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하 원장의 웰빙의 역설] 봄철 햇볕은 독일까? 약일까?
[한동하 원장의 웰빙의 역설] 봄철 햇볕은 독일까? 약일까?
  •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 승인 2018.05.08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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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봄볕에는 며느리를 내보내고 가을볕에는 딸을 내보낸다’는 속담이 있다. 봄에는 햇볕이 강해 피부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봄철 햇볕이라고 피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봄볕은 독일까, 약일까.

학창 시절 한 번쯤은 프리즘을 통해 햇빛을 통과시켜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햇빛은 무지개색으로 분산되는데 이를 가시광선이라고 부른다. ‘가시(可視)’는 눈으로 볼 수 있다는 의미다. 가시광선은 빨간색부터 보라색으로 이어져 있다. 보라색 옆에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자외선이 있다. 

자외선은 보라색 옆에 붙어있어 ‘자외(紫外)’선이라고 부른다. 햇볕을 쬔 후 살이 타는 이유는 바로 자외선 때문이다. 자외선은 기미나 주근깨의 원인이 되고 피부노화나 피부암을 일으키기도 한다. 

자외선은 종류에 따라 UVA와 UVB, UVC가 있다. 이 중 UVA는 98.78% 정도가 그대로 지표면까지 도달한다.  UVC는 대부분 오존층으로 흡수되며 UVB는 오존층을 어느 정도 통과하지만 피부에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흔히들 사용하고 있는 자외선차단제는 UVA·UVB차단효과가 있다. 제품에 적혀 있는 PA+는 자외선A를 차단하는 정도를 의미한다.

UVA는 멜라닌색소를 활성화시켜 피부를 검게 만들어 색소침착이나 기미의 원인이 되며 유리창도 쉽게 통과하기 때문에 차 안이나 실내에서도 안심할 수 없다. 그늘진 곳도 마찬가지다. 자외선은 빛의 특성상 반사되기 때문에 거울처럼 만들어진 외벽창이 많은 도심그늘, 여름철 해변가 모래사장이나 모래가 깔린 운동장에서도 쉽게 반사된다. 

반면 흙이나 수풀에서는 반사율이 낮다. 물도 굴절되면서 통과하기 때문에 실외수영장에서 몸을 담그고 있어도 문제가 된다. 

하지만 햇볕의 자외선에 문제만 있는 것은 아니다. 햇볕은 비타민D를 생산한다. 이 역할을 하는 자외선이 바로 UVB인데 유리창을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에 차안이나 햇볕이 잘 드는 거실에서 햇볕을 쫴도 비타민D가 잘 생성되지 않는다. 직접 햇볕에 노출돼야한다.

비타민D는 칼슘흡수를 촉진시키기 때문에 골다공증위험을 낮추고 면역력을 높인다. 하지만 노출시간이 중요하다. 여름에는 30분 정도, 겨울에는 1시간30분~2시간 정도가 적당하다. 만일 그 이상 노출될 경우 피부에 해가 될 수 있다. 

비타민D는 식품을 통해서도 보충되는데 꽁치나 고등어 같은 등푸른 생선이나 간유에 많다. 과량섭취하지 않는다면 비타민D보충제도 권장된다. 하지만 식품을 통한 섭취보다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지 않은 상태에서 짧은 시간이라도 햇볕을 직접 쏘이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자외선차단제는 실외생활의 정도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무엇보다 알레르기성 접촉성 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어 자신의 피부에 맞는 것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봄철 야외활동으로 햇볕화상을 입었을 경우 물을 충분히 마시고 알로에·오이·감자·양배추즙을 내 시원하게 찜질해 주면 도움이 된다. 

봄철 햇볕 강한 날에 들로 일하러 보낸 며느리는 기미가 생기고 피부노화나 피부화상에 시달리겠지만 뼈가 튼튼해질 수 있다. 반면 집안에만 머물게 한 딸은 피부는 뽀얗지만 골다공증이나 감염에 잘 걸리고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다. 봄철 햇볕은 길게 쬐면 독이지만 적정량에서는 약이다. 정리 l 양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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