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견 정형외과 수술, 전동드릴로 정밀하게 접근해야
소형견 정형외과 수술, 전동드릴로 정밀하게 접근해야
  •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유치원 대표원장l정리·양미정 기자 (certain0314@k-health.com)
  • 승인 2018.12.04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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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유치원 대표원장

소형견은 정형외과 질환에 쉽게 노출된다. 대표적으로 슬개골이 넓적다리 홈에서 나갔다 들어왔다 하는 슬개골탈구, 대퇴골(넓적다리뼈)의 머리 부분이 혈액공급 차단으로 썩어서 죽는 대퇴골두허혈성괴사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질환은 근본적으로 수술로 치료해야 한다. 슬개골탈구는 경골을 잘라 탈구된 반대쪽으로 옮겨 슬개골을 제 위치에 고정하는 경골결절변위술, 대퇴골두허혈성괴사는 대퇴골두 자체를 제거하는 대퇴골두절골술이 필요하다. 공통적으로 뼈를 자르는 수술이다.

 

소형견에게 이런 수술을 할 경우 상당히 정교한 실력이 필요하다. 사람이야 사이즈가 크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정교하지 않아도(물론 사람의 경우도 정교해야 한다. 이는 이해를 돕기 위한 표현이다.) 대략적인 치유가 가능하다. 하지만 1~2kg 정도 몸무게가 나가는 소형견은 수술 중에 발생한 몇 mm의 오차가 나중에 큰 후유증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소형견 정형외과 수술은 무척 정밀해야 한다. 그런데 아무리 수의사의 실력이 좋아도 장비에 한계가 있다면 힘들다. 안타깝게도 현재 많은 동물병원에서 사람에게 쓰는 투박한 톱으로 정형외과 수술을 한다. 톱은 두께나 진동이 커서 환자의 뼈에 1~2mm 정도의 손실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톱 대신 전동드릴을 사용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필자의 동물병원에서는 최신형 전동드릴을 사용하고 있는데 떨림이 아주 미세하고 세밀한 절삭이 가능하다. 장비의 진폭을 최소화하여 진동으로 인한 뼈의 손실이 거의 없으며, 폭넓은 파워 RPM 조절 범위를 통해 수술 시 발생하는 열과 마찰을 최소화할 수 있다.

 

정밀한 전동드릴은 환자가 여러 정형외과 질환을 동시에 갖고 있을 때 더욱 빛을 발한다. 최근 필자의 동물병원에 방문한 환자의 예를 들어 얘기해보겠다. 이 환자는 슬개골 탈구에 고관절 이형성에 의한 부분탈구와 대퇴골두 변성을 앓고 있었다. 아무래도 통증 탓에 오랜 시간 제대로 걷지 못해 허벅지 근육이 많이 위축되어 있었다. 정말 너무 안 좋은 상황이라 환자가 무척 괴로웠겠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한 번에 여러 수술을 진행할 수 없다. 필자가 보기에 환자의 경우 고관절 이상이 거동 곤란의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그래서 고관절 수술을 먼저 하고 슬개골탈구는 나중에 교정하기로 했다. 이 경우 수술 시 오차가 생기면 재활이 길어지고 슬개골탈구에도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다행히 전동드릴을 사용해 오차 없는 수술을 할 수 있었고 결과도 무척 만족스러웠다. 환자의 얼굴도 환해졌고.

 

모든 수술이 그렇겠지만 수의사의 실력과 뛰어난 장비가 어우러져야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다. 앞으로 소형견의 수술을 맡겨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되도록 전동드릴을 갖춘 동물병원을 선택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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