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강아지 치아 파절, 빠른 치료가 절실한 이유
[반려동물 건강이야기]강아지 치아 파절, 빠른 치료가 절실한 이유
  • 최규환 태일동물병원 대표원장
  • 승인 2018.09.27 20: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규환 수의치과전문 태일동물병원 대표원장

 

고양이 치아 파절을 다룬 저번 회차에 이어 이번 회차에서는 강아지 치아 파절에 관해 설명하려 한다.

 

성견의 치아는 42개다.

활동이 많은 강아지는 장난감이나 뼈로 된 간식 등을 갖고 놀다가 치아 파절이 발생할 수 있다.

주로 송곳니와 어금니에 파절이 생겨 내원한다. 

 

고양이와 마찬가지로 강아지 치아 파절은 파절된 치아의 노출 정도와 파절 후 방치된 기간, 치과 엑스레이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치료방법을 결정한다. 얼마나 부러졌는가, 어느 부분까지 노출되었는가에 따라 치료방법이나 예후가 달라질 수 있다. 파절된 직후 또는 보호자가 부러진 치아를 발견한 후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치료하는 것이 그만큼 좋은 예후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어금니에 빨간 육아조직이 보인다.
 

파절된 치아는 왜 치료해야 할까? 치아의 구조를 알면 이해하기 쉽다.

 

치아 구조는 법랑질, 상아질, 치수로 이뤄져 있다. 제일 바깥층인 법랑질이 사라지고 상아질이나 치수가 외부로 노출되는 경우 치아에 통증을 느낄 수 있다. 노출된 정도가 많을수록, 치수에 가까울수록 더 많은 통증을 느낄 수 있다. 

부러진 치아는 통증뿐 아니라 감염에도 취약하다. 파절된 치아표면은 거칠어서 그 표면으로 치태나 치석이 쌓이며 상아질은 현무암 같은 구멍들이 미세하게 연결돼 치석에 쌓인 세균이 구멍 안으로 들어가 치수감염이나 치수괴사를 일으킨다.  

치아 안쪽에 존재하는 치수는 해당 치아의 건강을 지키는 핵심 구성원이다. 치수는 혈관과 신경, 그리고 많은 세포로 이뤄져 있다. 이런 치수는 내·외부 감염으로부터 치아를 지켜주는데 감염이 지속적이거나 스스로 회복되지 못할 정도의 염증이 유발되면 치수괴사가 일어난다.

치아 파절을 방치해 치수괴사가 일어난 케이스들을 사진과 함께 살펴보도록 하자.

(왼쪽) 파절된 치아를 방치한 모습이다. 파절된 구멍이 까맣게 변질하였다. (오른쪽) 치아가 파절된 후 얼마 지나지 않은 모습이다. 파절된 치아 위로 빨갛게 치수가 노출된 것이 보인다.

오른쪽 치아 파절 사진과 비교해 왼쪽 치아 파절 사진에서는 빨간 점을 찾아볼 수 없다. 이는 치수가 감염에 노출되어 염증이 발생하고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결국 치수가 손상을 받아 치수괴사를 유발하게 된다. 

치수괴사가 일어났는지 평가하려면 치과 엑스레이와 구강 검사 및 파절 부위의 치수 확인 등을 통해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치수괴사가 나타나고 구강 내 세균이 괴사한 치수로 감염된 경우, 세균은 괴사한 치수 내부로 들어가 집락을 형성하고 치아뿌리 밑으로 염증을 유발한다. 이로써 치근단 농양을 일으키고 눈 밑 피부질환을 발생시킬 수 있다. 

치아 파절이 치수괴사, 치근단 농양, 눈 밑 피부 질환으로 이어진 경우
 
 

이러한 치아 파절의 치료 방법은 파절되고 바로 내원하였는지, 치아의 어느 부분까지 파절되었는지, 치과 엑스레이 상 치아의 상태가 어떤지에 따라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한다. 

치아 파절로 상아질이 노출됐다. 상태에 맞는 치료를 시행한 이후 뺨 쪽과 혀 쪽의 모습이다.
 
 

파절된 치아를 살리는 방법은 치아 상태에 따라 다르다. 파절된 양상이나 정도에 따라 발치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어떤 방법이 최선인지는 수의사가 환자 상태를 보고 치아 상태에 따라 추천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더 좋은 옵션을 선택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일은 보호자가 강아지의 치아 파절을 발견하고 얼마나 적극적으로 동물병원에 방문하여 진료를 받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혹시 치아가 부러져 본 적이 있는가? 또는 잇몸이 주저앉아 치아가 시리거나 통증을 느껴본 적이 있는가? 필자는 이 칼럼을 읽고 있는 보호자에게 구강질환에 대해 알리고자 글을 썼다. 다양한 구강질환을 겉으로 다 알아차릴 수는 없지만 치아 파절은 겉에서 봤을 때 알 수 있는 질환이다. 방치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질병 또한 추정할 수 있다. 치아가 부러져도 밥 잘 먹는 게 과연 치아도 괜찮다는 말일 수 있을까? 강아지의 치아 파절을 그냥 지켜볼 것인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