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노령 중소형견에게 아주 흔한 ‘이첨판 폐쇄부전증’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노령 중소형견에게 아주 흔한 ‘이첨판 폐쇄부전증’
  •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유치원 대표원장ㅣ정리·양미정 기자 (certain0314@k-health.com)
  • 승인 2019.03.05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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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유치원 대표원장

“요즘 우리 강아지가 자꾸 마른기침을 하고 숨이 차서 평소 좋아하던 산책을 힘겨워해요.”

반려견이 이런 증상을 보여 보호자의 품에 안겨 동물병원을 찾는 경우를 종종 접한다. 호흡이 이상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폐나 기관지에 병이 났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의외로 심장에 문제가 생긴 경우가 적지 않다. 강아지의 심장질환은 매우 다양한데 대형견은 확장성 심근증, 중소형견은 이첨판 폐쇄부전증이 흔하게 나타난다. 우리나라에서는 중소형견을 많이 기르므로 오늘은 이첨판 폐쇄부전증에 관해서 다뤄보겠다. 

강아지의 심장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2심방 2심실로 구성된다. 좌심방과 좌심실이 한 쌍을 이루고 우심방과 우심실이 한 쌍을 이뤄 혈액을 전신으로 뿜어낸다. 심장 내에는 혈액이 역류하지 않도록 밸브 역할을 하는 판막이 존재한다. 이중 좌심방과 좌심실 사이의 판막을 이첨판(승모판)이라 한다. 

이첨판은 혈액이 좌심방에서 좌심실로 이동한 후 좌심실의 수축을 통해 전신으로 뿜어져 나갈 때, 적시에 문을 닫아 혈액이 좌심방으로 역류하는 것을 막는다. 강아지가 나이 들어 이첨판이 두껍고 뭉툭하게 변하면 혈액의 역류를 제대로 막아주지 못한다. 이를 이첨판 폐쇄부전증이라 한다.

이첨판 폐쇄부전증이 발생하면 역류한 혈액 때문에 좌심방 압력이 높아진다. 또한 심장이 한 번 뛸 때 뿜어내는 혈액량이 감소한다. 이를 보상하기 위해 심장박동이 빨라지거나 혈관이 수축한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하면 결국에는 심장 기능이 점점 떨어지기 마련이다. 더불어 좌심방의 혈압 증가 때문에 폐정맥의 충혈과 울혈이 나타나면서 폐에 물이 차는 폐수종이 일어난다. 심장이 커지면서 기관지를 압박하기도 한다.

이첨판 폐쇄부전증이 발생하고 나서 몇 개월이나 몇 년간은 보상기전 덕에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증상이 보이기 시작하면 너무 악화하기 전에 서둘러 동물병원에 내원해야 한다. 이첨판 폐쇄부전증 증상은 ▲주로 밤에 마른기침을 하거나 ▲가쁜 호흡을 자주 하며 ▲평소보다 활동량이 현격히 떨어지거나 ▲갑자기 정신을 잃거나 ▲팔이나 다리 쪽이 붓는 것이다. ▲혀가 파래지는 청색증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으로 동물병원을 방문하면 방사선 촬영, 심장초음파 검사, 혈액 검사 등으로 진단한다. 이첨판 폐쇄부전증으로 확진되면 평생 약물로 관리해주어야 한다. 한 달 간격으로 기본검사를 꾸준히 하고 석 달 간격으로 종합검사를 해 약물의 농도를 적절하게 조절한다. 이첨판 폐쇄부전증은 완치할 수 없어 치료 목적은 증상을 완화하고 심장 기능을 도와주는 것에 둔다. 

이첨판 폐쇄부전증 역시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일찍 관리해야 건강유지에 유리하다. 따라서 8세 이상 노령 반려견이라면 꼭 1년에 한 번 정기검진으로 심장 상태를 확인받을 수 있도록 신경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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