐트 삽입술을 고려해볼 수도 있다. 

하지만 수술적 교정방법의 경우 적용 가능한 경우가 제한적이며 부작용이 동반될 수 있고 기관 내에 스텐트 삽입술은 기침 같은 임상증상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 감염, 육아종형성, 스텐트파열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신중히 결정해야한다.

기관허탈 증상으로 진단을 받았을 때 제일 중요한 것은 체중관리다. 살이 갑자기 찐 사람이 기도가 좁혀져 코를 심하게 고는 것처럼 반려견의 기관허탈을 악화시키는 주요원인은 기관 압박이다. 기관은 지방조직으로 압박될 수 있기 때문에 체중조절은 필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