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앗! 고양이가 구토한다. 왜 그럴까?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앗! 고양이가 구토한다. 왜 그럴까?
  • 박자실 부산 다솜 동물병원 원장
  • 승인 2018.08.03 12: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자실 부산 다솜동물메디컬센터&다솜고양이메디컬센터 원장

“고양이는 원래 자주 토한다는 데 사실인가요?”

많은 고양이보호자가 고양이의 구토를 정상으로 여긴다. 고양이가 종종 ‘헤어볼(혀로 털을 손질하는 과정에서 위 속에 쌓인 털 뭉치)’을 토하기 때문이다. 물론 헤어볼을 토한 후 식욕에 이상이 없다면 괜찮다. 

하지만 고양이의 기력이 떨어지고 계속 구토하거나 변비가 이어진다면 문제가 심각하다. 작은 헤어볼도 위나 장의 통로를 막아 생긴 현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는 필히 동물병원에 방문해야 한다. 필자가 고양이 변비환자를 관장해 보면 털 뭉치로 이뤄진 변을 확인하기도 한다.

또 고양이가 사료를 먹은 후 소화되지 않은 채로 토할 때도 있다. 고양이가 사료를 먹다가 바로 토한다면 이는 식도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다. 사료를 먹고 30분 이상 흐른 후 토한다면 위나 소장에 이상이 생겼다는 뜻일 수도 있다. 실제로 이러한 환자에게 초음파검사를 실시한 결과 장벽이 두꺼워진 것을 자주 확인하곤 한다.

음식이 맞지 않아 토하는 고양이에게는 기존 사료와 다른 성분이 다르거나 가수분해된 사료를 급여하면 효과적이다. 고양이가 소화하기 어려운 식물을 먹은 뒤 토하는 경우 풀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 하지만 풀의 유혹(?)을 정 이기지 못한다면 고양이가 먹을 수 있는 캣그라스를 주는 게 좋다. 캣그라스는 엽산이 많아 건강에 유익하다.

다묘가정의 경우 간혹 서열경쟁에서 밀린 고양이가 다급히 사료를 먹다가 토하는 경우도 있다. 해당 고양이가 사료를 편히 먹을 수 있도록 적당한 식사장소를 마련해 주도록 하자. 

▲고양이가 월 2회 이상 구토하고 그 빈도가 점차 증가하거나 ▲구강 내 염증 등 질병으로 인해 구토한다면 되도록 빨리 동물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보자.

<토사물 색깔로 본 고양이 건강상태>

1. 투명
물이나 위액이 역류한 경우다. 너무 자주 구토하지 않는 경우 문제없다.

2. 노란색 또는 녹색
담즙이 역류할 때 나타난다. 고양이의 활동성이 떨어졌다면 동물병원에서 검사받아보는 것이 좋다.

3. 짙은 갈색
소화기관 아래쪽 소장에 출혈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는 심각한 상태를 나타내기 때문에 동물병원에서 재빨리 진단받아야 한다.

4. 빨간색
입안, 식도, 위장 등이 손상돼 심각한 출혈이 있을 가능성이 큰 상태다. 생명이 위험할 수 있는 위급상황이기 떄문에 즉시 동물병원에 데려가야 한다. 

구토물색깔로 질병이 의심되는 경우 용기에 토사물을 담는 것이 좋다. 사진으로 찍어가는 것도 괜찮다. 구토의 간격, 횟수를 기억한 뒤 수의사에게 말해주면 정확히 진단받을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