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 돌연사의 대표적 원인 ‘심근 비대증’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 돌연사의 대표적 원인 ‘심근 비대증’
  •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유치원 대표원장ㅣ정리·양미정 기자 (certain0314@k-health.com)
  • 승인 2019.03.19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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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유치원 대표원장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유치원 대표원장

“평소 너무나 건강하던 젊은 반려묘가 갑자기 무지개다리를 건너고 말았어요.”

보호자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일일 것이다. 마음의 준비를 할 여유도 없이 갑작스레 이별을 맞는 상황은 좀체 받아들이기 힘들다. 한 연구에 따르면 고양이 돌연사의 가장 큰 원인은 심장질환이며 그중 대부분은 심근 비대증이다. 이 질환을 건강해 보이는 3살 이하의 고양이 중 10%나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번 시간에는 심근 비대증에 관해 알아보자.

심근 비대증은 심장의 내부근육이 두꺼워지는 질환이다. 내부근육 중 좌심실 근육이 두꺼워지며 심실중격(좌심실과 우심실을 나누는 벽)에 가장 많은 비후가 나타난다. 이 경우 심장 자체의 크기는 변하지 않는다. 즉 좌심실의 내부 공간이 좁아진다. 자연히 좌심방에 있던 혈액이 좌심실로 다 들어가지 못해 전신에 혈액을 제대로 공급할 수 없다. 이때 몸의 컨트롤타워인 뇌가 가만히 있겠는가. 뇌는 심장에게 더욱 열심히 일하라고 명령하고 심장은 명령을 충실히 이행한다. 그러다 보니 좌심실 근육은 더욱 두꺼워진다. 악순환이다.

한편으로는 폐에 있던 혈액이 좌심방으로 제대로 이동하지 못하고 오래 머무르는 혈액 저류현상이 발생한다. 힘이 너무 세진 좌심실은 수축할 때마다 이첨판(좌심실과 좌심방 사이에서 혈액의 역류를 막는 경계막)에 엄청난 압력을 주므로 이첨판이 좌심방 쪽으로 꺾여 들어가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를 수축기 전방운동이라 한다. 이 현상이 심해지면 결국 이첨판은 버티지 못하고 헐거워져 좌심방과 좌심실 사이에 혈액이 역류하는 판막 폐쇄부전이 발생하고 이는 울혈성 심부전증으로 이어진다. 

고양이 심장질환은 중기까지 진행해도 별다른 증상을 나타내지 않는다. 더구나 고양이는 증상을 잘 숨기기까지 한다. 따라서 고양이가 어제까지만 해도 멀쩡했는데 심하게 진행한 심장질환으로 돌연사하는 것이다. 그나마 보호자가 쉽게 눈치챌 수 있는 증상은 뒷다리 마비다. 심장 내에서 생긴 혈전이 혈류를 타고 뒷다리로 가는 주요동맥을 막은 것이다. 이외에 호흡이 가빠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안타깝게도 이런 증상은 질환이 상당히 진행한 후에 나타난다. 더 늦지 않게 동물병원을 찾아 최선의 처치를 해야 한다.

심근 비대증의 원인은 갑상선기능항진증, 고혈압, 유전 등이다. 질환이 원인이라면 치료를 통해 심장을 본래 상태로 돌릴 수도 있다. 유전이 원인이라면 진행을 최대한 늦추도록 관리해야 한다. 참고로 심근 비대증이 잘 발생하는 품종과 평균 발병 나이는 다음과 같다. ▲페르시안(8살) ▲샤트룩스(11살) ▲래그돌(15개월령) ▲브리티시 숏헤어(2.3살) ▲메인쿤(2.5살) ▲스핑크스(3.5살). 평균 발병 나이가 알려지지 않았지만 스코티시폴드, 벵갈, 히말라얀, 노르웨이 숲, 렉스, 터키시 앙고라 등도 심근 비대증 호발 품종에 속한다.

비대성 심근증은 빠르면 6개월령 부터도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고양이 보호자라면 되도록 이 시기부터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심근 비대증 발병 여부를 확인하기 바란다. 사랑하는 반려묘와의 느닷없는 이별을 방지할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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