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산욕마비(저칼슘혈증)는 출산 후 지나친 수유, 적합하지 못한 칼슘공급량으로 인해 발생한다.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무서운 질환이다.
며칠 전 야간에 어느 보호자가 반려견을 데리고 급하게 방문했다. 한 살짜리 믹스견이었는데 갑자기 식욕이 떨어지고 몸을 떨면서 잘 걷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당시 그 동물은 사지의 반복적인 근경련과 과다유연(침을 지나치게 많이 흘림), 보행불능을 보였고 섭씨40도의 체온을 보였다.
보호자는 어제까지만 해도 반려견이 잘 놀고 잘 먹고 아무 이상이 없었는데 갑자기 하루 만에 모든 증상이 발현했다며 의아해했다. 보호자와 상담해보니 환자는 약 4주 전에 출산했고 현재 새끼 여섯 마리에게 젖을 먹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산욕마비가 강력하게 의심돼 혈액검사를 진행했다. 부족한 칼슘을 수액과 함께 응급처치로 보충해주니 빠르게 회복됐다.
강아지 산욕마비의 증상은 ▲국소근육의 경련 ▲과호흡 ▲보행장애 ▲강직성 마비 ▲흥분과 불안 ▲고체온증 ▲빈맥 ▲과다유연 등이다.
강아지 산욕마비는 영양분부족으로 발생할 수 있지만 태아의 골격형성을 위한 칼슘동원으로 뼈의 칼슘저하가 일어났거나 포유를 위한 유즙분비량 증가로 혈중 칼슘농도가 현저히 떨어져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또 칼슘 흡수를 돕는 지용성 비타민 ‘D3’를 고지방식이와 함께 급여해 칼슘흡수를 방해하는 바람에 장내의 칼슘 흡수율이 현저히 떨어져서 발생하기도 한다.
산욕마비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분만 후 경구용칼슘제를 투여하는 것이다. 기름진 음식은 최대한 지양하고 음식 급여 최소 한 시간 전 공복상태에 투여하자. 분만 전에는 칼슘제 급여를 피해야 한다. 산욕마비 증상이 나타났다면 모유수유를 중단하고 새끼에게 분유를 줘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