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동물을 위협하는 겨울철 불청객 ‘저체온증과 동상’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동물을 위협하는 겨울철 불청객 ‘저체온증과 동상’
  • 김현욱 24시 해마루동물병원 응급중환자의료센터 센터장 ㅣ 정리 : 양미정 기자 (certain0314@k-health.com)
  • 승인 2019.01.05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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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욱 24시 분당 해마루동물병원 응급중환자의료센터 센터장
김현욱 24시 분당 해마루동물병원 응급중환자의료센터 센터장

[반려동물 건강이야기]의 새로운 필진을 소개합니다. 이번에 합류한 24시 해마루동물병원은 2000년 3월 설립된 이차진료 동물병원의 의료진으로 구성됐습니다. 연간 2000건 이상의 중증질환의 반려동물 수술 및 치료를 통해 축적된 수의 경험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는 반려동물의 응급중환자의 치료를 위해 24시간 운영되는 응급중환자의료센터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필진으로 합류한 응급중환자의료센터의 김현욱 센터장을 비롯한 소속 수의사의 다양한 치료 경험이 반려동물과의 행복한 시간을 갖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편집자 주>

최근 맹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추운 날씨는 사람뿐 아니라 반려동물에게도 위험이 될 수 있다. 추위 때문에 생기는 질환 중 저체온증을 주의해야 한다. 저체온증은 체온이 정상 수준 이하로 떨어지는 것이다. 

대부분 개와 고양이의 정상체온은 섭씨 38~39도로 사람보다 1~2도가량 높다. 가을철에는 겨울철의 기온저하에 대비하여 보온력을 높이기 위해 체내온도를 유지하는 털갈이를 한다. 하지만 단모종은 체온을 보존하기 위한 털이 부족하기 때문에 추운 환경에서는 체온을 쉽게 잃어 저체온증이 발생하기 쉽다. 장모종도 추위에 오랜 시간 노출되거나 노출된 털이 비나 눈에 젖는 경우 저체온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체온이 떨어지면 체온을 올리기 위해 근육의 떨림이 생기는 데 이를 오한이라 한다. 근육 떨림을 통해 열을 내더라도 체온을 더 많이 잃게 되면 체온조절 중추가 마비되어 신체의 기능이 심각히 떨어지게 된다. 또 무기력해지고 졸음에 빠졌다가 저체온 쇼크로 사망하게 된다. 대표적인 저체온증 증상은 아래와 같으며 빠른 발견과 조치가 중요하다.

Tip. 저체온증 증상 

①졸음 또는 기력이 떨어진 행동
②몸의 떨림 
③피부와 피모가 차가움 
④체온이 섭씨 35도 이하로 떨어짐
⑤심장 박동 감소
⑥동공 확장
⑦창백한 잇몸
⑧호흡 곤란
⑨보행 곤란
⑩혼수 상태

반려동물이 저체온증이 있다고 의심되는 경우 추운 곳에서 따뜻한 방으로 옮겨야 한다. 몸이 젖어 있다면 즉시 말려야 한다. 따뜻한 담요를 덮어준다. 더운물을 넣은 물병을 타올로 감싸서 배 쪽에 둔다. 10~15분마다 체온계로 직장 체온을 측정한다. 반려동물이 30분 안에 몸을 따듯하게 하는데 반응하지 않고 저체온증 증상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즉시 동물병원으로 데려가야 한다. 

저체온증과 함께 동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동상은 주로 꼬리나 귀 끝, 발, 생식기와 같이 상대적으로 털이 적거나 없는 부위가 오랫동안 찬 공기에 노출돼 발생할 수 있다. 동상이 의심된다면 따듯한 실내에서 미지근한 물로 동상 부위를 덥혀준다. 이후 동상부위를 만지지 않도록 하고 동물병원으로 데려가야 한다. 

1도 동상의 경우 피부가 창백해지고 딱딱해지며 얼었던 피부가 녹으면 피부가 벗겨지거나 붉게 부어오른다. 2도 동상의 경우 수포가 생긴다. 3도 동상의 경우 피부가 검게 변하고 조직이 죽는 괴사로 진행되기 때문에 동물병원에서 죽은 조직을 제거하는 수술이 필요하다. 

많은 사람은 개와 고양이는 털 덕분에 추위에 더 강하다고 착각한다. 동일한 기준은 없지만 영하의 날씨에 장기간 야외에 있으면 어떠한 개도 안전하지 못하다. 털이 적고 체구가 작을수록 추위에 더 취약하다. 특히 당뇨병, 쿠싱, 갑상선기능저하증과 같은 내분비 질환이 있거나 만성 신부전과 같은 대사성 질환이 있는 경우 체온 조절에 어려움이 있어 저체온증이 쉽게 발생할 수 있다. 

갓 태어난 반려동물과 노령동물도 추위에 주의해야 한다. 실외뿐 아니라 실내에서도 사람이 없는 경우 난방을 끄거나 온도를 낮추면 실내 온도가 급격히 떨어져 건강이 좋지 않은 개와 고양이에게 저체온증이 발생할 수 있다. 

추운 날씨에는 정상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다른 계절보다 더 많은 칼로리를 소모하게 된다. 겨울철에는 다른 때 보다 먹이의 양을 늘리고 소화가 쉬운 음식을 주어 피하지방을 축적하여 보온효과를 높여 주는 것이 좋다. 또 산책이나 외부활동이 줄어들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피하기 위해 실내에서 할 수 있는 노즈워크, 장난감 물어오기, 계단 오르내리기, 터그 놀이 등을 통해 적절한 운동량을 유지해 주는 것이 좋다. 

길고양이들은 추운 겨울철에는 운행 후 열기가 남아 있는 자동차 보닛 안으로 숨어드는 경우가 있어 겨울철 아침 차량 시동 전에는 시동 전 보닛을 두들겨 잠든 고양이를 깨워 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길고양이가 체온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적절한 겨울쉼터를 설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겨울철에는 반려동물 저체온증을 예방하고 저체온증 초기 증상인 떨림 증상이 발생하면 증상이 더 악화하기 전에 즉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또 추위에 대한 저항성을 떨어뜨리는 만성질환이나 호르몬 질환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동물병원에서 겨울철 건강검진을 미리 해 두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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