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말 못할 수캐의 고통…‘전립선 질환’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말 못할 수캐의 고통…‘전립선 질환’
  • 전기옥 24시안산온누리동물메디컬센터(동물병원) 내과
  • 승인 2018.07.18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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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옥 24시 안산 온누리동물메디컬센터(동물병원) 내과과장

요즘엔 반려동물의 대다수가 중성화수술을 받는다. 중성화수술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이 변화는 질환의 유병률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 예컨대 수캐의 중성화수술은 전립선질환 일부를 예방할 수 있다. 

방광 뒤쪽에 자리한 전립선은 요도를 감싸고 있다. 골반 안쪽에 있다가 나이 들면서 크기가 점점 커지며 복강 쪽으로 위치를 옮긴다. 전립선은 항균효과를 가진 전립선액을 생산해 정자배출에 도움을 주며 정자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전립선에 생기는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전립선비대증, 전립선염, 전립선암 등이 있다.

전립선비대증이나 전립선염이 생기면 혈뇨나 농뇨(오줌에 고름이 섞여 있는 것), 뒷다리강직, 배변곤란 등 국소적인 증상을 나타낸다. 급성전립선염 또는 전립선암이 생기면 기력저하와 식욕부진 등 전신적인 증상이 생길 수 있다. 또 요실금, 비뇨기폐색 등에 의한 배뇨곤란, 체중저하 등이 나타나면 전립선암을 의심해봐야 한다.

■전립선비대증

확장된 전립선이 요도, 직장 등 주변 장기를 압박해 증상을 일으킨다. 2.5세부터 발병할 수 있다. 확장된 전립선은 직장검사를 통한 전립선 촉진, 복부방사선·복부초음파 검사로 확인한다. 전립선은 수컷의 성호르몬에 의해 그 크기가 커지기 때문에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중성화수술이다. 대부분 수술 3주 이내 전립선 크기가 50%까지 감소한다. 수술 이후에도 크기 감소가 없으면 종양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중성화수술을 할 수 없는 부득이한 경우에는 전립선 크기를 감소하는 약물을 이용할 수 있다. 

■전립선염(농양)

대부분 세균감염 때문에 발생한다. 소변 또는 전립선액에서 검출되는 세균을 배양해 항생제 감수성검사를 한 뒤 적절한 항생제를 선택해 장기간 치료한다. 혈액과 전립선 간에 존재하는 장벽 때문에 항생제침투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염증상태에 따라 4~6주간 항생제치료를 한다. 증상이 심한 경우 초기 며칠간 입원해 주사제로 치료해야한다. 치료종료 후 최초 1주 및 4주 후에 재발여부를 확인하는 검사를 하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재발여부를 확인한다. 그만큼 치료가 까다롭고 재발이 잦기 때문이다. 전립선염이 진행돼 전립선 안에 고름이 차 있는 경우 수술을 통해 제거해야한다. 전립선염 역시 중성화수술이 치료에 도움이 된다.

■전립선암

안타깝지만 전립선암은 중성화한 반려동물과 그렇지 않은 반려동물 모두에게서 나타날 수 있다. 만일 중성화한 동물에게서 전립선확대가 발견되면 종양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전립선암은 평균 9~10세에 발병한다. 전립선비대증이나 전립선염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며 식욕저하, 체중감소 등 전신적인 증상이 더욱 심한 편이다. 진단을 위해 소변검사, 전립선액검사, 복부영상검사 및 혈액검사와 종양에 대한 세포·조직검사를 한다. 전이가 의심되면 CT촬영을 한다. 전이가 없는 것으로 판단되면 화학요법을 통한 항암치료 및 방사선치료를 시도한다. 하지만 예후는 좋지 않다.

최선의 치료는 예방이라고 했다. 전립선비대증과 전립선염은 치료기간이 길고 재발위험이 커 까다로운 질병이지만 중성화수술로 예방할 수 있다. 중성화 한 강아지가 전립선암을 앓더라도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조기진단에 유리하다. 정리ㅣ양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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