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3기환자도 완치 가능…희망의 끈 놓지마세요”
“폐암3기환자도 완치 가능…희망의 끈 놓지마세요”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8.12.19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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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에게 듣는 질환 A to Z] 폐암-삼성서울병원 폐식도암센터 다학제진료팀

코미디언 이주일 씨부터 영화배우 신성일 씨까지. 대한민국의 큰 별들이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폐암은 조기발견이 워낙 어렵고 다른 장기로 쉽게 전이된다는 고약한 특성 때문에 여전히 국내 암 사망률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절망하기엔 이릅니다. 이제 의학발전과 각 분야별 전문의들의 긴밀한 협업으로 폐암3기 중증환자도 얼마든지 완치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최근 이를 현실화한 삼성서울병원 폐식도암센터 다학제진료팀을 만났습니다. <편집자 주>

과거 ‘폐암’은 무조건 가망이 없다고 여겼다. 하지만 의학발전에 힘입어 폐암치료법도 크게 발전했다. 특히 폐암3기의 경우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수술 등 3가지 치료를 모두 시행해 생존율을 높이고 있다. 단 이를 위해서는 의료진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각각의 치료비중과 순서를 결정해야한다. 다학제진료(환자치료에 여러 임상과가 참여)가 폐암치료에 윤활유역할을 하는 이유다.

삼성서울병원 폐식도암센터 다학제진료팀은 “의학발전과 다학제진료에 힘입어 폐암3기환자도 얼마든지 완치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며 “포기하지 말고 적극 치료를 시도할 것”을 당부했다. (앞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삼성서울병원 방사선종양학과 표홍렬 교수, 흉부외과 최용수 교수, 호흡기내과 이경종 교수, 혈액종양내과 안명주 교수.
삼성서울병원 폐식도암센터 다학제진료팀은 “의학발전과 다학제진료에 힘입어 폐암3기환자도 얼마든지 완치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며 “포기하지 말고 적극 치료를 시도할 것”을 당부했다. (앞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삼성서울병원 방사선종양학과 표홍렬 교수, 흉부외과 최용수 교수, 호흡기내과 이경종 교수, 혈액종양내과 안명주 교수.

■당시 환자의 상태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폐결절을 발견한 B씨(남·당시 67세). 암 의심소견으로 2015년 12월 삼성서울병원을 찾았다. 그는 하루 1갑씩 무려 35년간 담배를 피웠다. 의료진은 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PET-CT(전신을 촬영해 암의 대사활동을 감지, 전이여부를 정밀검사하는 검사법)와 조직검사를 실시했다. 기관지내시경 초음파조직검사를 실시한 결과 종격동림프절(좌우 폐 사이의 공간)까지 암이 전이된 ‘편평상피세포 폐암3기’로 확진됐다.

■의료진의 고민, 그리고 선택

삼성서울병원 폐식도암센터 내 다학제진료실. B씨의 치료법을 결정하기 위해 ▲흉부외과 ▲호흡기내과 ▲혈액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영상의학과 ▲핵의학과 의료진이 한자리에 모였다.

일반적으로 폐암3기환자의 경우 항암제, 방사선으로 치료하지만 일부 병원에서는 폐암3A병기의 치료성적을 향상시키기 위해 항암·방사선치료를 먼저 시행한 후 폐절제 및 림프절제거수술까지 고려한다. 하지만 B씨는 폐기능이 68%밖에 안 남은 상태였다. 게다가 폐가 굳는 폐섬유화증까지 나타나 3가지 치료를 모두 적용하기에는 여러모로 위험부담이 컸다.

그래도 B씨가 평소 꾸준히 운동했다는 것에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운동부하검사 등을 통해 몸 상태를 판단하기로 했다. 보통 운동부하검사수치가 15 이상이면 수술을 견딜 수 있는 상태로 보는데 다행히 B씨는 29로 나와 총 3개월간 ‘항암·방사선치료-수술-보조항암치료’를 순차적으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총 3개월의 여정 시작되다

▲호흡기내과=B씨는 일반내시경으로는 접근하기 힘든 말초부위에 폐결절이 발생한 상태였고 종격동림프절로의 전이가 의심됐다. 호흡기내과 이경종 교수는 기흉, 출혈 등의 문제를 우려해 일반내시경 대신 기관지내시경초음파 조직검사를 실시했다. 폐암확진 후 B씨에게 가장 먼저 지시한 것은 ‘금연’. 이후 국내에서 시행 중인 금연지원사업과 효과적인 금연방법 등을 안내하며 B씨의 금연성공을 도왔다.

▲혈액종양내과=3개월간의 여정에 첫 스타트를 끊은 혈액종양내과 안명주 교수. 그는 “보통 혈액·간기능·신기능검사 등을 통해 다른 곳의 이상여부를 체크한 후 항암치료기간을 정하는데 다행히 환자는 다른 곳에 큰 문제가 없어 일주일에 한 번씩 항암제를 투여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항암치료 시의 불편한 증상으로 중도포기하지 않도록 “아주 잘하고 계신다”는 응원의 말도 잊지 않았다고.  

▲방사선종양학과=방사선종양학과 표홍렬 교수는 자세한 설명을 통해 환자가 병을 이해하고 스스로 인정할 수 있게 했다. 그는 “건강에 워낙 자신 있던 환자라 병 자체를 받아들이기 매우 힘들어했지만 꾸준히 대화하면서 설득한 끝에 환자 스스로 용기를 내 총 22번의 방사선치료를 큰 문제없이 마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흉부외과=한 달간의 항암·방사선치료를 무사히 마치자 암세포가 확연히 줄었다. 하지만 폐결절은 여전했고 림프절에도 암세포가 남았을 가능성이 높았다.

흉부외과 최용수 교수는 흉강경수술의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로 폐엽은 물론 종격동림프절을 완벽하게 제거했다. 그는 “흉강경수술은 개흉술보다 통증이 덜하고 회복기간이 빨라 환자만족도가 높지만 반면 난이도는 훨씬 높아 의사의 숙련도가 결과를 좌우한다”고 말했다.

▲암치유센터=B씨는 수술 후 2번의 항암치료까지 모두 마친 다음 암치유센터에서 1시간씩 폐 호흡재활을 받았다. 덕분에 수술 후 50%까지 떨어진 폐기능이 6개월 후에는 수술 전과 비슷하게 회복됐다. 퇴원 후에도 의료진과 약속한 ‘금연&운동 1시간’을 철석같이 지킨 B씨는 현재 다시 일터로 돌아가 예전보다 더 활기찬 삶을 살고 있다.

■다학제진료에 대한 남다른 자부심

주 2회 폐식도암센터 다학제진료실에는 늦게까지 불이 켜져 있다. 바로 ▲흉부외과(수술) ▲호흡기내과(진단) ▲혈액종양내과(항암치료) ▲방사선종양학과(방사선치료) ▲영상의학과·핵의학과(검사결과 판독)로 구성된 다학제진료팀의 정기회의 때문.

치료하기 까다로운 중증폐암환자사례를 논의하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려도 신중에 신중을 기한다고. 치료방향이 결정되면 환자와 보호자도 함께 회의에 참석해 전체치료계획을 설명하고 질의응답시간을 갖는다.

최용수 교수는 “우리 병원 의료진은 다학제진료에 대한 의지가 강해 다른 일정을 조정하는 한이 있어도 회의에는 꼭 참석한다”며 “각자 맡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서 치료과정에서도 활발히 소통한다”고 말했다.

표홍렬 교수는 “다소 어려운 케이스의 폐암환자에게도 3가지 치료를 적극 시도하는 편”이라며 “덕분에 폐암3기환자의 평균 5년 생존율이 다른 병원보다 1.5배정도 높다”고 밝혔다.

“의학발전에 힘입어 폐암치료법은 많이 다양해졌고 지금도 폐암정복을 향한 수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미리 겁먹거나 포기하지 말고 함께 희망의 기회를 잘 활용해봅시다.” 또 다른 환자에게 새 삶을 선물하기 위해 분주한 다학제진료팀이 한목소리로 전한 당부의 메시지다.

TIP. 삼성서울병원이 알려주는 폐암예방관리법

1. 미세먼지와 황사가 심한 날에는 외출 시 마스크를 꼭 착용할 것(미세먼지와 황사차단기능이 있는 ‘보건용마스크’ 착용).

2. 금연은 필수. 의지만으로 힘들다면 보건소의 금연클리닉 등을 적극 활용할 것.

3. 폐암에 좋다고 알려진 음식, 민간요법 등을 맹신하지 말 것.

4. 적당량의 고기는 단백질보충에 도움이 되며 채소도 골고루 섭취할 것.

5. 1시간씩 꾸준히 운동할 것. 심폐기능강화는 물론 불안감해소에 큰 도움이 됨.

6. 처음부터 포기하지 말 것. 현재 폐암치료법은 매우 다양해 본인에게 맞는 치료를 얼마나 적극적으로 시도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음.  

7. 가족은 환자가 치료과정을 잘 견딜 수 있도록 정서적으로 지지하고 격려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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