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가 화장실이 아닌 곳에서 볼일을 본다면?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가 화장실이 아닌 곳에서 볼일을 본다면?
  • 전기옥 24시안산온누리동물메디컬센터(동물병원) 내과
  • 승인 2018.08.01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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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옥 24시 안산 온누리동물메디컬센터(동물병원) 내과과장

고양이는 일반적으로 특별교육 없이 화장실에서 용변을 본 후 뒤처리를 하는 깔끔한 동물로 알려졌다. 만일 고양이가 화장실 밖에서 배변·배뇨를 한다면 어떤 문제가 있을까?

■건강

대표적인 원인은 정형외과 또는 신경계 통증이다. 통증이 있는 고양이는 비좁은 고양이 화장실 안에서 원하는 자세를 취하기 어려울 수 있다.

또 화장실문턱을 넘는 것조차 힘들어할 수 있다. 배뇨곤란이 있거나 소화기질환에 의한 통증이 있는 경우에도 화장실에서 볼일 보는 것을 꺼린다.

다음으로 자주 접하는 원인은 ‘특발성방광염’이다. 특발성방광염은 스트레스로 인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암컷보다 수컷에게 흔히 관찰되는 이 질환은 방광 또는 비뇨기계통증을 일으킨다. 주로 혈뇨, 배뇨곤란을 포함해 화장실 바깥에 배뇨하는 증상이 나타난다.

배변·배뇨량이 증가하는 경우에도 화장실 밖에서 실수할 수 있다. 예컨대 만성신부전이나 당뇨병처럼 배뇨량이 증가하는 질병을 앓는 고양이의 경우 이미 배설물 차 있는 화장실보다 외부에 배뇨하는 것을 선호한다. 또 고령묘는 인지장애증후군의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다.

■환경(화장실)

고양이는 방 한구석이나 화분 위, 촉감이 부드러운 곳 등 다양한 곳에도 배설할 수 있다. 문제의 원인이 화장실에 있다면 화장실의 종류나 위치, 모래종류 등 다양한 조건을 바꿔가면서 고양이가 편히 배설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한다.

화장실은 고양이가 접근하기 쉽고 조용하며 안전한 곳에 설치한다. 생활공간이 넓거나 다묘가정에서는 여러 개의 화장실을 설치하는 것이 좋다. 고양이 마릿수+1개의 화장실이 이상적이다. 또 하루 한 번씩 화장실 내 배설물을 치우고 1주일에 한 번 화장실을 청소해 청결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양이가 습관적으로 배설하는 위치에 물이나 사료그릇을 놓아 배설 이외의 다른 행동을 유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귤이나 오렌지를 이용해 시트러스향이 나게 하거나 알루미늄포일을 놓아두면 고양이의 접근을 막을 수 있다.

■배변·배뇨를 통한 영역표시(Marking)

고양이 보호자라면 고양이가 벽 또는 식탁다리 등에 엉덩이를 대고 꼬리를 부르르 떠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고양이는 소변 또는 대변을 통해 자신의 흔적을 남기고 이는 고양이 간의 상호작용을 돕는다. 이러한 행위 자체는 정상이지만 빈도나 정도가 너무 심해 보호자와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데 문제가 된다면 원인파악 후 해결해야할 필요가 있다. 

영역표시행동은 ▲불안감·공포감을 느끼거나 ▲분리불안을 겪고 ▲사료가 있는 쪽으로 접근하기 쉽지 않은 경우 ▲보호자의 관심을 끌고 싶을 때 심해질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집안가구 바꾸기, 물·사료그릇 위치 바꾸기, 혼자만의 공간 만들어주기 등 스트레스를 줄이는 여러 방법을 시도할 수 있다.

영역표시가 잦았던 곳에 화장실을 추가로 만들거나 물·사료그릇을 놓는 것도 영역표시빈도를 줄이는 좋은 방법이다. 이렇게 노력을 기울였는데도 증상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면 약물요법도 한 방법이다.

배변·배뇨실수는 정확한 원인을 파악한 뒤 효과적으로 치료해야한다. 반복적인 이상증상이 나타난다면 동물병원에서 건강에 이상이 없는지부터 확인해 보는 것도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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