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모낭충증은 다른 질환을 나타내는 경고일 수 있다?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모낭충증은 다른 질환을 나타내는 경고일 수 있다?
  • 김현정 24시 안산 온누리동물메디컬센터 피부과과장
  • 승인 2018.04.18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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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정 24시 안산 온누리동물메디컬센터(동물병원) 피부과과장

올해 12세인 노령견 시츄 `식충이`. 식충이의 네 발은 공기로 부풀린 붉은 목장갑처럼 퉁퉁 부어있었다. “발에 습진이 있거나 알레르기 때문에 그러는 줄 알고 약물목욕하면서 식이관리 하면 나을 것이라고 생각했죠.”

보호자의 지속적인 관리에도 식충이의 발상태는 점차 나빠졌다. 결국 식충이는 필자의 동물병원에서 피부과진료를 봤다. 진단결과 식충이의 발을 퉁퉁 붓게 만든 원인은 ‘모낭충’으로 밝혀졌다. 

모낭충은 피부의 모낭이나 피지샘에 서식해 각질과 피지 등을 먹고사는 기생충이다. 기생충은 단어만으로 오싹하게 하지만 개뿐만 아니라 사람을 포함한 많은 포유동물의 피부에 존재한다. 

다행히 모낭충은 정상적인 면역력을 지닌 숙주에게는 일반적으로 해를 끼치지 않는다. 하지만 모낭충이 유전적장애, 면역력의 미성숙 또는 저하로 과다증식하면 피부에 ‘모낭충증’이라 불리는 염증성 질환을 일으킨다.

모낭충에 의한 병변은 모낭이 존재하는 피부 어느 곳에서든 나타날 수 있으며 주로 얼굴, 다리, 발에서 관찰된다. 병변의 특징은 발적, 탈모, 비듬, 노란 부스럼딱지, 심한 종창(곪거나 부어오르는 증상), 과색침착, 출혈 등 매우 다양하다.  

병변으로 의심되는 피부의 각질이나 털을 채취해 현미경으로 관찰하면 모낭충의 과다증식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모낭충증은 외관상 알레르기성 피부염(아토피)과 유사하지만 알레르기성 피부염의 치료를 위해 처방하는 약제는 때때로 모낭충증을 더욱 악화시켜 이를 감별하는 검사가 필수적하다.

모낭충증은 발병시점과 병변의 범위에 따라 예후가 다양하기 때문에 진단과 치료계획이 달라진다. 예컨대 1세 미만 강아지에게 국소적인 모낭충증 병변이 나타난다면 특별한 치료 없이 자발적으로 회복되는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성견의 전신에서 모낭충의 과다증식이 확인된다면 단순히 모낭충을 치료하는 약제를 처방할 것이 아니라 면역력을 저하할 수 있는 기저질환(갑상선기능저하증, 부신피질기능항진증, 당뇨, 종양 등)의 존재 여부를 파악해야한다. 기저질환을 확인하면 이를 적절히 치료해야 모낭충증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

모낭충증은 발병시점과 병변의 범위에 따라 예후가 다양해 진단과 치료계획이 달라진다. 모낭충증은 절대 단순한 피부질환이 아니다. 

식충이도 기저질환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건강검진을 했다. 그 결과 부신피질기능항진증으로 판단되는 소견이 보였다. 이처럼 반려견에게서 발생하는 모낭충증은 단순한 피부 질환이 아닌 전반적인 건강상태를 보여주는 일종의 경고지표다. 명심하자. 모낭충증은 절대 단순한 피부질환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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