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가 빨간 오줌을 눈다면?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가 빨간 오줌을 눈다면?
  • 정현준 하남 파크동물병원 대표원장ㅣ정리·양미정 기자 (certain0314@k-health.com)
  • 승인 2019.01.24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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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준 하남 파크동물병원 대표원장
정현준 하남 파크동물병원 대표원장

배변패드에 빨간색 소변자국이 남아있는 것을 보호자가 발견해서 병원에 강아지를 데려온 사례가 있다. 빨간색 소변은 혈뇨일 수도 있고 색소뇨일 수도 있다. 보호자와의 상담을 통해 요즘 강아지가 평소보다 소변을 자주 보지만 시원하게 보지 못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 경우 수의사는 우선 방광결석을 의심하게 된다.

요로계는 신장, 요관, 방광, 요도로 이루어지며 어느 곳에나 결석이 생길 수 있다. 그중 방광 내에 형성된 돌을 방광결석이라 한다. 강아지에게 생길 수 있는 결석은 일반적으로 여섯 가지 정도가 있는데 대부분 스트루바이트 또는 칼슘옥살레이트다.

결석이 생기는 원인은 세균감염, 단백질과 미네랄 과량섭취, 유전적인 소인 등 매우 다양하다. 중성화가 안 된 암컷의 경우 발정기가 끝난 후 일정 기간 자궁이나 요로계에 상행성감염이 발생하기 쉬운데 이는 자궁축농증이나 세균성방광염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세균성 방광염은 방광 내의 pH를 알칼리성으로 만들어 스트루바이트 결석 생성을 일으킬 수 있다. 

한편 단백질과 칼슘, 마그네슘 등의 미네랄이 많이 포함된 음식을 오랫동안 먹으면 소변이 산성화되며 칼슘옥살레이트 결석이 생기기 쉽다. 유전적 소인도 작용하는데 결석이 잘 생기는 특정 견종도 있지만 그보다는 개체의 체질이 결석 생성에 더 중요한 요인인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원인을 가지고 있으면서 물을 적게 먹어 소변이 농축되면 방광결석이 더욱 잘 생성된다.

방광결석의 주요 증상은 ▲피오줌 ▲배뇨횟수 증가 ▲잔뇨감 ▲배뇨 시 통증반응으로 인한 배뇨곤란 등이 있다. 결석이 요도를 지나다 막아서 소변이 배출되지 않으면 방광에 소변이 축적돼 방광이 커지다가 파열되거나 소변이 신장으로 역류해 수신증으로 인한 신부전 등 응급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진단 시 엑스레이검사를 통해 결석을 확인하고 초음파검사를 통해 방광 내 상태를 확인한다. 엑스레이검사에서 확인하기 어려운 결석도 있다. 이 경우 초음파검사로 결석유무를 판단한다. 이후 요검사를 통해 소변의 성상을 파악하고 현미경검사로 결정모양을 확인해 결석의 종류를 예상한다.

스트루바이트 결석의 경우 크기가 너무 크지 않다면 방광염치료를 하면서 일정 기간 처방식사료를 제공해 결석을 녹일 수 있다. 하지만 이외의 결석은 일반적으로 수술을 통해 제거한다. 크기가 작은 결석은 상황에 따라 수압을 이용한 치료방법을 시도해볼 수도 있다.

결석은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어떤 경우에는 수술로 제거한 지 몇 개월 만에 다시 결석이 확인돼 추가수술을 할 때도 있다. 결석제거수술을 받은 후에는 반드시 결석성분분석검사를 통해 결석의 종류를 정확히 파악하고 처방식사료를 급여해 결석이 다시 생성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6개월에 1회 이상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재발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석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물을 많이 먹는 것이다. 음수량을 늘려 소변을 희석해서 결석 생성가능성을 낮추고 충분한 배뇨를 통해 작은 결석은 수시로 배출될 수 있도록 한다. 습식사료를 적절히 급여한다면 수분을 더욱 잘 공급할 수 있다. 내 강아지의 비뇨기계를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물을 잘 먹여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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