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잿빛공포’ 미세먼지로부터 반려동물을 지키는 법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잿빛공포’ 미세먼지로부터 반려동물을 지키는 법
  • 김태영 대구 죽전동물병원(동물메디컬센터) 내과원장ㅣ정리·양미정 기자 (certain0314@k-health.com)
  • 승인 2019.03.25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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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영 대구동물병원(동물메디컬센터) 죽전 내과원장
김태영 대구동물병원(동물메디컬센터) 죽전 내과원장

“계속되는 미세먼지 때문에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하기가 무서워요”

미세먼지 사태가 연일 지속하면서 우리 일상을 매우 고통스럽게 만들고 마음까지 답답하게 만들고 있다. 재난 상황이라고 할 만큼 미세먼지에 대한 걱정과 관심이 집중되고 있고 국가적으로 심각한 고농도 미세먼지 저감 대책들을 내놓고 있다.

미세먼지의 성분은 흙이나 꽃가루같이 자연적인 것도 있으나 대부분 매연이나 배기가스, 먼지 속에 있는 황산염이나 질산염 같은 물질이 혼합된 것이다. 그러므로 미세먼지는 호흡기 질환 등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초미세먼지의 경우 대기에 오래 머무르기 때문에 훨씬 더 해롭다. 그럼 미세먼지는 반려동물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줄까? 

반려동물이 미세먼지에 지속해서 노출되면 호흡기, 눈, 피모 등에 안 좋은 영향을 받는다. 사람은 일반적으로 호흡 시에 5~10㎖의 공기를 흡입하는 반면, 코의 위치가 바닥과 가까운 개나 고양이는 10~15㎖의 공기를 흡입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세먼지 속의 무거운 중금속 성분은 아래쪽에 깔렸기 때문에 반려동물이 흡입할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 또 실내에 있을 때보다 외출하거나 산책 시에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으로 호흡을 더 깊이 그리고 자주 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더욱더 많은 미세먼지를 들이마시게 된다. 

미세먼지가 심해질수록 반려동물을 기르는 보호자의 고민은 깊어져만 간다. 강아지가 받는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운동을 시키려면 산책을 해야 하는데 미세먼지가 두렵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반려동물을 미세먼지로부터 보호할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첫째, 일단 미세먼지 예보를 보고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특히 저녁에는 대기가 정체돼 미세먼지 농도가 높으므로 외출을 삼가야 한다. 부득이 나가야 하는 경우라면 반려견용 마스크 착용시키는 것을 고려해 봐야 한다. 그러나 강아지는 마스크 사용 시 사람보다 훨씬 더 답답함을 느끼거나 자칫 흥분으로 호흡 곤란이 생길 수 있어 신중히 선택해 사용해야 한다. 만약 배변을 위해서 꼭 외출해야 한다면 10분 내외로 짧게 하는 것이 좋다. 산책하지 못해서 발생할 수 있는 반려견의 스트레스와 운동량 부족의 문제는 실내에서도 놀이와 다양한 운동을 하면서 재밌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줘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반려견은 보통 하루에 체중 1kg 당 60ml 정도의 수분섭취를 해야 한다. 미세먼지가 많거나 노출이 됐을 때는 평소보다 물을 많이 마시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적절한 수분 섭취는 쉽게 건조해질 수 있는 호흡기 점막을 건강하게 유지하고 쌓인 노폐물 배출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에게 수시로 신선한 물을 급여하거나 면역력을 강화하는 사료, 비타민과 항산화제 등이 포함된 영양제를 먹게 하는 것도 좋다. 

셋째, 외출 후에는 반드시 반려동물의 털과 발, 눈을 깨끗하게 닦아 줘야 한다. 특히 미세먼지가 많은 날은 평소보다 위생에 조금 더 신경을 써야 한다. 미세먼지는 호흡기뿐만 아니라 털 사이에도 스며들기 때문이다. 털에 쌓여있던 유해물질 때문에 피부 질환이 발생할 수도 있고 발과 피부를 핥는 과정에서 유해물질이 입안으로 들어갈 가능성도 크다. 그러므로 외출 후 털을 빗질해주거나 목욕을 시키는 것이 좋다. 또한 눈의 건강을 위해서 인공 눈물 제재를 이용해 각결막을 씻어 주는 것도 필요하다.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 반려견과 산책을 했다면 호흡기, 눈, 피부 상태를 꼼꼼하게 살펴보고 이상 증세를 보인다면 미세먼지 때문에 염증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즉시 동물병원에 내원해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미세먼지를 완전하게 차단하기 힘들다면 최대한 노출을 줄이고 대처법을 잘 아는 것이 사랑스러운 반려동물을 미세먼지로부터 지키는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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